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58018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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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전라북도 진안군 동향면 대량리 |
집필자 | 김성식 |
채록|수집|조사 시기/일시 | 2003년 8월 6일 - 「구렁이 죽이고 태어난 아이」 채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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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록|간행 시기/일시 | 2003년 - 「구렁이 죽이고 태어난 아이」 『진안 지방의 구전 설화집』에 수록 |
채록지 | 구랭이 경로당 - 전라북도 진안군 동향면 대량리 |
성격 | 실화와 설화의 중간|보복형 뱀 설화 |
주요 등장 인물 | 주인|구렁이|아내|딸|아기 |
모티프 유형 | 가신 신앙으로서의 구렁이|구렁이의 보복 |
[정의]
전라북도 진안군에서 집에 사는 구렁이를 죽인 사람이 딸을 낳는데 그 딸이 진흙이나 울타리 밑을 기어 다니는 등 마치 뱀처럼 행동한다는 이야기.
[개설]
진안군 동향면 대량리에서 전해오는 「구렁이 죽이고 태어난 아이」는 실화와 설화의 이행기 단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즉 어떤 실화 혹은 실화라고 주장하는 이야기가 설화화 되어가고 있는 경계에 걸쳐있다고 하겠다.
이 이야기는 닭장의 알이 흔적 없이 사라지는 것을 의아하게 생각한 주인이 그것이 구렁이의 소행임을 알고 가짜 달걀로 구렁이를 희롱하고 때려죽였다. 그런데 그 뒤에 부인과 딸이 각각 출산을 했는데 낳은 자식이 열여섯, 열다섯 살이 되도록 배를 질질 끌면서 기어 다니는 등 마치 뱀처럼 행동해서 동네 사람들은 뱀을 낳았다고 한다는 내용이다.
[채록/수집 상황]
「구렁이 죽이고 태어난 아이」는 2003년 8월 6일에 진안군 동향면 대량리 구랭이 경로당에서 성하수[여, 77세]로부터 채록하여 『진안 지방의 구전 설화집』[진안 문화원, 2003]에 수록하였다. 제보자는 이 이야기를 이십년쯤 전에 육십령을 넘어 경상남도 거창군으로 인삼 장사를 하러 다닐 때 들은 실화라고 하였다.
[내용]
제보자는 「구렁이 죽이고 태어난 아이」 이야기를 경상도에서 들은 실화라고 소개하고 있다. 어떤 집에서 닭을 키우고 있는데 닭이 알을 낳는 족족 사라졌다. 하루는 주인이 그 원인을 찾고자 닭장을 지켜보고 있었다. 마침 닭이 알을 낳고 ‘꼬끼오’ 소리를 내자 처마에서 구렁이가 기어 나와 달걀을 입으로 삼키고 기둥을 둘둘 감아 뱃속의 알을 깨고서 다시 처마 속으로 들어가 버렸다. 이를 지켜본 주인은 뱀을 죽이고자 하였다. 그래서 나무를 달걀처럼 깎아 닭이 알을 낳자마자 손으로 받고 그 자리에 나무 달걀을 놓아두었다. 닭이 알을 낳고 꼬끼오 소리를 내자 다시 구렁이가 기어 나와서 나무 달걀을 입으로 삼키고 기둥을 둘둘 감으면서 올라갔다. 이때 주인이 그 구렁이를 때려 죽여 버렸다.
그 뒤 부인이 임신을 해서 아기를 낳았는데, 마치 뱀 같은 행동을 했다. 시궁창이나 땅이나 배를 질질 끌면서 기어 다니고, 울타리도 밑으로 기어 다니거나 드러누워 있는 것이 영락없는 뱀이었다. 또 그 이듬해에 딸도 출산을 했는데, 그 자식도 똑같이 뱀처럼 행동을 하였다. 그래서 두 아이를 광에 가두었는데, 그 뒤로 죽었는지 살았는지는 듣지 못했다고 한다.
[모티프 분석]
이 설화의 모티브는 두 개로 볼 수 있다. 하나는 가신(家神) 신앙으로서의 구렁이이고, 다른 하나는 뱀 설화 가운데 구렁이의 보복 모티브이다.
먼저 우리나라 토속 신앙 측면에서 구렁이는 업신[神]이라고 부르고, 업신은 재복을 준다는 가신이다. 업신은 ‘지킴이’라고도 불리며, 업신의 신체(神體)는 주로 구렁이나 두꺼비이다. 이렇듯 업으로 섬기는 동물은 신성하게 여기며 집안의 어디엔가 좌정해 있으면서 재복을 도모한다고 믿는다. 그러나 가족들의 눈에 띄는 것을 좋지 않게 여기며, 그럴 경우 각별히 제를 지내는 등 혹여나 닥쳐올 수 있는 불행을 예방한다.
뱀은 호랑이, 용 등과 함께 설화 속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동물이다. 뱀 설화에서 뱀을 상대하는 양상을 근거로 뱀 설화 전체를 포괄할 수 있는 대항목을 설정하면, 신격화한 이야기, 인격화한 이야기, 동물 그대로의 이야기, 신격화와 인격화가 복합되어 나타나는 신·인격 복합 이야기가 있다.
이 가운데 이 설화에 해당되는 유형으로는 뱀을 인간과 같은 속성을 부여하여 인격체로 상대하면서 인간 사회의 갈등 관계를 사건으로 엮어가는 ‘인격화한 이야기’로 분류할 수 있다. 인격화한 이야기에는 다시 ‘배신한 인간과 은혜 갚은 짐승’ 설화에 해당되는 보은형, ‘구렁이의 보복과 새의 보은’ 설화에 해당되는 보복형으로 나눌 수 있는데, 이 이야기는 후자인 보복형 모티브에 해당되는 설화로 분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