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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校舍] 없는 고등학교에 입학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15A03060005
한자 校舍 없는 고등학교에 입학
지역 경상북도 울릉군 울릉읍 도동리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고경래

“상급학교 진학을 하기 위해서는 부모님의 허락도 중요하지만 형님의 허락을 받아야하기에 천부에 있는 형님 댁으로 찾아갔다. 형님을 뵙고 나는 비장한 각오의 말씀을 드렸다.

‘형님, 아주 불량한 동생을 하나 두었다고 생각하시고 한 달에 막걸리 4되, 건설 담배 30갑을 태운다고 보고, 그 금액만큼만 저를 도와주시면 3년 동안 술은 물론이고 담배 한대 안 태우고 졸업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하고 말씀 드렸더니 그런 각오라면 시험을 쳐보라고 하셨다. 그 당시 막걸리 1되 250환, 건설 담배 1갑에 40환이어서 총합하면 한 달에 2,200환인데 그 당시 등록금은 월 800환이었다.

이렇게 우여곡절 끝에 입학을 하였으나, 학교는 없고 누에고치를 수매하고 건조시키는 건견장에서 배우게 되었다. 지금은 우리 군에서는 누에를 치는 집이 별로 없지만 그 당시에는 농가 집집이 한두 장 정도 누에를 치지 않는 집이 없었고 많이 치는 집은 10장 이상 치는 집들도 있어 그것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수매하여 말리고 출하시킬 때까지는 약 한 달이 걸렸다. 이때는 부득이한 때로 학생들은 모두 가정실습으로 가정에 가서 집안일을 도우며 생활하다 고치수매가 끝나면 다시 공부를 하러 왔다.

이렇게 1년 동안 교실 없는 서러움을 당해 가며 간신히 버티어 나가는데 선생님들마저 발령을 받아 오셨다가는 안착이 되지 않아 사표를 내고 고향으로 가시고는 하여 그야말로 말로써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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