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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신 신앙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3201579
한자 家神信仰
영어음역 Gasin Sinang
영어의미역 Worship of Household Spirits
이칭/별칭 가정 신앙
분야 생활·민속/민속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지역 경상북도 김천시
집필자 이석호

[정의]

경상북도 김천 지역에서 가정의 여러 신을 믿는 의례 행위.

[개설]

가신 신앙은 가정의 안녕과 화목을 기원하기 위해 부녀자들이 중심이 되어 집안 곳곳에 신을 모셔 놓고 섬기는 한국 고유의 신앙 행위이다. 이를 ‘가정 신앙’이라고도 한다. 가신(家神)은 가정의 안녕과 가족 구성원을 액운으로부터 보호해 준다고 믿는 집안 내부의 모든 신들을 총칭한다.

우리 조상은 예부터 대대로 살아온 집안의 여러 신들이 외부로부터 가족과 가정의 안녕을 해코지하려는 액운으로부터 가족을 지켜준다는 확고한 믿음이 있었다. 이러한 가신에 대한 존경과 숭상의 의식은 가풍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이어져 왔으며 주로 집안 내의 의례라 하여 가정 신앙, 집 신앙이라는 이름으로 보편화되었다. 가신 신앙의 특징은 안살림을 맡아 보는 부녀자들을 중심으로 의례 행위가 소박하면서도 은밀하게 진행된다는 점이다.

김천시의 가정에서 주로 신앙의 대상으로 섬기는 가신으로는 성주신과 조왕신, 용단지신, 조상신, 조상단지, 부루단지, 터주신, 도신, 영둥할마이신, 용왕신 등이 있다. 일반적으로 신들은 상호 경쟁, 대립 관계로 설정된다. 이에 비해 가신들은 가정의 안녕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위하여 상호 협조하는 형태로 그려지며 가정이나 주택 내의 일정한 구역을 나누어 담당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성주신]

성주신은 가정의 평안과 가족의 건강, 재산을 관장한다고 믿는 가장 대표적인 가신이다. 김천 지역 농촌마을의 가정에서는 대부분 모신다고 할 정도로 주민들의 생활 속에 뿌리 깊이 남아 있는 대표적인 가신 형태이다. 성주는 문 위에 항상 머물러 있기 때문에 성주제를 행할 때에는 반드시 안방문 옆의 마루에 제물을 차리고 모신다.

성주는 맏집에서 모시는 것을 원칙으로 하며 차자 집에서는 모시지 않는다. 성주를 처음 모실 때는 주인의 나이가 33세, 43세 53세 등 나이가 3이 되는 해이거나 27세, 37세 등 뒷자리가 7이 되는 해에 무당을 데리고 와서 제물을 차리고 모신다. 이때에 날을 받아서 짚으로 만든 ‘성주미거리’나 ‘성주단지’를 모시는데 상기둥 또는 안방문 옆 기둥 밑에 모셔둔다. 단지 안에는 가장 먼저 타작한 쌀이나 나락을 넣어둔다. 이 나락은 씨 나락으로 사용하거나 양식이 궁할 때인 이듬해 봄에 꺼내어서 양식으로 사용한다.

성주는 매년 정월 보름과 시월 도신 때에 모시는데 정월 보름에는 찰밥을 만들어서 성주단지에 먼저 차려둔다. 또 농사를 다 지은 후에 가장 먼저 타작한 나락을 단지에 따로 담아 둔다. 섣달 그믐날 저녁에는 며느리가 팥으로 만든 떡을 시루채로 두고 소지를 올리며 제를 지낸다. 이는 식구끼리 먹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동네의 이웃 사람들과 나누어 먹기도 한다.

시월상달에 도신할 때에는 햅쌀밥을 해서 성주에게 제일 먼저 바친다. 집에서 떡을 할 때는 안방의 윗목에 먼저 두고 먹는다. 성주는 집안의 수호신이므로 가족 중에 결혼하는 사람이 있으면 방안의 조상에게 먼저 절을 하고 나서 반드시 성주에게 절을 해서 알린다. 만약 성주를 모시던 윗대 어른이 돌아가시면 며느리는 그것을 물에 던져 버리고 다시 모셔야만 한다. 이것은 성주는 집의 주인을 보호하는 불특정 조상신으로 인식하고 있어서 빌 때에도 “성주는 대주만 믿고 대주는 성주만 믿고”라는 내용이 반드시 들어가는 것이다. 대다수의 가정에서 관습적으로 모시던 성주신도 세월의 흐름 속에서 대부분 사라지고 없다.

