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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0701259
한자 神話
영어음역 sinhwa
영어의미역 myth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지역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집필자 현용준

[정의]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민간에서 전승되는 초자연적인 존재와 그 활동에 관한 이야기.

[개설]

신화는 태초라는 아득한 옛날에 초자연적 존재에 의해 우주가 만들어지거나 국가의 시원과 관련한 신이한 인물들의 행적에 관한 이야기들이 주류를 이룬다. 그리고 이런 이야기들은 대체로 사실이라고 믿어질 뿐만 아니라 신성시되며, 종교적인 의례에서 사제자들에 의해 음송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음송되는 신화의 내용은 향유민(享有民)의 역사적 사실로 인정되고, 나아가 생활의 규범이 되기도 한다.

[제주 신화의 유형]

제주 지역에서 전승되는 신화는 크게 문헌 신화와 무속 신화로 나누어진다. 제주 지역에서 전승되고 있는 문헌 신화는 ‘삼성신화와 삼공주’ 신화의 하나로, 지중용출(地中湧出)과 해상표착(海上漂着)이란 화소가 결합하여 ‘탐라국 건국 신화’로서 기능하고 있는데, 수렵 문화에서 농경문화로 이행하는 단계를 반영하고 있다.

제주 지역의 무속 신화는 무속 의례인 굿에서 심방이 구연하는 ‘본풀이’로 전승되고 있다. 본풀이는 ‘천지개벽신화’를 비롯하여 일반신과 당신, 조상신의 내력담으로 이루어져 있다.

본풀이류의 무속 신화는 대체로 문예적 서사 구조의 형태로서 남녀의 영웅적 모습이나 사신 신화(蛇神 神話), 원혼 신화, 지중 용출 신화, 용궁녀 표착 신화, 치병신 신화(治病神 神話) 등의 특징을 보인다.

[제주 신화의 형식]

문헌 신화인 「삼성신화와 삼공주」 신화는 “태초에 사람이 없더니, 홀연 세 신인이 …….” 하는 식으로 ‘태초’라는 시간을 표시하며 시작된다.

그러나 무속 신화인 ‘본풀이’는 굿을 할 때 심방들에 의해 사설로써 풀이된다.

심방이 기본 제상 앞에 앉아 장구를 치면서, “어느 해 어느 달 며칠, 어느 마을의 누가 무슨 사유로 이 굿을 시작하여, 어떠어떠한 제차를 거쳐 무슨 본풀이의 차례가 되었기로 본풀이를 올립니다.” 하는 내용의 사설에 이어 본풀이, 곧 신화의 내용을 풀이한다.

본풀이의 서두는 대개 “옛날 옛적……” 하는 식으로 시작하여 주인공의 출생과 성장·고행·결연 등 파란 많은 생활을 그려 나가다가 끝에 가서 신으로서의 직능을 차지하여 좌정하는 것으로 결말을 지어 간다.

본풀이는 무엇보다 신으로 좌정하게 되기까지의 내력을 설명하는 데 초점을 맞추면서,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선과 악의 갈등 구조로 내몰다가 결국 선이 승리하는 모습을 보인다.

본풀이의 내용 중에는 양반에 대한 반항이나 풍자도 있고, 계모의 비행을 징계하는 모티프도 있다. 효행이나 정절을 권장하는 내용도 있으며, 숭불(崇佛)·숭무(崇巫) 사상을 고취하기도 한다.

그러면서 자연 사상이나 인문 사상들의 기원을 설명하고, 도덕적 규율이나 관습·제의 등의 원인들을 합리화하고 정당화시킨다. 이렇게 하여 이야기가 다 끝나면 “무슨 본풀이를 올렸습니다. 어떻게 하여 주십시오.” 하고 간곡한 축원으로 넘어간다.

이처럼 “옛날 옛적……” 하고 추상적인 시간으로 시작하는 형식이나 선악의 갈등 구조로써 이야기를 전개하는 모습에서 본풀이를 신화가 아닌 민담에 가까운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기는 하다. 그러나 본풀이의 주인공이 분명히 신이고, 주제가 신의 직능을 차지하여 신격으로 좌정하는 과정을 풀이하고 있다는 점에서 신화임에 틀림이 없다.

[제주 신화의 특징]

신화의 기능 중 가장 중요한 것이 신앙민의 생활양식 규제이다. 구좌읍 김녕리에서 전승되는 「궤내기당 본풀이」에는 신이 “돼지 천 마리를 잡아 피 한 점 흘리지 말고 돗제〔豚祭〕를 하라.”고 지시하는 내용이 나오는데, 이 지시대로 마을의 각 가호에서는 돼지를 잡아서 ‘돗제’를 지냈다.

「서귀본향당 본풀이」에서는 남신이 처제의 미모에 반해 본처를 버리고 처제와 도망가서 산다. 그리하여 신앙민들은, 남편은 서귀와 서홍리를 차지하고 처는 동홍리를 차지하여 좌정하게 되었다는 신의 뜻대로 서로 나뉘어 갈등한다. 두 마을 사람들은, 신화 요소에 의거하여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서로 혼인은 커녕 마소의 매매도 하지 않았다.

이러한 사례들이야말로 제주 지역에서 전승되고 있는 본풀이를 신화의 반열에 올리는 중요한 요소가 틀림없다.

신화의 내용을 구연한 다음 축원을 하는 이유는, 신화의 내용을 통해 신의 과거 행적을 명확히 제시하여 신이 그 소원을 들어 줄 수밖에 없도록 상황을 유리하게 지배하고 처리하기 위한 일종의 장치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서 제주 지역에서 전승되고 있는 본풀이, 즉 민속 신화는 축원 사항의 성취라는 공리적 기능이 주된 것임을 알게 되며, 아울러 자연 사상과 인문 사상에 대한 지식과 생활에서의 행동 기준을 부여해 주고, 동시에 심미적 쾌락의 기능을 주는 기능도 겸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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