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경기도 양주 지역의 양주소놀이굿에서 영감이 소가 절을 하는 것을 절[사찰]에 비유하여 부르는 의식요.

[개설]

「절내력」은 양주소놀이굿의 ‘소마모색 타령’ 중에 나오는 마부의 타령으로서 무당[만신]이 소로 하여금 정숙하게 절을 올리게 한 것에 대하여 영감[원마부]이 사찰(寺刹)인 절에 비유하여 화답하는 소리이다. 이를 「절 타령」이라고도 한다. 만신이 영감에게 소를 사왔으니 성주신에게 인사를 해야 한다고 소에게 절을 시켜 보라고 하자, 원마부가 인사의 의미인 ‘절’을 절[寺]에 비유하여 「절내력」을 시작한다.

[채록/수집 상황]

1999년 양주문화원에서 발행한 양주향토자료총서 제2집 『양주의 옛소리』의 24쪽에 실려 있다. 「절내력」은 당시 경기도 양주군 백석면 방성리 주민 김인기[양주소놀이굿 기능 보유자]와 광적면 효촌리 주민 김환익[남, 69]이 소장하고 있는 가사집을 토대로 작성한 것이다. 서로 일치하지 않는 부분은 김인기 소장본을 기준으로 하여 양주문화원 향토사료조사팀이 정리하였다.

[구성 및 형식]

절을 할 수 있는 똑똑하고 예의 바른 소임을 보여 주는 대목에서, 정작 인사 예절로서의 ‘절’을 불교 사찰인 ‘-절[寺]’에 빗대어 결국 절 이름을 나열하는 것으로 「절 타령」을 대신하고 있다. 각 행구의 마지막에는 -사, -사절 등으로 끝나는 사찰 명을 병기하여 가사의 운을 맞추고 있다.

[내용]

1. 『양주의 옛소리』 수록 자료

동소문 밖으로 영도사절/ 무네미 뒤로 화계사/ 도봉 망월에 천축사/ 백운대 넘어 통도사절/ 경성 시내로 각황사/ 수락산으로 성암사절/ 과천 관악사절/ 합천 하고 해인사절/ 강원도 금강산 유점사절/ 고령으로 보광사절/ 양주구읍 백암사 절인데/ 어떤절을 찾으시오.

2. 『한국민요대관』[양주군 민요 9]의 자료

동소문//밖으로//영도사절//무네미//뒤로//화계사

도봉//망월에//천축사요//백운대//넘어//통도사절

경성시내로//각황사요//수락산으론//성암사절

과천에//관악사절이요//합천하구도//해인사절

강원도//금강산//유점사절//고령으로는//보광사절

양주구읍에//백화암//절인데//어떤//절을//찾으시오.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절내력」 속에 등장하는 무네미라는 지명은 옛날 북한산 계곡으로 흐르던 물이 자주 흘러넘치는 마을이라 하여 물 ‘수(水)’자와 넘칠 ‘유(踰)’자를 써서 ‘수유’라고 일컫게 된 현재 수유리의 옛 지명이다. 무네미는 물이 불어 넘친다라는 뜻의 ‘물넘이’로 이것이 무너미, 무네미로 와전되어 전해졌다.

「절내력」 속에 등장하는 백화암(白華庵)은 경기도 양주시 유양동 불곡산에 위치한 사찰로 불곡산은 옛 양주의 관아가 있던 자리이다. 백화암은 신라 시대 때부터 내려오는 고찰로서 도선(道詵)국사에 의해 ‘불곡사(佛谷寺)’로 창건되었다고 전해진다. 이후 여러 번 소실되어 중건되었고, 조선 후기에 이르러 백화암으로 불리었다고 한다. 또 백화암 아래의 약수 샘물은 여름날에 아무리 가물어도 물이 마르지 않고, 겨울날에 혹한이 와도 얼지 않는다고 전해진다.

[현황]

양주소놀이굿은 현재 양주소놀이굿보존회를 통하여 전수되고 있다.

[의의와 평가]

양주소놀이굿은 경기도 북부 지역의 독자적인 무당굿놀이로 재인식될 필요가 있으며, 의의 역시 이 점에서 찾아야 마땅하다. 「절내력」에서는 ‘절하다’의 절과 사찰로서의 절이 동음이의어인 것을 이용하여 소에게 절을 시키라는 어려운 주문에 각지의 유명 사찰을 나열하였다. 여기서 마부의 노련한 재치와 익살스러움이 드러나고, 이는 해학적인 웃음을 유발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