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8001028 |
---|---|
한자 | 儀禮飮食 |
영어공식명칭 | Courtesy Food |
분야 | 생활·민속/생활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전라북도 부안군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이영숙 |
[정의]
전라북도 부안군에서 통과 의례를 치를 때 특별히 준비하는 음식.
[개설]
한 사람이 한평생 사는 동안 겪게 되는 통과 의례(通過儀禮)로는 해산(解産), 삼칠일(三七日), 백일(百日), 돌, 관례(冠禮), 혼례(婚禮), 회갑(回甲), 회혼례(回婚禮), 상례(喪禮), 제례(祭禮) 등이 있다. 이러한 통과 의례 가운데 길한 일은 출생·돌·관례·혼례·회갑례·회혼례 등이며 궂은일은 상례와 제례이다. 이를 관혼상제(冠婚喪祭)라고도 부른다. 예로부터 모든 의식의 절차는 의례법으로 정해져 있고 의식에는 빠짐없이 특별한 식품이나 음식을 마련하는데, 이러한 상차림에는 기원 기복과 외경(畏敬), 존대의 의미가 담겨 있다.
[의례 음식]
전라북도 부안 지역의 의례에 따른 의례 음식은 다음과 같다.
1. 출생
아기가 태어나면 목욕을 시킨 후 삼신상(三神床)을 준비한다. 삼신상에는 흰쌀밥과 미역국을 각각 세 그릇씩 놓는데, 이는 삼신에게 아기의 탄생과 순산을 감사하는 뜻에서 행해지는 의식이다. 한편, 산모에게는 첫국밥을 대접한다. 첫국밥은 흰밥과 소고기 미역국으로, 산모에게 삼칠일(三七日)까지 대접한다. 삼칠일에는 삼신에게 흰밥과 미역국을 올려 감사를 드리고 금줄을 걷는다. 일가친척과 이웃이 찾아오면 미역국과 밥을 대접한다. 외가에서 누비포대기, 찰떡, 시루떡 등을 해 오는 풍속이 있다.
2. 첫돌
아기의 첫 번째 생일을 첫돌이라 하며, 돌상 차리기를 해서 축하한다. 돌상에는 아기를 위해 새로 마련한 밥그릇과 국그릇에 흰밥과 미역국을 담아 놓고 푸른나물·과일 등도 올린다. 백일 때와 같이 백설기·찰수수 경단·오색 송편, 집안에 따라서는 대추와 밤을 섞은 백설기 떡을 올리기도 한다. 전라북도 부안군에서는 팥 시루떡을 올린다. 실·연필·책·쌀·돈 등도 같이 놓고 아이가 무엇을 집느냐에 따라 아이의 장래 운명을 점치는 돌잡이를 하였다. 돌상에 차렸던 떡은 주위 사람들과 나누었고, 사람들은 떡을 돌린 그릇에 쌀이나 팥 등을 담아서 되돌려 주었다.
3. 관례
15세 이상이 되면 어른이 되었음을 상징하는 의식을 행하는데, 이것이 관례이다. 오늘날 5월 셋째 주 월요일인 성년의 날에 치르는 성인식을 의미한다. 남자가 땋았던 머리를 빗겨 올려 상투를 틀어 올리고 관을 쓴다고 하여 붙여진 것인데, 여자의 경우도 포함된다. 그러나 여자의 경우는 땋았던 머리를 올려 족을 찌고 비녀를 꽂는다고 하여 계례(筓禮)라 하였다.
관례 는 관을 쓰는 것이 인도(人道)의 처음이라 하여 대개 정월 중에 택일을 한다. 관례 날이 정해지면 관례를 치를 장본인과 그의 아버지가 사당에 고하게 되는데, 이때 준비하는 음식은 주(酒)·과(果)·포(脯) 등이다. 관례 당일이 되어 초가례, 재가례, 삼가례 등의 절차를 마친 뒤에는 관례를 주례한 빈(賓)을 모시고 축하 잔치를 하게 된다. 이때 잔칫상은 술을 비롯한 여러 가지 안주용 음식과 국수장국, 떡, 조과(造菓), 생과(生果), 식혜, 수정과 등으로 차려진다.
4. 혼례
인간이 성장하여 부부의 연을 맺는 의식을 ‘혼례’라 하고, 이는 남녀의 결합을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것이다. 전라북도 부안의 혼례 상차림은 마당 가운데 덕석을 깔고 그 위에 절구통[도구통]을 엎어 놓은 다음 암반을 올려 상을 차린다. 양쪽에는 암탉과 수탉을 올려 두고, 중간에는 양쪽으로 사철나무[대나무]를 놓고 청실홍실을 걸어둔다. 밤·대추·면화·씨·팥 등을 그릇에 담아 상위에 놓는다. 혼례 음식은 봉채(封采) 떡, 교배상(交拜床), 폐백, 큰상 등으로 구별되며, 이들 음식은 각기 다른 의식에 쓰이는 만큼 그 음식의 양식도 다르다.
1) 봉채 떡: 납폐(納幣) 의식을 행할 때 혼서(婚書)와 채단(綵緞)이 담긴 함을 받기 위해 신부 집에서 만드는 떡이다. 흔히 ‘봉치 떡’이라고도 한다. 찹쌀 세 되와 붉은 팥 한 되로 시루에 두 켜만 안쳐 위 켜 중앙에 대추 7채를 둥글게 모아 놓고 함이 들어올 시간에 맞추어 찐 찹쌀 시루떡이다.
