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22A030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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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 경상남도 창원시 성산구 귀산동 석교리 |
시대 | 근대/일제 강점기 |
집필자 | 정정헌 |
석교마을 부녀자들 중 나이 많은 분들은 하나같이 일제강점기 진해기지사령부가 들어서면서 누구나 많은 사연을 간직하게 되었다고 입을 모은다. 이 마을 정순악 할머니 역시 그 당시 통제구역에서 조개를 캘 때의 추억담을 풀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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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제구역 알림판
해군의 통제구역 내에는 조개가 무척 많아서, 해군 감시원을 피해서 조개를 캐다가 감시원이 오면 도망을 가고 감시원이 가면 또 가서 파는 일이 하루 일과였단다. 조개 파는 사람은 수십 명인데 감시원 두 명 정도로는 쫓아내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을 터. 조개 캐는 부인들은 바닷물이 들어오면 조개를 못 캐니까 마음이 급하고, 감시원이 호각을 불고 뛰어오면 도망을 가야 하는데, 얼마나 정신없이 도망을 가는지, 다리가 어디에 놓이는지 모를 정도였다고 한다.
이리 따라오는지 저리 따라오는지 뒤돌아 볼 새 없이 가다가 머리만 숨을 곳이 있어도 거기에 엎드려 눈만 가리고 혼잣말로 “우리 새끼 공부만 마치면 이 짓 안 할 건데…….” 하고 혼자 중얼거리고 있다가 옆을 보면 옆 사람도 똑같이 중얼거리고 있더라고. 감시원은 가고 없건만 바닷물이 들어 버려 조개를 캐지도 못하고 돌아온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한다.
그 당시 이런 일도 있었다고. 정순악 할머니는 어느 날, 갓판하사(해군경비원)가 훗차(쫓아) 오자 정리때기(택호)하고 혼비백산하여 달아나다 물가에 떠 있는 큰 통 한 개를 발견했다. 녹이 슬고 떨어진 것이긴 해도 깡통 한 말 통보다는 커서 얼른 주워 뒤집어쓰고 돌 옆에 앉아 무사히 이 상황이 지나가기만을 빌었다. 한참이 지나 날이 저물어 어둑어둑해지자 둘러쓴 깡통을 벗어 버리고 다른 사람들과는 반대 방향으로 돌아서 다리야 날 살려라 하고 마을에 돌아왔다.
그런데 그날 경비병에게 붙들린 사람 중에 정순악 할머니의 며느리도 끼어 있었단다. 힘들게 눈치 보며 캔 조개를 이리 도망 다니고 저리 도망 다니면서 흘려 버려, 집에 돌아와서 보니 조금밖에 남아 있지 않자 붙들린 것보다 흘러 버린 개발이 더 아까워 그날 밤 내내 며느리가 앵통해 했다는 것이다.
현재는 뭔 일 때문인지 몰라도 예전같이 조개도 나지 않고 마을 사람들의 어장도 예전 같지 않아 걱정이 태산 같다고. 조개를 캐서 생계를 유지한다는 것은 옛말이 되어 버렸다는 것이다. 정순악 할머니도 그렇고, 마을의 다른 사람들도 모두 건너편 마산에서 매립공사가 시작되면서 조개가 많이 나지 않는다고 입을 모은다. 또 요즘에는 아무 연고도 없는 외지인들이 투기 목적으로 마을 땅을 구입하려고 해 이래저래 고민이 많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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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개 캐는 할머니
[정보제공자]
정순악(여, 1937년생, 석교마을 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