[조왕신]

조왕신은 부엌의 부뚜막을 관장하는 신으로 ‘정지 밥솥이 곧 조왕’ 또는 ‘집에 사람이 살고 있으면 반드시 조왕이 있다’라고 할 정도로 보편화된 신앙이다. 신체는 별도로 없으나 의례를 행할 때에는 반드시 부뚜막에서 한다. 매년 행하는 의례로는 ‘가을손 비비기’와 ‘봄손 비비기’ 등이 있다. 식구 수만큼의 밥숟가락을 준비하고 소지를 올리는데 집안에 우환이 있을 때는 언제든지 할 수 있었다. 영둥할마이가 내려오는 이월에도 모셨다. 이때는 지석님이 내려온다고 하여 초하루 또는 초이틀, 초사흘 날에 솥에 밥을 하고 떡을 해서 숟가락을 여러 개 꽂아서 곳간 안에 두고 빌었다. 조왕신은 여성의 공간인 부엌에서 모셔지는 것으로 가족 구성원의 안녕을 기원하는 것이 주목적이었다.

[용단지신]

용단지신은 김천시 대항면 운수리대덕면 연화리 등지에서 볼 수 있는 특징적인 가신 형태로 조왕과 마찬가지로 부엌에 모시고 있다. 용단지가 모셔지는 위치는 부엌의 찬장이며 신체는 2개의 단지이다. 농사를 마친 후인 시월상달에 고사를 행할 때 떡을 하고 쌀이나 보리쌀을 단지에 넣어 두기도 하며 떡을 해서 의례를 행한다.

[조상신]

조상신은 집안의 돌아가신 가족 구성원에 대한 신앙이다. 그러나 기제사의 대상인 선조에 대한 의례와는 구별된다. 조상신의 대상은 여성이며 비정상적인 삶을 살다가 일찍 돌아가신 분으로 주로 후처가 전처를 위로하기 위해 모시는 것이다. 따라서 조상신을 모시는 가정은 전처와 사별하고 후처와 살고 있는 것이 일반적인 가족 형태이다. 전처가 죽고 나서 생기는 집안의 우환이라고 점쟁이가 밝힐 때 이것을 방지하기 위해 모시는 것이 대부분이다. 조상신의 대상에 대한 명칭은 ‘어른’, ‘조상’ 등으로 불리며 전처의 한복 한 벌을 ‘조상당세기’라고 불리는 함에 넣어두고 모신다.

의례는 일 년에 한 번씩 시월상달에 간단하게 행한다. 주로 모시는 후처가 돌아가시면 그 집안에서의 신앙 행위는 사라지고 기제사의 대상으로만 남게 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조상신은 전처와 후처의 엄격한 사회적인 구분이 지속될 수 있는 장치가 신앙으로 표현된 셈이다. 안방에 모셔 두고 있는 조상단지에는 수지를 찧어서 넣어 둔다. 시월상달에 의례를 행할 때는 밥, 나물 등을 준비해서 식구 수만큼 숟가락을 준비하고 소지를 올린다. 이 조상은 윗대의 돌아가신 모든 조상을 총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삼신]

