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34009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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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의미역 | Ritual for Driving Away Evil Spirits |
이칭/별칭 | 객귀물리기,객귀물림,푸닥거리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의례/평생 의례와 세시 풍속 |
지역 | 경상남도 하동군 |
집필자 | 김성채 |
[정의]
경상남도 하동 지역에서 객구[客鬼]를 물리치기 위하여 행하는 민간 의료.
[개설]
객구물리기는 예컨대 배가 아플 때 그것이 잡귀가 들었기 때문이라 믿고 민간에서 행하는 치병 의식의 하나이다. 객귀물리기, 객귀물림, 푸닥거리 등이라고도 한다. 객귀는 자기가 살던 집에서 죽지 못하고 집밖이나 객지에서 죽은 사람의 넋이다. 하동 지역에서는 사람이 천수를 다하지 못하고 객지에서 죽었을 때, 그 혼령이 승천하지 못하고 원귀가 되어 자기 가족이나 친척 등을 괴롭힌다고 믿었다.
[연원 및 변천]
옛날부터 객사한 자는 가족이 있어도 그 시신을 집안에 들이지 않았으며, 장례도 제대로 된 격식을 갖추지 않았다. 집밖에서 비명에 죽어서 된 원귀 중에서도 가장 두려웠던 것은 자살한 사람의 원귀이다. 자살·타살·교통사고 등 불의의 사고로 죽은 귀신은 천수를 누리지 못했으므로 더 잔인한 악귀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러한 귀신은 손님[客]처럼 떠돌며 구걸하므로 사람이 많은 잔칫집에 잘 나타나는데, 음식을 탐내 붙어 있다가 그 음식을 먹은 사람에게 병을 일으키기도 한다. 특히 상갓집의 음식을 얻어먹었거나 또는 남의 음식을 먹고 난 뒤에 몸살이 난 것처럼 아프면 객귀가 들렸다고 생각하고 객귀풀이를 하게 된다.
[절차]
먼저 객귀가 들렸는지를 확인한다. 그리고 난 다음에 객귀를 물리는 양밥[액땜]을 하는 것이 객귀풀이의 순서이다. 객귀가 들렸는지를 확인하는 방법은 우선 종지에 좁쌀이나 보리쌀을 한 숟가락 넣고 환자 옆에 둔다. 다음은 주문을 외우면서 숟가락을 세워 보는데, 이때 객귀가 들면 숟가락이 선다고 한다. 또 다른 방법은 중발에 좁쌀이나 보리쌀을 가득 채우고 헝겊으로 싸서 엎어 쥐고 환자의 가슴과 배 위를 쓰다듬고 돌리면서 표적을 내 달라고 한다. 이때 객귀가 들렸으면 그릇 한쪽 귀퉁이에 반달 모양으로 움푹하게 들어가게 된다.
객귀를 물리는 방법은 마을에 따라 다르지만 대개 다음과 같다. 우선 보리쌀에 김치와 환자의 밥을 넣고 끓인 후 고추 세 쪽을 넣어 바가지에 담는다. 바가지에 식칼을 비스듬히 걸쳐 놓고 방으로 들어간다. 사람에 따라 찬물에 소금과 고추 몇 조각을 넣기도 하며, 쌀·된장·나물을 넣고 끓이기도 한다. 방에 들어가서 먹을 것을 모두 치워 버리고 방문을 꼭 닫는다. 방안에 음식이 있을 때는 객귀가 그것에 붙어서 나가지 않기 때문이다. 식칼로 바가지의 물을 떠서 환자의 입에 흘려 넣고는 큰 소리로 아래와 같은 비교적 긴 주문을 외면서 식칼로 허공을 휘두른다.
“헛쇠! 객구야 들어사재, 지지바 죽은 구살귀신, 머슴아 죽은 몽달귀신아, 헛쇠! 객귀야 썩 받아서 물러 서거라. 못다 먹고 못다 죽은 영웅귀신아, 개죽음 죽은 귀신아, 엎어져 죽은 귀신아, 쓰러져 죽은 귀신아, 남게 목졸린 귀신아, 물에 수살귀신아, 썩 받아 가지고 한 바가지 쪽바가치 받아 가지고 가라. 그저 산 사람도 말 한 마디 못하면 남 가는데 못 가는데, 귀신도 못가면 남 가는데 못 간다. 까시밭에 서있기만 하면 요동도 못한다. 아무 것도 청하지 말고 썩 받아서 물러가라. 그저 검정 수껑이 희돌고, 어서 빨리 앞뒤도 보지 말고, 오던 길로 빨리 가라. 썩 받아 가지고 가라. 그저 아픈 사람은 닭이 안 울어 날이 안 새어 아픈지, 물로 가신 듯이 썩 물러 가거라.”
그 다음은 식칼로 환자의 머리카락을 세 번 쓰다듬고 뜯어서 바가지에 넣고, 바가지에 환자의 침을 세 번 뱉는다. 문을 열고 식칼을 마당으로 던진다. 칼의 끝이 대문으로 향하면 바가지에 담긴 것을 대문 밖에 내다 버린다. 칼끝이 대문 밖을 향하지 않으면 재와 숯을 바가지에 담아서 칼끝이 대문을 향할 때까지 반복한다. 음식을 버린 다음에 대문 밖에 칼로 십자를 그어 칼을 꽂고 바가지를 엎어 놓는다. 그리고 이튿날 아침 일찍 칼과 바가지를 치운다. 또 다른 방법은 바가지에 날된장을 풀어 식칼로 환자의 머리를 세 번 뜯어 넣고 진언을 한 후, 된장국을 대문 밖에 뿌리면서 식칼을 던지며 바가지를 엎어 놓는다. 이때 칼끝이 밖을 향해야 객귀가 나가고 아픈 것이 낫는다고 믿는다.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객귀가 드는 것을 두려워한 사람들은 망제를 드렸는데, 하동군 화개면 운수리 석문마을에서는 ‘구일차례[망제]’라고 해서, 집을 떠나 객사하여 제삿날을 모르는 조상은 기제사를 지내 주지 못하기 때문에 이날 망혼을 위한 제사를 지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