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650108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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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道具 |
영어공식명칭 | Gilssam Tool |
분야 | 생활·민속/생활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전라북도 무주군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김성식 |
[정의]
전라북도 무주 지역에서 부녀자들이 실을 내어 옷감을 짜는 도구.
[개설]
현대의 의생활(衣生活)은 화학 섬유를 재료로 만든 기성복이 가장 일반적이다. 그러나 전통 시대에는 집 안에서 주부가 직접 길쌈을 하고 옷을 만들었다. 일반적으로 의생활은 기후와 주거 생활 등 생활 양식과 관련이 깊다. 옛적에는 무더운 여름에는 삼베나 모시옷을, 추운 겨울에는 솜을 넣은 무명베 옷이나 명주옷을 주로 입었다. 모시옷이나 명주옷은 부유층이나 되어야 입을 수 있었다. 개화기 이후에는 서양식 복식 제도가 도입되면서 양복 착용이 점차 확산되었으며, 이제 한복은 결혼식이나 명절 등의 의례나 특별한 행사 때 주로 입는다.
1960년대 이후 경제 개발이 시작되고 서양 문물의 영향과 함께 화학 섬유가 대량 생산되면서 도시 지역에서는 기성복이 많이 보급되었지만, 농촌 지역에서는 1970년대 초반까지 직접 한복이나 생활복을 만들어서 입었다. 그래서 마을마다 여전히 베 농사를 짓고 누에치기를 하였으며, 베틀을 놓고 베를 짜는 집이 꽤 되었다. 이삭이나 잎에 들어 있는 환각제 성분 때문에 대마(大麻)는 한때 법적으로 통제되어 한정된 지역에서만 경작하였으며, 삼베[마포(麻布)]는 지금도 상복(喪服)이나 수의(壽衣)에 사용되며 귀한 옷감으로 대접받는다.
무주 지역에서 생산되던 옷감의 재료는 주로 목화, 삼, 모시, 누에고치 등이며, 이들 재료를 사용하여 만든 옷감으로는 무명베, 삼베, 모시, 명주였다. 무주군은 산간 지대에 자리한 특성상 기온이 낮아 목화보다는 주로 대마와 뽕나무를 많이 재배하였다. 따라서 명주를 짜는 양잠[누에치기]이 성행하였다. 이런 연유로 전라북도 전주에 있던 전북 제사 공장이 1970년 지금의 무주군 무주읍 오산리로 옮겨 와 생사(生絲)를 생산하면서 전국에서 일자리를 찾아 젊은이들이 몰려오기도 하였다. 1976년에는 7,000여 농가에서 잠견(蠶絹)을 생산하거나 관련한 부업에 종사하였다. 목화는 옷감보다는 이불을 만드는 솜을 생산하는 데 주로 사용되었다. 무주군 지역에서 마지막까지 삼베를 짠 곳은 안성면 사전리와 공진리 마암 마을, 덕산리 덕곡 마을, 적상면 괴목리 등이었다.
[모시 짜기를 사례로 한 길쌈 도구]
1. 쩐지, 조슬대, 날틀 : 모시 베끼기에서 모시 날기까지 과정과 도구
모시는 모시 베끼기, 모시 삼기, 모시 날기, 모시 매기, 꾸리 감기, 모시 짜기 순서를 거치며 만들어진다. 모시풀이 2m 이상 자라면 낫으로 밑동을 베어 낸다. 중간 부분을 꺾으면 알맹이가 빠진다. 이것을 절읍대라고 한다. 모시풀은 겉껍질의 속을 분리하는데, 이것이 모시의 원재료인 ‘태모시’이다. 이 과정을 ‘모시 베끼기’라고 한다. 태모시를 입으로 일일이 가늘게 찢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이를 ‘모시 째기’라고 한다. 모시 짜기에서 가장 중요한 과정이다. 이어 ‘모시 삼기’를 하는데, 모시 째기가 끝난 저마 섬유를 ‘쩐지’라는 버팀목에 한 뭉치 걸어 놓고 한 올씩 빼어 양쪽 끝을 무릎 위에 맞이어 손바닥으로 비비면 연결되고, 이를 광주리에 차곡차곡 쌓아 놓는 과정이다. ‘쩐지’는 대나무를 60㎝ 정도 길이로 잘라 세운 2개의 기둥인데, 끝을 브이(V) 자로 홈을 파서 모시를 한 뭉치[배미]씩 걸도록 만들어졌다.
이어 ‘모시 날기’가 이어진다. 모시를 짜려면 ‘모시 꾸리’의 모시 올을 길게 이어야 한다. ‘조슬대’라는 구멍이 10개 뚫린 대에 모시 올을 통과시켜 일렬로 놓아 둔 날틀에 실을 한 올씩 걸어 잇는다. 이와 같이 하여 모시 날기가 끝난 날실 다발은 고리 모양으로 연결하여 날틀에서 빼내어 뭉치로 만든다.
2. 바디, 도투마리, 끌개, 벳솔, 베틀 : 모시 매기에서 모시 짜기까지의 과정과 도구
‘모시 매기’는 날아 둔 모시를 질기게 하기 위해 거치는 과정이다. 모시 날기가 끝난 날실을 새수에 맞는 바디에 끼워[바디 쓰기] 한쪽 끝은 ‘도투마리’에 매고 다른 쪽 끝은 ‘끌개’에 말아 적당한 길이로 고정한다. 이어 날실을 팽팽하게 한 뒤 콩가루와 소금을 물에 풀어 만든 콩풀을 ‘벳솔[모시 솔]’에 묻혀 날실에 골고루 먹여 이음새를 매끄럽게 하고 왕겨를 태운 불에 천천히 말려 ‘도투마리’에 감아 모시 짜기에 알맞게 완성하는 과정이다
마지막으로 도투마리를 베틀에 얹고 ‘모시 짜기’를 한다. 날실이 감긴 도투마리를 베틀의 누운 ‘다리’ 위에 올리고 바디에 끼운 날실을 빼어 2개의 ‘잉아’에 번갈아 끼우고 다시 바디에 끼운다. 이 모시날을 ‘매듭대’에 매고 ‘말코’에 감아 날실을 긴장시켜 놓고 베틀의 ‘쇠꼬리채’를 발로 잡아 당기면 날실이 벌어진다. 벌어진 날실 사이로 ‘씨실 꾸리’가 담긴 ‘북’을 좌우로 엮어 모시를 짜 나간다. 이렇게 여러 과정을 거쳐 짠 모시는 표백소에서 표백 처리를 거쳐야만 상품로서의 가치가 생기며 소비자에게 판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