2) 교배상: 초례(醮禮) 의식을 치르기 위하여 마련하는 상이다. 교배상을 차릴 때는 우선 맨 앞줄에 대추, 밤, 조과를 각각 두 그릇씩 배설한다. 이어 그 뒷줄에 황색 대두 두 그릇, 붉은 팥 두 그릇, 달떡 21개씩 두 그릇을 놓고, 색편으로 암수 한 쌍의 닭 모양을 만들어 수탉은 동쪽에, 암탉은 서쪽에 각각 배설한다.
3) 폐백: 현구고례(見舅姑禮)[신부가 시부모를 비롯한 시댁의 여러 친척에게 인사드리는 예]를 행할 때 신부 측에서 마련하는 음식이다. 폐백은 지역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전라북도 완주 지역에서는 대추와 편포를 사용한다.
4) 큰상: 초례를 치른 신랑·신부를 축하하기 위하여 여러 가지 음식을 높이 고여 차리는 상이다. 큰상은 혼례뿐만 아니라 회갑(回甲)·희년(稀年)·회혼(回婚) 등의 축의 때에도 차리는 것으로, 한국의 상차림 중 가장 성대하고 화려하다.
5) 신행(新行)·이바지
혼례 후 신부가 신랑의 집으로 가는 것을 신행이라고 하며 사정에 따라 당일에 갈 수도 있고 3일 혹은 묵혔다가 1년이나 3년 후에 가기도 한다. 전라북도 부안에서는 6·25 전쟁 이후부터 혼례 당일 신행하는 경우가 많아졌으며, 이때 떡[인절미·흰떡], 산적, 술 등 이바지를 가지고 가는데 시어머니와 시누이의 입을 막는다고 해서 엿을 따로 준비하기도 한다. 신랑과 신부를 맞이하는 양가에서 큰상을 차리고 이를 사돈댁에 보내는 풍습을 상수[이바지]라 하는데, 이바지 풍습은 지방마다 다르나 전라북도 김제 지역에서도 신혼여행을 다녀온 신부가 시댁에 들어가면서 떡·과일·고기·전 등 부안 지역과 비슷한 음식을 가지고 인사를 간다.
5. 회갑
인간이 세상에 태어나 61세가 되는 해를 회갑연이라고 한다. 이는 자기가 태어난 해로 돌아왔다는 뜻으로 환갑(還甲)이라고도 하고, ‘화(華)’자를 풀어서 분석하면 61이 된다고 하여 화갑(華甲)이라고도 한다. 전라북도 부안 지역 환갑잔치의 상차림은 부모를 위한 큰상과 하객을 위한 주안상으로 나누어진다. 큰상의 내용은 각색편, 전과 적(炙), 과자류, 과일류 등 혼례 때의 큰상 차림과 같다. 다만 신랑, 신부를 축하하기 위한 큰상 차림에는 같은 항렬(行列)의 친척이 들러리 격으로 배석하는 반면, 회갑이나 고희연(古稀宴)을 축하하는 큰상 차림에는 주빈의 숙부, 숙모 또는 형제, 자매되는 사람들이 배석하게 된다.
6. 상례
사람이 죽어서 땅에 묻힌 다음 대상(大祥)을 지내고 담제(禫祭), 길제(吉祭), 탈상하게 되는 3년 동안의 모든 의식을 말하여 우리 관습의 의례 중 가장 엄숙하고 정중하다. 상례의 절차에 따라 사자의 밥, 혼백 상, 전, 상식(上食), 삭망설찬(朔望設饌), 제사 음식으로 고인의 명복을 기원한다. 장례 절차에 따라 조문객들에게 음식으로 밥과 육개장, 닭죽, 떡, 반찬과 전, 홍어 무침, 삶은 고기 등을 술과 함께 접대하며 고마움을 표한다.
7. 제례
제례 란 죽은 조상을 추모하여 지내는 의식 절차이다. 제례는 다른 어떤 의식보다도 그 절차가 까다로운 만큼 여기에 따르는 음식 또한 까다롭고 그 가짓수도 만만치 않다. 이것은 돌아가신 뒤에도 효를 계속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제사의 종류로는 차례, 기제, 시제(時祭)[묘제(墓祭)], 시조 시향제(時享祭), 불천위 제사(不遷位祭祀) 등이 있다. 제사에 사용되는 음식을 제수라고 하며, 제사상에 제찬을 배열하는 것을 진설(陳設)이라고 한다. 제수는 주·과·포가 중심이 되며, 떡과 밥, 갱(羹), 적, 전, 김치, 식혜 등을 올리고 찬물을 놓는다.
1) 기제사
집안에서 지내는 제사를 일반적으로 기제사라고 한다. 제사는 망자가 죽은 전날에 지내는 게 일반적이며, 제사를 지내면 집안 직계 자손들은 모두 모여 제를 올렸다. 제사를 지낼 때는 온 집 안의 문을 활짝 열어 놓는다. 제수 음식은 여성들이 장만하고 집안 형편에 맞게 차린다. 떡류, 나물, 삼실과(三實果), 전, 삼탕 등 기본적인 것을 갖추고 집안에 따라 생전에 망자가 좋아했던 음식을 놓거나 지역의 특산품을 올리기도 한다. 전라북도 부안에서는 제사를 지낸 후에 각종 제사 음식을 담아서 대문 밖에 놓는데 이는 잡귀들을 먹이는 것으로 ‘물기한다’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