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120245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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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食生活 |
영어의미역 | Dietary Life |
분야 | 생활·민속/생활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개관) |
지역 | 경상북도 구미시 |
집필자 | 정소형 |
[정의]
경상북도 구미시에서 식재료를 조리하여 식품으로 만들어 먹는 생활과 풍습.
[개설]
넓은 뜻에서 식생활은 음식물과 이것을 가공하는 조리 및 조리에 필요한 기구와 식기 및 식사 예법 등이 포함된다. 구미시는 경상북도 서남부에 위치하고 있으며 도립공원인 금오산과 천생산, 태조산 등이 도시를 병풍처럼 싸안고 있다. 또한 구미시의 중앙을 낙동강이 북에서 남으로 관류하고 있어 농업을 위한 토지가 발달하고 용수 공급이 유리한 자연적인 입지 조건을 갖추고 있다. 식생활 역시 이에 영향을 받아 농업을 생계로 하는 토착민들의 고유한 식생활이 계승되어 오다가 최근 구미공업단지 조성으로 도시화되면서 도시적이며 서구적인 식생활 패턴이 유입되었다.
[변천]
구미 지역의 전통 식생활은 영남의 다른 농촌과 다를 바 없었다. 주식으로는 쌀밥과 보리밥, 잡곡밥을 많이 먹었다. 쌀밥은 명절, 제사, 생신 등 행사 때에나 겨우 먹을 수 있었고 일반적으로 보리밥과 잡곡밥을 많이 먹었다. 1990년대까지 갱식(김치밥죽 또는 갱죽), 콩나물밥, 무밥, 손국수(밀가루에 콩가루를 넣은 것), 호박범벅, 호박죽 등이 주식으로 전승되고 있었다. 농사 일꾼들의 중참으로는 찰밥, 국수, 떡국, 삶은 감자, 옥수수, 막걸리, 개떡 등이 있었다.
부식으로는 고기와 된장, 고추장, 산채, 김치 등이 있다. 소고기나 돼지고기는 상류층의 부식이었고, 개고기 보신탕은 여름철 세시 음식으로 먹었다. 된장은 일반적인 부식으로 널리 먹었다. 된장이나 고추장에 말린 삼모메잎과 조피잎(재피)을 넣은 장아찌, 보리등겨장(보리쌀겨로 만든 경북 지역 향토음식) 등이 선산 지역의 전통 부식으로 알려져 있다. 산채는 주로 삶아 무쳐 먹었다. 나물로 만든 음식으로는 삶은 나물을 넣은 죽, 취나물 또는 쑥떡, 두릅회, 참나물쌈, 생나물, 도라지, 더덕 등이 있고, 밭에서 많이 나는 호박잎, 깻잎, 콩잎, 씀바귀 등을 밥 위에 쪄서 먹었다. 김치는 통김치, 물김치(동치미), 막김치(배추·무를 썰어서 석박지처럼 담근 것), 정구지(부추)김치 등이 있고 젓갈은 별로 쓰지 않으며 대체로 단조롭게 만들었다.
구미 지역에서 전통적으로 먹었던 특별 음식은 찹쌀과 인삼을 넣은 닭백숙, 미숫가루, 보리감주, 보리술, 동동주 등이 있다. 선산 지역에서는 예로부터 소나무 잎을 가미하여 술을 담근 약주가 유명하였다. 선산 지방에서는 석감주를 만들어 먹었다. 원동 지역, 낙동강 주변, 금오산 성안마을에서는 감자술을 만들어 먹기도 하였다. 1990년대에 행사 음식으로 잡채를 많이 만들었고 호박설기, 무시루떡 등도 많이 먹었다. 구미 지역의 전통 의례 음식으로는 출산 때 미역국 외에 애호박죽과 무국이, 장례 때는 팥죽·흰죽·콩죽·국수 등이 특징적이다. 출산 음식인 애호박죽은 산모의 통풍을 막기 위해서, 장례 음식인 팥죽은 부정을 막기 위해서 먹었다고 한다.
구미공업단지가 조성되고 도시가 발달하면서 전통 식생활은 사라지게 되었다. 구미 지역의 전자업체, 섬유업체, 기타 업체 근로자 28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연구 보고서를 통해 구미 지역 도시 근로자들의 식생활을 단편적으로 볼 수 있다. 그 결과에 의하면 아침을 거르지 않고 먹는 근로자는 평균 28.1%에 불과하며 평균 87%가 외식의 경험이 있었다. 점심은 평균 90%가 직장 급식으로, 저녁은 평균 45%만이 가정에서 먹고 있었다. 하루 열량 섭취량의 대부분을 밥에서 얻었으며 감자나 고구마의 섭취는 부족한 편이었다. 고기, 생선, 두류 및 가공품은 대상자의 42.3%가 1일 권장량을 섭취하였다. 우유 및 유가공품은 대상자의 27.4%만 하루에 1컵씩 마셨다. 나물이나 야채는 응답자의 54.7%만이 하루 섭취량을 먹고 있었다. 예전에 비해 식생활 패턴이 다양하며 육류, 기호식, 가공식품 증가 등 차츰 서구화되어 있고 과다 작업 기피 현상으로 시간적, 경제적 여유가 생기면서 외식 빈도가 늘어나는 추세였다.
[현황]
현재 구미 지역의 주식은 거의 쌀밥이며 일부 가정에서 잡곡으로 찹쌀, 현미, 콩, 기장 등을 건강식으로 이용한다. 때로 콩나물밥이나 무밥, 국수, 칼국수 등을 먹는 경우가 있으나 예전의 주식으로서의 의미보다는 별식으로서의 의미가 강하다. 국과 찌개는 생활이 풍요로워지고 계절에 상관없이 다양한 재료를 이용할 수 있어 예전보다 종류가 많아졌으나 아직도 된장찌개, 김치찌개, 청국장을 많이 먹는다.
농촌 지역에서는 밭에서 나는 농산물을 부식으로 많이 이용하며 산나물과 각종 잎(콩잎, 깻잎, 들깨잎, 호박잎 등)을 쪄 먹는다. 도시에서는 대부분의 식재료를 시장이나 대형 마트에서 구입하여 조리한다. 특별식으로 떡이나 음청류(飮淸類: 술 이외의 기호성 음료) 등은 거의 시장에서 구입한다. 도시화와 서구화로 각종 가공식품과 인스턴트 음식의 소비가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패스트푸드 소비가 날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구미시 인동동을 중심으로 한 먹거리 골목에서는 패스트푸드뿐 아니라 외식 인구의 증가로 각종 한국 음식도 패스트푸드화되어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