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240224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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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住生活 |
영어의미역 | Housing Life |
분야 | 생활·민속/생활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개관) |
지역 | 경상북도 안동시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배영동 |
[정의]
경상북도 안동 지역에서 가옥을 기반으로 영위해 온 주거 형태와 공간 배치 및 그곳에서 이루어지는 생활.
[개설]
안동은 어떤 지역보다 고건축물이 많을 뿐 아니라 종류도 다양하여 고건축물의 보고로 알려져 있다. 전국의 고건축 문화재 가운데 3분의 1이 경상북도 북부 지역에 집중되어 있고, 그 가운데 3분의 2가 안동 지역에 분포되어 있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해 준다. 그 까닭은 안동이 다른 지역에 비해 유교 문화가 강성했고 성리학이 발달했으며 많은 인물이 배출되었기 때문이다.
안동의 동성마을에는 쉽게 눈에 띠는 종가가 있다. 종가는 종법(宗法)을 근간으로 하여 형성된 혈연 집단의 중심이 되는 집으로서, 유교적 덕목을 잘 실천할 수 있도록 조성되어 있다. 그러면서도 종가는 권위와 위엄, 선비 정신을 표현하는 하나의 수단이기도 하였다. 건축물의 규모와 양식은 가격(家格)을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기능도 하였다. 서민들은 살림살이 정도에 따라 서로 다른 규모의 홑집과 겹집을 짓고 살았다. 특히 까치구멍집과 도투마리집은 안동 지역의 토속적인 서민형 가옥이다.
[종가 건축의 형태와 이용]
종가는 한 문중에서 맏이로만 이어온 큰집으로, 종손이 사는 집을 가리킨다. 종가는 흔히 ㅁ자형 구조이며 안채, 사랑채, 행랑채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안채는 부녀자들이 생활하는 곳이다. 이곳에 기거하는 최고 어른은 ‘안방마님’으로 불리는 안주인으로서 대개 시어머니이다. 안채에서 가장 큰 방은 안방으로서 안주인이 생활하는 공간이다. 건넌방(상방)은 며느리와 딸들이 안주인의 통솔을 받으면서 생활하는 곳이다.
사랑채는 남성들의 공간으로, 가장 넓은 방인 큰 사랑방은 집안의 가장이 생활하는 곳이며 작은 사랑방은 장남이 거주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안채와 사랑채를 잇는 채, 혹은 안채와 행랑채를 잇는 채에는 대개 약간의 방과 고방, 광이 배치되어 있다. 종가에서는 문중 단위의 행사가 자주 열리고 찾아오는 손님이 많기 때문에 큰살림을 하는 데 필요한 공간이다. 행랑채는 집안의 잡일을 담당하는 신분이 낮은 사람들이 생활하는 공간들이다.
그리고 종가에서 뺄 수 없는 건물이 조상의 신주를 모신 사당이다. 종가에서는 가문의 영예의 표상이었던 불천위(不遷位)를 사당에 모시면서 성씨 집단 안에서 독립성을 갖는 하나의 파를 이룬다. 불천위란 위대한 공적을 쌓아서 대수에 관계없이 자자손손 제사를 받들어 모셔야 하는 조상을 말한다.
17세기에 축조된 것으로 추정되는 풍천면 하회리 풍산류씨 겸암 종가[일명 양진당(養眞堂)]는 보물 제306호로 지정된 건물이다. 하회리에서는 보기 드문 정남향으로 대종택다운 규모를 자랑하고 있으며 안채·사랑채·행랑채·사당으로 구성되어 있다.
안채는 안방을 포함하여 네 개의 온돌방과 한 개의 마루방, 그리고 대청과 부엌으로 구성되어 있다. 사랑채는 큰 사랑방·작은 사랑방·서재·대청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행랑채는 여러 개의 방과 헛간·마구간·대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가운데서 사랑채는 가장 높은 축대 위에 세워져 가부장의 권위를 드러내고 있다.
