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590185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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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李成桂-萬日寺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전라북도 순창군 구림면 안심길 103-134[안정리 337] |
시대 | 고려/고려 후기 |
집필자 | 박정미 |
채록|수집|조사 시기/일시 | 1948년 4월 8일 - 「이성계와 만일사」 채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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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록|간행 시기/일시 | 1998년 2월 - 「이성계와 만일사」 『순창의 전설』에 수록 |
관련 지명 | 만일사 - 전라북도 순창군 구림면 안정리 337 |
채록지 | 만일사 - 전라북도 순창군 구림면 안정리 337 |
성격 | 인물담|사찰 유래담 |
주요 등장 인물 | 이성계|무학 대사 |
모티프 유형 | 산신령의 허락 |
[정의]
전라북도 순창군 구림면 안정리에 있는 만일사에서 이성계와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개설]
순창 지역은 조선을 건국한 이성계(李成桂)[1335~1408]·무학 대사(無學大師)[1327~1405]와 관련한 설화가 몇몇 전해 내려오고 있다. 「이성계와 만일사」는 이성계가 조선을 건국하기 전 회문산 산신령으로부터 조선 건국의 허락을 받기 위하여 만일사에서 백일제를 올렸다는 인물담이다. 또한 백일제를 올렸던 절 이름을 ‘만일사’라 부르게 된 이유를 전하고 있는 사찰 유래담이다.
[채록/수집 상황]
1998년 2월 순창 문화원에서 간행한 『순창의 전설』의 36~37쪽에 수록되어 있다. 이는 양정욱이 1948년 4월 8일 전라북도 순창군 구림면 안정리 337번지의 만일사에서 주지 스님으로부터 채록한 것이다.
[내용]
고려 공양왕 시절, 고려는 이미 국운이 쇠퇴하여 쓰러져 가고 있었다. 이때 이성계는 새로운 나라를 건국할 뜻을 품고 전국의 명산대찰을 찾아다니며 산신령의 허락을 받고자 후한 제의를 행하고 있었다. 곁에는 항상 무학 대사가 동행하였다.
이렇게 후한 제의를 행하여 팔도 명산의 산신령들은 이성계가 나라를 건국하는 것을 모두 허락하였는데 유독 회문산의 산신령만은 이를 허락하지 않았다. 그래서 이성계는 무학 대사와 함께 회문산 만일사에서 백일제를 지내기로 하였다.
백일제를 지내던 중 백일이 되는 날 밤 꿈에 산신령이 현신하여 나타났다. 산신령은, “네 정성이 갸륵하여 내 허락을 하여 주노라. 그러나 대사를 도모할 천시가 아니니 너는 백성 없는 왕이 될 것이다. 그러니 이 절에 천일향을 시주하고 백성을 다스리는 왕이 되지 말고 섬기는 왕이 되도록 하여라.” 하였다.
잠에서 깨어난 이성계는 어안이 벙벙하였다. 천일향을 시주하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지만 천시가 아니라는 말이 도대체 무슨 의미인지, 백성을 다스리지 말고 섬기라는 말이 어떤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걱정스러운 마음에 잠 못 들고 뒤척이고 있는데 무학 대사가 부스럭거리고 일어나더니 등불을 켰다. 무학 대사도 잠에서 깨어 일어났던 것이다. “장군은 이제 다 끝난 일을 가지고 무얼 그리 걱정하십니까?” 무학이 말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신기하게도 무학 대사도 같은 꿈을 꾸었던 것이다.
이성계는 급한 마음에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물었다. 그러자 무학 대사는 “천시가 아니므로 역성혁명을 할 것이고, 역성혁명을 하면 많은 신하들을 잃게 될 것 아니겠습니까? 또한 새 나라를 세우면 백성들을 챙기고 거두라는 뜻인데 무얼 그리 걱정하십니까?” 하였다. 무학 대사는 이성계가 자신과 같은 꿈을 꾸고 걱정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이성계가 조선을 건국하여 왕이 된 후 셋째 아들 방원과 불화가 심해져 둘째 아들 방과에게 왕위를 물려주고 궁궐을 떠나 외유할 때의 일이다. 이성계는 새로운 나라를 건국하고 왕권까지 얻었지만 평탄하지 못한 자기 신세를 한탄하며 전국을 떠돌고 있었다.
마침 조선을 건국하기 전 회문산 산신령이 꿈속에 현신하여 ‘천시가 아니므로 백성 없는 왕이 될 것’이라고 했던 말이 생각났다. 그래서 무학 대사와 함께 다시 한 번 만일사를 찾아 며칠을 쉬고 있었다. 그런데 그 전에 회문산 산신령의 계시로 천일향을 시주한 것이 마음에 걸렸다. 혹시라도 시줏돈이 적어서 지금과 같은 신세가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만일향을 채우기로 하였다. 그리고 그 만일향을 시주한 일을 기념하기 위해 절 이름을 ‘만일사’라 고쳐 부르도록 하였다. 그리고 ‘만일사’라 부르게 된 내력을 조그마한 돌에 새겨 세웠다.
[모티프 분석]
「이성계와 만일사」의 기본 모티프는 ‘산신령의 허락’이다. 이때 산신령은 ‘하늘’을 표상한다고 볼 수 있다. 새로운 나라를 건설하는 것은 분명 하늘의 뜻이 있어야 한다. 고려 백성의 입장에서 볼 때 이성계의 조선 건국은 고려에 대한 대역 행위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이성계의 조선 건국에는 하늘의 허락이 마땅히 있어야 했다. 이성계의 조선 건국이 백성들에게 흔쾌히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사실은 모든 산신령의 허락을 받지는 못했다는 이야기에서 엿볼 수 있고, 이것이 백성들의 뜻이었다. 그러나 이성계가 나름의 정성을 들여 하늘의 뜻을 얻을 수 있었고, 이로써 이성계의 조선 건국은 신성성을 얻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