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330199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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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巫堂 |
영어음역 | Mudang |
영어의미역 | Shaman |
이칭/별칭 | 법사,경객,정각이,정객이,보살,점바치,선굿무당,만신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충청북도 제천시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안상경 |
[정의]
충청북도 제천 지역에서 무속 의례인 굿을 주재하는 법사와 보살.
[개설]
무당은 신령과 단골을 중개하여 인간의 문제를 풀어내는 무속의 전문 직능자이다. 제천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무당은 현장의 용어를 빌려 ‘법사(法師)’와 ‘보살(菩薩)’로 분류할 수 있다.
[명칭]
법사를 예전에는 경객(經客)이라고 했다. 아직도 노인들의 기억 속에는 경객으로서 ‘정각이’ 또는 ‘정객이’라는 용어가 강하게 남아 있다. 한편 법사를 경사(經師), 경장(經匠), 경무(經巫), 재경(才經), 독경사(讀經師), 격객(覡客), 점가(占家), 점사(占師) 등이라고도 한다. 이러한 별칭에서 ‘경(經)·점(占)·복(卜)’ 등은 그들이 주재하는 굿이 독경 내지 문복 위주로 진행된다는 데 주목한 표현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사(師)·장(匠)·객(客)·가(家)’ 등은 법사가 일반적인 무당이 아니라 무속적인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일종의 전문인이라는 데 주목한 표현으로 볼 수 있다.
보살은 원론적인 의미에서 ‘위로 보리를 구하고 아래로 중생을 제도하는 대승 불교의 이상적 수행자상’을 말한다. 그런데 근간에는 여성 신도를 높여 이르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에서 굿을 하는 여자 무당을 부를 때 흔히 보살이라는 용어를 차용하고 있다. 예전에는 보살을 ‘점바치’, ‘선굿무당’, ‘만신’이라고 했다.
[정체성]
제천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법사는 10명이 채 안 되지만, 보살은 100여 명에 달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점사를 통해 보살이 굿을 성립시키며, 이후 보살이 법사에게 의뢰하여 축원을 전담케 한다. 제천 지역의 법사는 강신무·세습무 유형론의 대립항을 넘나들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강신무·세습무 유형론에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은 양상까지 포착되고 있다. 예컨대 단출한 무복(巫服)이나 신의 의지를 묻고 확인하는 무구(巫具)로서 신간(神竿)의 사용은 세습무적 경향성을 띠고 있지만, 신에 대한 뚜렷한 인식이나 주술을 강조하는 제의성은 강신무와 상통한다.
이렇게 강신무 성향과 세습무 성향이 공존하는 동시에, 강신무·세습무 유형론에서는 포착되지 않는 무악기의 미비, 춤의 부재, 직접적인 악령 제거와 같은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 특히 강신무의 강신이나 세습무의 세습과 전혀 다른 차원의 ‘강신의 가계 세습’ 현상이나 ‘조상의 영적 세습’ 현상이 나타나며, 오로지 학습에 의해 굿을 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강신무는 몸으로 직접 신 내림을 받았기 때문에 신에 대한 의식이 뚜렷하며, 신당을 꾸며 놓고 신을 모신다. 그러나 세습무는 강신의 체험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신에 대한 의식이 미비하거나 없으며, 개인적으로 신당을 꾸미지 않는다.
그런데 제천 지역의 법사는 이러한 시각이 유효하지 않다. 강신 체험을 한 법사가 개인적 신당을 갖고 있지 않는가 하면, 강신 체험이 없는 법사가 개인적 신당을 갖고 있는 경우도 있다. 신에 대한 인식은 강신과 상관없이 매우 뚜렷하다. 한편 제천 지역의 보살은 강신무 유형론의 일반적인 특징을 전형적으로 답습하고 있고, 지역적 특성을 확인하기가 어렵다.
[굿의 종류]
1970년대의 보고서를 살펴보면, 충청북도의 무당들은 구병 계열(救病系列)의 병굿, 푸닥거리 등, 기복 계열(祈福系列)의 안택굿, 고사굿, 삼신굿, 용왕굿, 삼재풀이, 살풀이 등, 강신 계열(降神系列)의 신명굿, 위령 계열(慰靈系列)의 넋굿, 지노귀, 오구굿 등을 주재했다. 그러나 현재 제천 지역의 무당들은 기복계열의 일종인 재수굿을 가장 많이 주재한다. 재수굿에 대한 수효가 상대적으로 높아서이기도 하지만, 지역의 굿 전통을 계승하려는 의지가 상대적으로 미미한 탓도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래도 다행스러운 것은 몇몇 법사나 보살들에 의해 우환굿, 지노귀, 병굿, 신굿 등이 지속적으로 전승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의의]
제천시의 법사와 보살이 주재하는 굿은 지역의 문화·지리적 특징을 함축하고 있는 지역적 굿거리의 면모를 지니면서 몇몇 특정 전문인이 단독으로 연행하는 독자적인 굿거리로 존재한다. 의례의 구성과 절차가 엄격히 고정되어 있으며, 제차(祭次)에 부합하는 무경은 대부분 주사(呪辭)이며, 무구(巫具)나 무장(巫裝), 제물 등이 간소하며, 이렇다 할 참여자도 없다. 이러한 성향 때문에 단양을 경계로 경상북도의 굿과 변별되고, 충주를 경계로 하여 호서 지역의 굿과 변별되며, 영월을 경계로 강원도의 굿과 변별된다. 지역적이며 독자적인 굿거리이기 때문에 다분히 지역적 전승에 의존하게 된 데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