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19032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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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澣濯 |
영어음역 | Hantak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문학 |
유형 | 작품/문학 작품 |
지역 | 충청북도 충주시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오영미 |
[정의]
1939년 충청북도 충주 출신의 작가 지봉문이 일제강점기 농촌을 배경으로 하여 발표한 단편소설.
[개설]
「한탁」은 조선문학가동맹 문인이었던 소설가 지봉문이 1939년 『조선문학』지에 발표했던 단편소설이다. 지봉문의 이름이나 일생에 대해서는 확실한 기록이 없으나, 해방 전 이무영이 발행하던 『조선문학』을 이어받아 1939년까지 발행인으로 지냈다고 전한다.
[구성]
소설 「한탁」의 배경은 시골이고, 일인칭 주인공 시점의 작품이다. 등장인물로 나, 정 생원, 이치호, 정 생원집 맏며느리 등이 나온다.
[내용]
제목인 ‘한탁’은 ‘때 묻은 옷을 빨다’라는 의미이다. 소설의 내용은 머슴 신분인 ‘나’가 굶주림에 지쳐 쓰러진 채, 자신이 살아온 이력과 절망감을 묘사하는 것으로 이루어져 있다. 어려서 한때는 부잣집의 아들이었던 ‘나’는 일찍이 어머니를 잃고 홀아버지 밑에서 자라다 아버지마저 비명횡사하고 떠돌이 신세가 된다. 자신의 집에서 늙은 종살이를 하던 이치호 밑에서 구박덩이로 살던 ‘나’는 자신의 출생을 바꾸려는 이치호의 행위가 괘씸해 가출을 하고 거지 신세로 전락한다.
그러던 어느 날 낯선 사람들에 의해 시골로 붙잡혀가고 주인집을 떠도는 머슴으로 전락한다. 그나마 일은 잘한다는 소문에 정 생원네 집으로 오게 된 ‘나’는 나무를 하러 갔다가 산감(山監)에게 쫓기다가 부상을 입게 된다. 정 생원은 ‘나’를 돌보아주기는커녕 집 밖으로 내쳐버린다. 부상을 입고 며칠째 밥 한 톨 먹지 못한 ‘나’는 몽롱해진 정신으로 정 생원의 논에 쓰러져 있고, 마침 정 생원의 맏며느리가 홍 청년과 바람이 나서 지나가는 장면을 보게 된다.
홍 청년과의 정사 장면을 여러 차례 목격한 ‘나’는 혈기왕성한 탓에 그녀를 욕심도 내보았지만, 인생 밑바닥 신세인 ‘나’에게 그녀가 자신을 허락할 리가 만무하다는 생각을 한다. 우선은 배고픔에 사경을 헤매는 나는 정 생원네 닭이라도 훔쳐서 먹고 기운을 차려야 할 것이 아니냐고 생각해본다.
[특징]
「한탁」은 경향문학의 특징인 계급의식과 빈부의 차에 대한 저항의식이 잘 드러나는 작품이다. 부잣집 아들이었다가 머슴의 신분으로 추락한 ‘나’가 죽음을 목전에 두고 이러저런 상념에 빠져 내면을 서술해가는 독백체의 소설이다. 아버지의 재산을 빼앗은 늙은 종 이치호가 자신의 근본마저 말살하려는 계책은 개인의 운명을 떠나 일제에 짓밟힌 조선의 현실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그에게 끝없이 다가오는 굶주림과 높은 신분의 이기적 속성은 결국 일 잘하는 머슴에서 죽음의 위기까지 그를 몰고 가는 일제강점기의 농촌 현실을 비판적으로 제시한 것이라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