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580169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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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口碑傳承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개관) |
지역 | 전라북도 진안군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김월덕 |
[정의]
전라북도 진안 지역에서 말과 기억에 의존해 전해 내려오는 민간 지식의 총칭.
[개설]
구비 전승은 행위나 물질이 아니라 말로 전승되는 문화를 가리키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구비 문학이다. 구비 문학은 구연(口演) 방식으로 전승되기 때문에 글로 표현되는 기록 문학과는 구별되는 특징이 있다. 과거로부터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전승자들의 선택을 받은 것이 전승되는데 말로 되어 있기 때문에 끊임없이 변화가 생긴다는 것이다.
구비 문학의 갈래로는 설화·민요·판소리·탈춤·속담·수수께끼·무가 등을 대표적으로 들 수 있다. 진안 지역에서도 구비 문학의 다양한 갈래들이 전승되었을 것이지만 현재까지는 주로 설화와 민요를 중심으로 조사·연구되었다. 여기에서는 진안군의 구비 문학을 설화와 민요로 나누어 살펴보기로 한다.
[설화]
진안군의 구비 설화를 다루고 있는 대표적인 자료는 황인덕 편, 『구전 설화집 1 : 용담댐 수몰 지역 설화』[구비 문학 조사 연구회, 1998]와 『진안 지방의 구전 설화집』[진안 문화원, 2003]이다. 2008년부터 한국학 중앙 연구원 어문 생활 연구소와 안동 대학교 민속학 연구소가 공동으로 추진한 ‘한국 구비 문학 대계 개정·증보 사업’ 현장 조사 전라북도 팀에서 2009년 말부터 2010년 가을까지 진안군의 구비 설화를 조사·채록하였다. 한국학 중앙 연구원에서 지원하는 한국 구비 문학 대계 웹서비스를 통해서 이 조사 자료 텍스트와 연동되는 디지털 음원을 들을 수 있다. 구비 문학 대계 개정·증보 사업을 통해 채록된 진안군 설화는 새롭게 발굴된 자료보다 기존 자료들과 중복된 것이 많다.
그 동안 조사된 진안 지역 설화 자료를 기초로 진안의 설화를 7가지 유형으로 분류해 보면 다음과 같다. 인물 전설, 풍수 설화, 산 이동 설화, 자연물 설화, 동물 설화, 효행 설화, 민담 등이 바로 그것이다.
1. 인물 전설
인물 전설의 주인공인 역사 인물로는 이성계, 이서구, 이이, 이황, 사명당, 신언충 등이 있다. 특히 꿈에 마이산에서 금척을 받고 조선을 개국했다는 이성계와 장수로 태어났으나 역적으로 몰려서 죽었다는 신언충과 정여립 설화에는 진안 지역 특유의 전승 의식이 반영되어 있다.
진안 지역의 인물 전설로 「아전들의 노름 버릇을 고친 이서구」, 「이서구가 지목한 명당을 차지한 전주 유씨」, 「진묵 대사의 후신으로 태어난 이서구」, 「흑질백장을 먹고 도통한 전라 감사 이서구」, 「황희 정승과 어머니」, 「황희 정승과 농부」, 「율곡 선생의 지혜」, 「사명 대사와 아랑 낭자」, 「역적으로 몰린 신언충」 등이 있다.
2. 풍수 설화
진안 지역 풍수 설화는 음택 풍수와 관련한 이야기가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학이 날아간 묘터」, 「장군 대좌 묘를 쓰고 여장수가 난 구씨 집안」, 「호식당한 자리에 묘 쓰고 부자 된 사람」, 「우물 명당」 등이 그 예이다. 음택 풍수 설화 외에도 우연한 기회에 잡은 명당, 가짜 풍수 또는 여자가 명당을 잡은 이야기, 명당을 뺏고 빼앗긴 이야기 등도 전해진다. 사찰 또는 승려가 관련된 명당 파손담으로 「사라진 절」, 「피바위 전설」이 있다.
3. 산 이동 설화
진안의 상징물인 마이산은 지역민들에게는 솟금산이라는 명칭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솟금산 전설」은 전국에 분포하는 산 이동 설화의 지역적 변이형이라 할 수 있는데 하늘을 향해 우뚝 솟아 있는 솟금산의 독특한 형상은 지역민들의 설화적 상상력을 자극함으로써 현재까지도 활발한 설화 전승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4. 자연물 설화
자연물 설화로는 「배미산」, 「배때기 산」, 「옥녀봉」, 「시루봉」, 「질매목」, 「태자굴」, 「장군 바위」, 「칼바위」, 「피바위」, 「상사 바위」, 「병풍 바위」, 「북소」, 「도치소」 등이 있다. 주로 산봉우리와 굴, 바위, 못 등의 자연물에 붙은 명칭의 유래에 대한 전설이다.
