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160196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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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驛谷頌 |
영어의미역 | Poem of Yeokgok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문학 |
유형 | 작품/문학 작품 |
지역 | 경기도 부천시 역곡동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구자룡 |
성격 | 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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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 이우영 |
[정의]
이우영[1941~1994]이 경기도 부천시 역곡동을 소재로 하여 지은 시.
[내용]
서울에서 한 정거장
경인가도
역곡에 삽니다
옛적엔 복숭아 따던 소사
복숭아씨보다 많이 꽂힌 십자가가
하늘을 가릅니다
서울에서
그 번화한 청량리에서
이사할 때
보석보다 소중히 감춰둔 일기장에도
×월 ×일 흐림
소사 과수원에서 하루를 보내다
기억도 희미한 경자는
삼남매의 어머니가 되어
미아리 근처에서 산다던데
크리스마스 때 그가 보낸
카드에 담긴 경구 같은 구절이
유난히도 많이 꽂힌 경인가도
김포공항이 굽어보이는 곳
앙카라지로, 에레이로
길가의 잡초는 메시지로 자라서
비행운만 먹고 사는 십자갑니다
서울에서 한 정거장
내 인생으론 중년가도
느티나무죽 먹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역곡에 삽니다
[의의와 평가]
시인은 서울에서 고작 한 정거장인 경인가도 역곡에 살고 있다. 전철역으로는 온수 다음역인 역곡은 부천시를 구성하는 행정 구역의 하나이다. 시인은 예전엔 복숭아씨가 더 많았을 소사, 지금은 그 씨보다 더 많이 꽂힌 십자가가 하늘을 가르는 역곡에 살고 있다.
어느 날 들춰본 오래된 일기장에서 번화했던 옛 주소 청량리가 나오고 소사로 처음 이사 와서 소사과수원에서 하루를 보낸 내용을 담은 문구가 뒤따라 나왔다. 시인은 오래된 일기장 속에 한가롭게 보이는 과거 자신의 모습을 그리워했을 것이다. 번화한 청량리를 벗어나 오게 된 소사에 대한 추억이 여유로운 소사 과수원이 번화한 청량리와 비교되면서 한없이 뿌듯했을 것이다. 도시를 벗어나 자연 속에 머물 수 있음에 한없이 행복했을 것이다.
그러나 세월은 무섭다. 번화한 청량리와 더 번화해버린 소사는 이제 똑같이 정신없는 도시다. 서울에서 한 정거장인 경인가도 역곡에 사는 시인의 인생도 이제는 중년가도이고 소사가 변한만큼 변해가는 중이다. 느티나무 죽 먹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사는 시인에게 역곡은 어쩌면 제2의 고향, 제2의 인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