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85000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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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口碑傳乘 |
영어공식명칭 | Folklore|Oral Literature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개관) |
지역 | 경상북도 영덕군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박은정 |
[정의]
경상북도 영덕군에서 말과 기억으로 전승되는 민간 문화, 지식, 문학의 총칭.
[개설]
구비 전승은 말과 기억으로 전승되는 문화, 문학, 지식 등을 총칭하는 개념이다. 구비 전승의 범주에는 설화, 민요, 무가, 속담, 수수께끼 등이 포함되는데, 영덕군에서 가장 많이 전승되고 있고, 지역적 특색을 잘 반영하는 것은 설화와 민요이다. 영덕 지역의 설화와 민요는 『한국구비문학대계』, 『인물 전설의 의미와 기능』, 『영덕군지』 등에 수록되어 있다.
[설화]
설화는 대개 신화, 전설, 민담으로 나누는데, 영덕군에는 신화로 분류될 만한 것은 없고 전설과 민담이 풍부하게 전승된다. 다른 지역에 비해 특히 영덕군과 관련 있는 인물 전설이 다채롭게 전승되는 것이 특징이다. 인물 전설 외에도 산·연못·샘·바위 등에 대한 자연물 전설, 사찰·무덤·정자 등에 대한 인공물 전설, 지명 유래 전설 등도 전승되고 있다.
영덕 지역의 인물 전설로는 우탁, 나옹화상, 신돌석, 방학중, 주세붕, 신유한, 박경보, 손순효, 박세통 등에 관한 것이 전해지고 있다. 역동(易東) 우탁(禹倬)[1262~1342]은 신유학을 받아들인 고려 말 신흥 사대부 중 강경파로서 민간신앙을 타파하고 유학 통치를 강조하고자 했던 인물인데, 「팔령신과 역동 선생」, 「우역동과 등운산 호랑이」 등에 그러한 면모가 잘 드러난다. 나옹화상(懶翁和尙)[1320~1376] 관련 전설로는 나옹화상의 출생에 대한 이야기인 「까치소[작연]와 나옹화상」, 나옹화상의 신이한 행적을 다룬 「반송과 나옹화상」 등이 있다. 영덕 출신의 의병장인 신돌석(申乭石)[1878~1908]에 대한 전설로 「신돌석 의병장 설화」, 「신 의병장의 출생 신분」, 「신 의병장 고함에 나무가 뿌리 뽑히다」, 「신돌석과 천서」, 「신돌석과 죽음」 등이 있는데, 이를 통해 신돌석의 출생과 활약, 죽음 등에 관한 일화가 다양하게 전한다. 신돌석은 열아홉 살에 항일 의병에 가담한 후 의병장으로 대단한 활약을 했으나, 결국은 뜻을 이루지 못하고 서른 살의 젊은 나이로 비장한 죽음을 맞이하였기에 패배한 영웅이라 할 수 있다. 역시 영덕 출신인 방학중은 트릭스터(Trickster), 꾀쟁이 하인 등으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방학중, 떡보리, 꿀」, 「이천 냥에 변소를 빌린 방학중」, 「하던 방석」 등의 전설을 통해 방학중이 기득권층을 상징하는 상전을 골탕 먹이는 것으로 기성 체제를 뒤엎고 싶은 하층민의 염원을 표현할 뿐만 아니라 고정관념을 공격함으로써 세상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는 데 기여하는 인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밖에 유학자 주세붕(周世鵬)[1495~1554]의 어린 시절 일화를 다룬 「망일봉과 주세붕 선생」, 신유한(申維翰)[1681~1752]의 출생과 행적을 다룬 출생담이자 신이담(神異譚)인 「신유한의 출생과 행적」,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어머니를 모시고 살았던 박경보의 효행을 다룬 「효자 박경보」, 손순효(孫舜孝)[1427~1497]가 영덕에 관리로 부임하여 사악한 기운을 물리치고 시를 지어 위로한 내용을 담은 「울티재와 감사 손순효」 등이 있다.
영덕에는 산·연못·샘·바위 등 지역의 자연물에 대한 전설도 많이 전승된다. 「칠보산과 화인지감」은 영덕 칠보산(七寶山)의 일곱 가지 보배와 칠보산 봉우리에 있는 제단인 용제 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향교암이라는 바위의 유래를 알 수 있는 「향교암과 처사 박응천」, 단종이 폐위된 후 단종에 대해 충절을 지킨 충신 오봉(梧峯) 권책(權策)과 관련된 이야기인 「왕암[왕바위]」, 물을 마시면 사람의 힘이 세어지고 능력이 커진다는 샘물에 관한 전설인 「정장군과 장군수」 등도 있다. 사찰·무덤·정자 등 인공물에 대한 전설로 「유금사와 지네」, 「용마총」, 「난고정의 환생」, 「아기당 성황당」 등이 있다. 자연물 전설과 인공물 전설 중에는 「향교암과 처사 박응천」, 「왕암[왕바위]」, 「난고정의 환생」 등과 같이 사물 전설이면서 동시에 관련 인물에 대한 인물 전설인 경우도 많이 있다.
그 밖에 「추레밭골의 유래」, 「자래실」, 「배암골 자라목」 등은 영덕의 마을과 마을 사람들의 흥망성쇠가 영덕의 지리에 따른 것이라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이러한 전설 속에는 풍수사상과 함께 자연과 지리에 대해 경외심을 가졌던 지역민들의 의식이 반영되어 있다.