5. 동물 설화
동물 설화에는 호랑이, 구렁이, 뱀, 지렁이 등이 많이 등장한다. 특히 「효자 김용담」, 「호랑이가 된 효자」 등에서 나오는 호랑이는 인간과 교감을 나누는 특별한 동물로 나오며 둔갑술과 관련되어 있어서 흥미롭다. 「죽은 구렁이의 앙갚음」, 「구렁이 죽이고 태어난 아이」, 「뱀을 낳은 사람」, 「지렁이라는 말에 눈 뜬 노인」 등의 설화 외에도 쥐, 가재, 까치, 두꺼비가 등장하는 설화들도 전해진다.
6. 효행 설화
효행을 소재로 한 설화는 전통적 가치관이 잘 드러나는 이야기이다. 효행 설화가 널리 공감을 얻는 이유는 효가 단순히 유교적 실천 덕목이 아니라 인간의 근본적이고 보편적인 심성이기 때문일 것이다. 진안 지역에서는 「효성 깊은 며느리와 호랑이」, 「효자 김용담」, 「효자 신의연」, 「호랑이가 된 효자」 등의 효행 설화가 전해진다.
7. 민담
「구렁덩덩 신선비」, 「쌀 노적과 바꾼 돌 노적」, 「내 복으로 산다」, 「지성이와 감천이」, 「소금 장수 이야기」 등은 전국적으로 널리 퍼져 있는 민담으로 진안 지역에서도 수집되었다.
[민요]
진안 지역은 전라북도의 동북부 산간 지역 민요권에 속한다. 이 민요권의 특징은 논보다 밭이 많은 생업 환경 때문에 농업 노동요 중 논일 노래보다 밭일 노래가 더 풍부하다는 것이다. 논일 노래 중 「모심는 소리」는 주로 메나리조 창법의 교환창으로 부른다. 남녀 가창자들이 다 부르는 진안의 「모심는 소리」는 이 지역의 「밭매는 소리」와 창법이나 곡조, 가창 방식이 같고, 가사도 공유하는 부분이 많다.
「논매는 소리」는 주로 남성들이 교환창, 선후창, 집단 선후창 등 다양한 가창 방식으로 부른다. 다양한 들노래가 전해지는 진안군 마령면 평지리 원평지는 민요 마을로 발굴되어 유명해졌다. 원평지 「논매는 소리」는 ‘양산도’, ‘산타령’, ‘섬마 타령’, ‘방개 소리’, ‘매화 타령’, ‘싸오 소리’ 등 다양한 곡조의 노래들로 구성되어 있다. 원평지 들노래 중 「논매는 소리」는 다양한 곡조로 분화되어 있다는 점이 특이하다. 최근에 보존회를 통해서 노래의 전승을 위해 힘을 쓰고 있으나 노래를 배울 만한 후속 세대가 거의 없어 전승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통 사회에서 논농사 외에 진안 지역 남성들의 핵심 노동 가운데 하나는 산에서 등짐을 해서 내려오는 것이었다. 이때 부르던 노래가 「등짐 소리」이다. 여성 노동요는 「밭매는 소리」를 비롯해 「베틀가」, 「삼삼는 소리」, 「나물 뜯는 소리」, 「아기 어르는 소리」 등이 있다. 「진주 낭군」이나 「첩노래」는 밭매는 일이나 길쌈 노동처럼 단순한 일을 오랜 시간에 걸쳐서 반복할 때 부르던 노래이다. 본래 민요가 갖고 있던 기능이 오늘날에 와서 사라지면서 과거에 노동요로 불리던 것 가운데 일부는 여럿이 어울려 놀면서 유희요로 부르기도 한다. 남성 유희요로 「엿타령」, 「군밤 타령」, 「담방구 타령」 등이 있고 여성 유희요로는 「댕기 노래」, 「노리개 노래」, 「줌치 노래」 등이 있다.
진안군에서 제의요로는 「고사 풀이」, 「성주풀이」, 「액맥이 타령」, 「상여 소리」 등이 있다. 노동요로는 「모심는 소리」, 「논매는 소리」, 「장원질 소리」, 「벼베는 소리」 등의 논일 농사 노래와 「등짐 소리」 등의 운반 노동요 등이 있다. 놀이요로는 「각설이 타령」, 「이거리 저거리 갓거리」, 「이타령」, 「서캐 타령」, 「꿩타령」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