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조선 후기 하동 출신의 무신이자 곤양 정씨(昆陽 鄭氏) 시조.

[가계]

자는 경운(景雲), 호는 매헌(梅軒), 시호는 충의(忠毅). 초명은 정무수(鄭茂樹)로, 1586년(선조 19) 무과에 급제한 후 선조의 명에 따라 기룡(起龍)으로 개명하였다. 첨정공(僉正公) 정중공(鄭仲恭)의 후손이며, 곤양 정씨의 시조이다. 증조할아버지는 호조참판 정철석(鄭哲碩)이며, 할아버지는 호조판서 정의걸(鄭義傑)이고, 아버지는 좌찬성 정호(鄭浩)이다. 전처는 강세정(姜世鼎)의 딸인 진양 강씨(晉陽 姜氏)이며, 후처는 선전관 권홍계(權弘啓)의 딸인 예천 권씨(醴泉 權氏)이다.

[활동 사항]

정기룡(鄭起龍)은 1562년(명종 17) 지금의 경상남도 하동군 금남면 중평리에서 태어났다. 1590년(선조 23) 경상우도병마절도사 신립(申砬)의 휘하에 들어갔으며, 이듬해 훈련원봉사가 되었다.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별장(別將)으로 승진하여 경상우도방어사 조경(趙儆)의 휘하에 들어가 종군하였다. 이때 거창에서 왜군을 격파한 뒤 금산 전투에서 왜군에게 포로가 된 조경을 구출하였다. 이어 곤양의 수성장(守城將)이 되어 왜군과 대치하여 격전을 벌인 끝에 상주성을 탈환하였다.

1593년(선조 26) 회령부사로 승진했는데, 이 해에 부인 진양 강씨가 죽었다. 이듬해 예천 권씨와 재혼했으며, 상주목사에 제수되었다. 1597년(선조 30) 정유재란이 일어나자 토왜대장(討倭大將)이 되어 고령에서 왜군을 대파하고 적장을 생포하는 등의 큰 전과를 거두었다. 이어서 성주·합천·초계·의령·고령 등의 여러 성을 탈환하여 경상우도병마절도사에 제수되었으며, 같은 해 경주와 울산 전투 등에도 참가하였다.

1598년(선조 31) 명나라 장수 이절(李梲)과 함께 왜군을 공격하다 이절이 전사하자 명나라 군사들이 정기룡 의 휘하에 소속되기를 원하였으므로, 명나라 신종(神宗)이 이를 허락하여 명나라 총병(總兵)의 직책을 받았다. 그리하여 명나라 군대의 총병직을 대행하면서 경상도에 있던 왜군의 잔적을 소탕하며 용양위부호군(龍驤衛副護軍)이 되었으며, 이듬해 다시 경상우도병마절도사에 제수되었다.

1601년(선조 34) 경상도방어사에 제수되고, 이듬해에 김해부사와 밀양부사 등을 거쳐 중도방어사에 오르고, 뒤에 용양위부호군 겸 오위도총부총관, 경상좌도병마절도사 겸 울산부사가 되었다. 1617년(광해군 9) 삼도통제사 겸 경상우도수군절도사에 올랐다가 1622년(광해군 14) 통영의 진중(陣中) 에서 사망하였다.

[묘소]

묘소는 경상북도 상주시 사벌국면 금흔리에 있는데, 경상북도 기념물 제13호로 지정되어 있다

[상훈과 추모]

정기룡이 임소(任所)에서 죽자 광해군은 “또 어진 장수를 잃으니 매우 놀랍고 측은하다. 주사(舟師)에 대해 잘 알고 익숙한 사람을 빨리 골라 보내고, 해조와 해도에 명하여 관곽(棺槨)을 내려주도록 하고 일로(一路)에서 호송해 주도록 하라.”고 명하였다. 경상북도 상주의 충의사(忠毅祠)에 제향되었으며, 채휴징(蔡休徵)이 정기룡의 일대기를 편찬하여 『매헌실기(梅軒實記)』란 이름으로 간행하였다. 장군이 탄생한 중평리에는 현재 정기룡 장군 유허지와 신도비, 사당인 경충사, 장군의 생가, 충효 교육관 등이 있다. 경충사 내에는 정기룡 장군의 유품이 보관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