항목 ID | GC025B0204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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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건건동 삼천리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이현우 |
안산시로 들어오는 수도권 전철 안산선에서 전원 풍경이 가장 살아 있는 역이 반월역이다.
반월역은 사람들의 출퇴근 시간을 제외하면 고즈넉한 간이역과 같은 분위기를 지니고 있다. 오이도[안산]행 전철을 타고 반월역을 지나다 보면 지하철 안산선에서 가장 긴 안산터널을 지나게 된다. 그리고 터널을 지날 즈음 열차는 고즈넉한 농촌의 풍경을 보여준다. 4계절의 변화가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데, 특히 겨울 풍경이 무척 아름답다.
전철을 타고 반월역을 지나면 널따란 들판과 함께 바로 아래 서해안고속국도가 교차하고 있고, 더 아래로는 수인산업도로[국도 42호선]가 전철과 나란히 달린다. 그리고 바로 머리 위로는 KTX 고속철도가 가로지르고 있다. 말하자면 국도, 고속국도, 전철, 고속철도 등 우리나라 주요 형태의 교통망이 다 겹치는 곳이다.
원래 반월역은 반월중학교 뒤편에 세워질 계획이었다고 한다. 그곳이 반월동[당시 반월면]의 중심 거리와 가깝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의 역은 반월동의 중심과 걸어서 10여 분 정도 떨어진 곳에 세워졌다. 반월동 주민들의 편의는 무시한 채 반월역이 세워지게 된 이유에 대해서, 마을 사람들은 반월역이 세워진 자리가 당시 유명 기업의 회장이 소유하고 있던 땅이었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당시는 신군부의 서슬이 시퍼렇던 1980년대 초여서 권력의 입김에 따라 현재 자리에 역사가 세워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당시 철도청 고위 간부가 내려와 반월면 대표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하며 올라갔다는 이야기도 전한다. 결국 반월 사람들의 편의는 무시된 채 반월역이 세워지게 된 것이다.
반월역 뒤에는 사람들이 다니는 조그만 뒷길이 있다. 물론 반월역 앞의 대로를 이용할 수도 있지만 차량의 통행이 많아 반월역에서 내리는 사람들에 의해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길이라고 한다. 이 길을 근처 한 공장에서 보도 블록을 깔아주어서 현재의 모습이 되었다.
그런데 이 길을 밤에 혼자 걸으면[특히 여성의 경우] 위험하다는 말이 떠돌길래 반월동 사람들에게 물어 봤더니 모두 고개를 흔들었다. 서울 시내 주택가 골목길보다 덜 위험하다는 것이다. 그 길은 사람들이 혼자 다니는 길이 아니라, 보통 전철이 들어와 사람들이 단체로 내려서 같이 걸어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삼천리 마을이 속한 건건동은 수원, 안산, 안양, 의왕, 군포, 시흥 등을 연결하는 거점이면서도 실제로 마을에 사는 사람들은 밖으로 나가는 교통편이 불편하다. 이런 마을 사람들에게 반월역은 10여 분이나 걸어 나가야 이용할 수 있는 역이지만, 수도권의 다른 지역으로 편안하게 이동시켜 주는 유일한 공간이기에 소중하고 가까운 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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