삼신 신앙은 집안 식구의 안녕을 위해 행하는 신앙이다. 특히 삼신은 아이의 점지와 출산, 수명과 질병 등을 관장하는 가신(家神)이다. 이를 ‘삼신할매’이라고도 한다. 신체는 없는 경우가 많다. 집에서 처음으로 짠 삼베를 바가지나 단지에 쌀을 담고 주둥이를 한지로 봉해서 모셔두는 것이 일반적이다. 삼신 신앙은 다른 가신 신앙과 마찬가지로 윗대에서 모시던 것을 그대로 아랫대에서 이어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일반적인 의례는 자손을 낳았을 때 물, 밥, 미역국으로 상을 차리고 비는 것이 전부이다. 빌 때에는 “얼라[아기] 몸 더럭더럭 잘 크고 아[아기]엄마 젖 많고 아 어마이 입이 달아서 국이나 잘 먹게 해주고.”라고 한다. 또한 매년 가을에 먼저 수지를 찧어서 박재기[바가지]에 담고 떡을 해서 모신다. 이듬해에 이 쌀로 밥을 해서 본집 식구만 있을 때에 나누어 먹는다. 삼신을 모시다가 그만 둘 때에는 바가지를 깨끗한 개울에 둔다. 가신 신앙 가운데 가축과 관계되는 것은 삼신 신앙뿐으로 소가 새끼를 낳을 때 어려우면 물을 떠와서 마구간 앞에서 역시 같은 방법으로 빈다.

[부루단지신]

부루단지신은 가을에 햇곡식을 준비해서 가장 먼저 찧은 것을 시월상달에 단지에 넣어서 모시는 곡신적(穀神的)인 성격을 지닌 신앙이다. 모시는 장소는 도장이나 안방 윗목의 시렁, 마루 등으로 다양하다. 곡식은 이듬해에 내어 먹는 것으로 필요한 양식을 저장하는 상징적 표현을 지닌다. 명칭은 ‘부루단지’가 대부분이고 김천시 증산면 일부에서는 ‘용단지’라고도 한다.

[터주신]

터주신은 집터를 지키며 식구의 안녕을 관장하는 신이다. 이를 ‘터주단지’라고도 한다. 신체는 주로 없거나 돌 또는 단지이다. 단지인 경우에는 가을 도신할 때 쌀을 갈아서 넣어 둔다. 터주가 머무는 곳은 장독대나 뒤안[뒷마당]으로 여긴다. 의례는 정월 상달이나 시월상달에 도신할 때의 절차로서 터주님에 대한 의례가 있다.

[도신]

도신은 일 년 중에서 가을과 봄 두 차례에 걸쳐 집안에서 모시는 모든 신을 섬기는 일이다. 가장 중요한 절차는 비손 행위이다. 이 행위를 본 따서 ‘손 비비기[가을손 비비기, 봄손 비비기]’라고도 한다. 특히 ‘도신’이라고 할 때는 가을에 행하는 것을 지칭하는 경우가 많으며 ‘가을손 비비기’, ‘도신 지낸다’, ‘올기신미’ 등으로 부른다. 가을 도신은 시월상달에 가장 먼저 추수한 곡식인 ‘수지’로 가을 떡을 해서 집안에 모시는 신들에게 차례대로 바치고 빈다. 이 음식은 마을의 이웃들과 나누어 먹는다.

[영등할마이신]

영둥할마이신은 ‘영둥할마이’, ‘영둥할매’, ‘영둥’, ‘이월, ‘이월바람’, ‘바람지낸다’ 등으로 표현된다. 대부분의 농촌마을에 존재하는 것으로 그 내용도 상당히 풍부하다. 영둥할마이는 이월 초하룻날에 하늘에서 내려와 일정 기간 지상에 머물다가 올라가는 내왕 신격인 여성신이다. 특히 이월은 ‘남의 달’이라고 부를 정도로 영둥할마이가 지상에 머무는 동안을 의례 기간으로 인식해서 일상적인 생활이 일시적으로 정지하는 등 다른 달과는 다른 양상으로 전개된다. 의례는 집에서 행한 경우도 있지만 절에 가서 행하기도 한다.

[용왕신]

용왕신은 각 가정마다 물이 있는 일정한 장소를 정하여 안주인이 매년 가족의 안녕을 위해 모시는 신이다. 이를 ‘용왕먹이기’라고 한다. 용왕을 먹이는 것은 맏집이며 모시는 장소는 각 가정마다 달리 선택한다. 시기도 각 가정마다 다르며 좋은 날을 점쟁이에게 받아서 결정한다. 용왕을 모시게 된 원인은 서로 다르지만 그 원인이 가정의 우환 때문인 것이 대부분이다. 용왕은 가족 구성원이 집밖에서 의례를 행하는 유일한 가신으로 주로 모시는 집안의 식구의 안녕에 치중한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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