영덕군에는 민담도 여러 편 전승되고 있다. 「바보 남편과 배」, 「바보와 승려복」은 어리석은 인물이 주인공으로 등장해서 여러 가지 우스운 사건을 일으키는 이야기인 바보담 유형이다. 「어리배기와 싸리배기」는 모방담 유형인 ‘혹부리 영감’의 변이형이라 할 수 있다. 「소쩍새의 전설」, 「도루묵의 유래」, 「백일홍의 전설」은 소쩍새, 도루묵, 백일홍의 유래를 설명하고 있다.
[민요]
민요는 민중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되어 구전되는 노래를 말한다. 그 기능에 따라 노동 현장에서 일의 보조를 맞추고 피로를 잊게 하기 위해 부르는 노래인 노동요, 세시 의식 또는 장례 의식 등을 진행하면서 그 의식의 일부로 부르는 노래인 의식요, 여러 사람이 놀이를 하면서 놀이를 진행시키기 위해 부르는 노래인 유희요로 분류한다.
영덕군은 지리적인 특성상 농업 노동요와 어업 노동요가 함께 전승되고 있다. 농업 노동요로 모내기 소리인 「정자 소리」 외에 「논매기 노래」, 「보리타작 소리」, 「밭매기 노래」, 「어새이 소리」 등이 있다. 「어새이 소리」는 전통 농업에서 퇴비나 거름으로 사용되던 풀을 벨 때 부르던 노래이므로 농업 노동요에 포함된다.
어업 노동요로 「배 끌어내는 노래」, 「노 젓는 소리」, 「가래 노래」, 「마개 노래」, 「그물 당기는 노래」 등이 있다. 「배 끌어내는 노래」는 육지에 정박해 놓은 배를 출항하기 위해 바다로 끌어내리면서 부르는 노동요로 노랫말은 아주 단순하다. 「노 젓는 소리」는 노 젓는 동작에 맞추어 힘차고 구성지게 부르던 선후창 형식의 노동요이다. 그물을 당기면서 부르는 선후창의 소리인 「가래 노래」, 어장의 그물을 당길 때 흥을 돋우며 부른 노래인 「마개 노래」와 「그물 당기는 노래」도 있다. 이 민요들은 어업 현장에서 노동 동작에 맞추어 불러서 노동 행위에 일체감을 갖게 하고, 일의 능률을 향상시키는 기능을 했을 것이다.
여성 노동요로 「베틀 노래」, 「목화 따기」, 「삼삼기 노래」 등도 전승되고 있다. 여성 노동요 중에서 「총각처녀 노래」, 「빨래 노래」 등은 구체적인 서사를 가지고 있어서 서사 민요로 볼 수 있다. 「총각처녀 노래」는 이서방네 맏딸로 묘사되는 처녀와 고아가 된 총각[화자]이 이생에서는 함께하지 못하고 죽어서야 함께할 수 있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빨래 노래」는 다른 지역에서 「진주 낭군」으로 불리는 노래인데, '빨래' 모티프를 강조하여 제목이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의식요로는 「지신밟기」, 「지점 소리」, 「섭 소리」, 「덜구 소리」 등이 있다. 정월 보름 전후로 잡신과 악귀를 물리치고 마을과 각 가정의 무사안녕, 풍농, 풍어를 기원하기 위해 농악대가 집집마다 다니며 지신밟기를 하는데 「지신밟기」는 이때 부르는 노래이다. 「지점 소리」는 집터 등 땅을 다지면서 선후창으로 부르는 노래이다. 장례 의식요로, 상여를 메고 가면서 부르는 노래인 「섭소리」, 무덤을 다지면서 부르는 「덜구 소리」 등이 있다.
영덕군에는 유희요도 상당히 풍부하게 전승된다. 여성들이 원을 그리고 서서 돌아가면서 선후창으로 부르는 「월월이청청」, 여성들이 허리를 잡고 늘어서서 한 사람씩 떼어 내는 놀이를 하며 부른 「꼬리 따기」 등 여성 유희요가 있다. 「유만애기」는 다른 지역에서는 볼 수 없는 영덕의 민요이다. 유만애기는 내당(內堂)에 들어앉은 아주 귀한 부인을 말한다는데, 유만애기가 어떤 인물인지에 대해서는 상세하게 나타나지 않고, 귀부인의 사치스러움을 묘사하는 것이 노래의 전체 내용이라 할 수 있다. 「창부 타령」은 원래 창부신[광대의 조상신]을 위한 무가(巫歌)로 창부신의 모습과 유형을 나열하거나 창부신에게 복을 비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하지만 영덕군에서 전하는 「창부타령」은 무가의 모습은 완전히 사라진 형태이며, ‘대동아전쟁[태평양전쟁]’이 배경으로 그려진다. 그 밖에도 「동애 따기」, 「대문 열기」, 「방귀 타령」, 「성주풀이」 등이 전승되고 있다.
어린이와 관련하여 아이들이 놀이를 하며 부르는 유희요인 「임금 놀이」, 아이를 재울 때 아이를 축원하며 부르는 노래인 「자장가」 등도 전한다. 영덕군에서 전하는 독특한 노래로 「방아 찧기」가 있는데, 이 작품은 가사의 중간에 사설과 대사가 있어서 판소리의 형태를 띠고 있다. 봉사[맹인]를 희롱한 갑덕 어머니와 갑덕 어머니를 희롱하는 봉사의 노래 및 사설이 반복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