[양반들의 주생활]
전통적으로 양반들은 가족 구성원이 많은 데 비해 방의 수는 제한되어 있다 보니 적절한 공간 배분의 질서가 필요하였다. 이러한 질서는 다분히 가족적 서열에 따라서 형성되고 유지되었다. 주거 공간에 작용하는 서열 의식은 ‘방 물림’의 방식에서도 잘 드러난다. 사랑채의 큰 사랑방은 가장의 사후에 장남에게 물려지며, 이때 가장권도 함께 이양된다. 그러나 안방의 경우에는 시어머니가 생전에 며느리에게 방 물림을 하는 형태와 사후에 하는 형태로 나누어진다.
이러한 공간 이용 방식은 몇 대의 식구들이 한집에서 생활하는 가운데 발생할 수 있는 혼란을 방지하고자 하는 유교적 장치였다. 한 가족일지라도 집안 내에서 남자와 여자는 출입해야 할 곳과 출입하지 말아야 할 곳이 구분되어 있었다. 또한 내외법에 따라 남성과 여성의 문이 구별되어 있었다. 규모 있는 반가에는 외부 세계와 차단하는 바깥담이 있고, 그 안에 다시 여성 세계 또는 가사 활동 공간을 보호하는 안담이 있었다. 안담은 외간 남자들이 넘을 수 없는 경계선이었다.
살아 있는 사람들은 누구나 일상적으로 방에서 기거한다. 그러나 죽은 조상은 사당에 머무른다. 즉 돌아가신 조상은 생자의 공간과 구분되게 별도의 담으로 둘러쳐진 사당에 모셔짐으로써 살아 있는 자손과 더불어 가문을 지킨다. 사당에는 부모부터 고조부모에 이르기까지 4대에 걸친 조상의 신주를 모신다. 안동 지역의 종가를 보면, 대개 사당은 정침의 뒤쪽에 있으며 집안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하고 있다. 뒤쪽에 배치한 것은 생자의 공간과 격리를 의미하며, 가장 높은 곳에 둔 것은 가장 서열이 높다는 의미이다.
[서민가의 형태와 이용]
1. 까치구멍집
안동 지역 서민가의 특징을 잘 드러내는 가옥은 까치구멍집과 도투마리집이다. 까치구멍집은 겹집의 일종으로, 한 지붕 아래 집중적으로 공간이 구성된 폐쇄형 가옥이다. 대문을 닫으면 맹수의 공격을 막을 수 있고, 눈이 많이 와서 길이 막혀도 집안에서 모든 취사와 난방을 할 수 있는 구조이다.
반면 폐쇄적인 구조로 인해 실내가 어둡고 연기가 차기 쉽다. 따라서 집안의 연기를 빼고 빛을 받아들이기 위해 지붕 용마루의 양쪽 끝에 구멍을 내는데 이것을 까치구멍이라고 한다. 마치 까치집의 구멍과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까치구멍집은 평면이 앞면 3칸, 옆면 2칸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흔히 여칸집(6칸집)이라고도 부른다. 전면의 중앙이 통로이자 봉당이고, 그 좌우로는 정지(부엌)와 마구간(외양간), 후면으로는 부엌에 붙여서 안방이, 마구간에 붙여서 사랑방이, 그리고 봉당 안쪽에는 마루가 배치되는 구조이다. 집중형인 까치구멍집에서도 남녀의 분리, 사람과 가축의 분리, 온돌과 마루의 분리가 이루어져 생활이 이루어진 것이다.
2. 도투마리집
도투마리집은 가옥 내 공간 구성이 베틀의 도투마리 형상을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베틀의 구성 요소인 도투마리가 나무 축대의 양단에 네모진 판이 붙은 것처럼, 정지를 중심으로 양쪽에 온돌방이 배치되어 있기 때문이다. 엄격히 말하면 중앙 부엌형 가옥이라는 특징을 보이는 도투마리집은 태백산맥 일대에 분포되어 있는 서민 주택의 한 유형이다.
이러한 공간 구성은 난방과 취사를 담당하는 공간인 정지를 가옥의 가장 중심부에 배치하는 매우 고식적인 민가 형태이다. 불을 다루고 음식을 마련하는 곳을 무척 중요하게 생각한 배치로서, 주거의 원초적인 모습과 실용성을 함께 지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