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조선 시대의 문신이자 학자인 이덕온의 시문집.

[개설]

『구촌집(龜村集)』은 1936년 후손 이승규(李昇圭)가 이덕온(李德溫)[1562~1635]의 저술을 모아 석인본으로 간행한 시문집으로, 저자가 생활한 당시 상황이나 감정을 알 수 있다.

[저자]

이덕온의 본관은 전주(全州), 자는 사화(士和), 호는 구촌(龜村)으로, 충청남도 보령시 남포에서 출생하였다. 1585년 진사시에 입격하고 1591년 문과에 급제하였다. 성균관학유(成均館學諭)로 시작하여 승문원박사(承文院博士), 주서(注書), 성균관전적(成均館典籍), 삼사의 관직 등 내직과 북청판관(北靑判官), 성주목사(星州牧使) 등 외직을 지냈다. 광해군 때 대북파(大北派)에 의해 관직이 삭탈되고 낙향하여 은거하다가 1623년 인조반정(仁祖反正) 후 조정에 복귀하였다. 곧 울산부사(蔚山府使)에 임명되었으나 나아가지 않고 고향에서 학문 연구에 몰두하였다. 임진왜란 때는 평양까지 왕을 수행한 후 용강으로 세자를 모셨으며, 1624년 이괄(李适)의 난 때는 공주로 왕을 호종하고 난이 끝난 후 귀향하였다.

[편찬/간행 경위]

『구촌집』은 1849년(헌종 15)에 이덕온의 9세손 이병진(李秉鎭)이 흩어진 유고를 모아 편집, 간행하려다가 뜻을 이루지 못하고, 1936년에 후손 이승규가 간행하였다.

[형태/서지]

『구촌집』은 석인본 5권 2책으로, 광곽은 사주쌍변(四周雙邊)이며, 반곽의 크기는 세로 22.0㎝, 가로 17.0㎝이다. 행자 수는 12행 22자, 주(註)는 쌍행(雙行)이며, 어미는 상하향이엽화문어미(上下向二葉花紋魚尾)이다. 책 크기는 세로 30.5㎝, 가로 20.5㎝이다.

[구성/내용]

『구촌집』 권두에 임규직(任圭直)[1811~1853]의 서문과 권말에 후손 이승규의 발문이 있다. 권 1~4는 시(詩) 542수, 권 5는 소(疏) 3편, 묘표(墓表) 1편, 인(引) 3편, 상량문(上樑文) 1편, 서(序) 2편, 조(詔) 1편, 격(檄) 1편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시는 서정시가 대부분인데, 이덕온이 간관(諫官)으로 있을 때 광해군의 혼정을 강하게 비판하다가 추방당해 강촌에 묻혀 살았던 탓인지 시름에 싸인 회포를 자연에 투영하여 읊은 것이 많다. 특히, 이덕온의 생애가 임진왜란과 정묘호란의 양 난에 걸쳐 있으므로 국란으로 피폐해진 당시의 상황을 추적해 볼 수 있다. 소 가운데 「동래부사상소(東萊府使上疏)」는 이덕온이 동래부사로 있을 때 올린 글로, 당시 임진왜란을 겪고 난 뒤 백성들의 피폐해진 실정을 들어 부세를 감면해 줄 것과, 당시 왜관(倭館)의 문제점을 논하면서 수영(水營)에 설치된 왜관의 불가함을 역설한 내용이다. 「목욕상소(沐浴上疏)」는 광해군 때의 계축사화(癸丑士禍)의 전말을 밝히고, 아울러 이덕온의 노병(老病)에 따른 휴가를 요청하는 내용이다. 「영보정효등왕각체(永保亭效滕王閣體)」는 충청남도 보령에 있는 영보정에 대한 기문인데, 중국 왕발(王勃)이 지은 「등왕각서(滕王閣序)」의 체재를 모방한 작품으로 문장이 매우 뛰어나다. 「이부학제영강정인(李副學題詠江亭引)」은 충청남도 부여에 있는 이경여(李敬輿)의 백마강정(白馬江亭)에 대한 악부체(樂府體)의 가사이다. 그 밖에 「수성격(愁城檄)」은 병법을 설파한 내용이다.

[의의와 평가]

『구촌집』을 통해 임진왜란 등 국란을 겪은 저자의 당시 상황과 감정을 알 수 있으며, 저자의 문학적 능력을 알 수 있는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