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전라남도 진도군 진도읍 교동리에서 전해지는 십리바위에 관한 이야기.

[개설]

지리산을 공간적 배경으로 가지고 있는 우투리전설과 유사한 이야기로, 민간에 널리 전승되고 있는 아기장수설화의 이야기 구조를 따르고 있다.

[채록 및 수집상황]

1943년 12월 진도군 진도읍 교동리에서 임석재(任晳宰)가 조사하였다.

[내용]

옛날에 한 부부가 살았는데, 슬하에 자식이 없었다. 부부가 날마다 서낭당에서 빌어 아들 하나를 얻었는데, 아랫도리는 없고 웃도리(윗도리)만 있었다. 그래서 이름을 웃도리라고 하였다.

태어난 지 한 달째 되는 날, 웃도리가 어머니에게 콩 한 알이라도 없애지 말고 삶아서 모두 달라고 했다. 그러나 콩을 삶던 어머니는 콩 한 알이 떨어지자 무심코 주워서 먹어버렸다.

어머니가 콩을 삶아서 주자 웃도리는 콩을 푸대에 담고 어머니를 업고서 어디론가 갔다. 웃도리가 얼마나 빠르던지 날아가는 것 같았다. 그리하여 어떤 산에 이르러서는, 대나무 잎사귀를 뜯어다가 바위 위에 열십자로 늘어놓으니 바위가 떡 벌어졌다.

바위 속을 들여다보니 일월이 명랑하고 기와집이 즐비했다. 웃도리는 어머니한테 같이 들어가서 살자고 했으나 어머니는 집으로 내려갈란다고 하였다. 그러자 웃도리는, 그렇다면 내가 여기 바위 속에 있다는 말을 누구한테도 절대 하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다.

그런데 얼마 후, 어떻게 알았는지 수만 명의 군사가 웃도리를 없애기 위해 이곳으로 찾아왔다. 와서 보니 웃도리가 없자, 웃도리가 있는 곳을 말하지 않으면 어머니를 죽이겠다고 위협하였다. 어머니는 처음에는 말을 하지 않다가 결국 죽이겠다는 위협에 어쩔 수 없이 웃도리가 있는 곳을 알려주었다.

그리하여 바위를 찾아간 군사들이 바위 위에 대나무 잎을 열십자로 늘어놓으니 그 바위가 쩍 벌어졌다. 들어가서 보니 웃도리는 두 발이 생겨서 일어서게 됐는데, 발가락이 아직 덜 생겨 제대로 서지를 못했다. 그리고 어머니가 삶아준 콩들은 모두 병정이 되어 군사와 싸웠으나, 어머니가 삶으면서 먹어버린 콩 한 알 때문에 병정 한 명이 부족하여 잡혀서 그만 죽고 말았다고 한다.

[의의와 평가]

아기장수설화의 한 유형인 우투리전설과 유사한 이 전설은 새로운 영웅의 출현을 기대하는 민중의 심리가 표현된 신화적 내용의 설화라 할 수 있다. 웃도리는 장차 미래의 주인이며, 부모와 군사는 현실의 대변자이다. 이 양자 간의 대립에서 결국 현실적인 힘에 의하여 미래의 꿈이 좌절되는 이야기 구조를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