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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을 먹으라니, 지네에 물리고 병이 완치되다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11C020304
지역 충청북도 음성군 소이면 비산리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황경수, 고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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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원스님 일대기 05

희원 스님은 명안 스님과 수덕사 소림초당에 가서 백일기도를 했던 이야기를 해 주었다. 희원 스님은 수덕사에서 공양주를 하며 지냈는데 몸에서 물이 흘러나가는 꿈이나, 주사를 맞는 이상한 꿈을 자주 꾸었다고 한다. 기도를 열심히 하고 300일째 되는 날 회양기도를 드리는 날인데 닭을 먹으라는 꿈을 꾸었다고 한다.

“수덕사 가면은 그 정외사라는 데 올라가다 보면은 만공탑이라고 있어. 만공선사의 부덕탑이 있어. 만공탑이라는데 계단이 내려오는 데가 쭉 있는데 하얀 옷을 입은 여자 분이, 거기 계단을 내가 다 올라가기 하나 남았는데 그 흰옷을 입은 여자 분이 닭을 삶아 먹으라고 그래. 그러고는 꿈을 깼거든.”

희원 스님은 기도도 열심히 하고 공양주도 꾸준히 하며 지냈는데 ‘왜 하필 닭고기를 먹으라고 했을까’ 이상하게 생각하였다고 한다. 꿈에 대해 곰곰이 생각을 하다 보니 발등이 따끔하여 손으로 발을 쳤다고 한다.

“버러지가 무는 거 마냥해서 딱 쳤지. 이렇게 보니까는 지네가 내 발등을 물고 이렇게 나뭇간으로 술술술술 가는 거야. 탁 때린 손을 보니까는 피가 묻은 거야.”

희원 스님은 지네한테 물리면 죽는다는 옛날 말을 기억하고는 마당에 뛰어 나가 소리를 지르며 울었다고 한다. 소리를 듣고 놀란 스님들이 모여 이유를 듣고는 밤을 씹어서 물린 곳에 발라주었다고 한다. 회양날 지네한테 물린 것이 기도를 잘못한 것인가 하며, 늙은 노스님께 꿈 이야기를 했다.

“그 꿈 얘기를 하면서, 닭을 먹으라고 했는데. 기도 회양날 지네에 물려서 기도를 잘못 했는가보다고 했더니, 거기 노스님 한 분이 계시데. 지네하고 닭하고는 상극이기 때문에 너는 지네한테 물린 것이 약이다. 그런 얘기를 하시더라고, 그렇게 기도를 하고서는 나는 병이 다 나았어.”

희원 스님은 아주 오랫동안 가지고 있던 지병을 닭을 먹으라는 꿈을 꾸고 난 뒤, 공교롭게도 지네에 물리게 된 것이 계기가 되어 기도를 한 뒤 병이 다 나았다는 신비로운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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