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30168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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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 番 -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경기도 양주시 |
집필자 | 조영주 |
[정의]
경기도 양주 지역에서 살인죄를 모면한 남자와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개설]
「두 번 죽은 사람」은 친구와 다투다가 우발적으로 친구를 죽인 한 남자가 친구의 마누라를 이용하여 살인죄에서 벗어난다는 소화(笑話)이다. 소화는 흥미를 유발하는 이야기인데, 「두 번 죽은 사람」은 그중에서도 상대방을 속여 원하는 바를 성취하는 내용이 나타난다는 점에서 사기담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채록/수집 상황]
1992년 양주문화원에서 출간한 『양주군지』에 수록되어 있고, 출전은 1989년 임석재가 집필하고 평민사에서 발행한 『한국구비설화』이다. 일제 강점기에 양주 지방에서 채록하였다고 한다.
[내용]
옛날에 어떤 사람이 주막에서 친구하고 술을 마시다가 싸움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싸우던 중에 친구를 때린다고 한 것이 그만 친구를 죽이고 말았다. 이 사람은 자기가 사람을 죽였다는 것을 동네 사람들이 알게 되면 큰일 나겠구나 싶어서 꾀를 내었다. 이 사람은 친구의 시체를 아무도 모르는 곳에 감추어 두었다가 한밤중에 시체의 손에 과자 한 봉지를 쥐여서 짊어지고 친구의 집으로 갔다. 그리고 친구의 집 대문 앞에서 죽은 사람의 목소리를 흉내 내며 문 열라고 소리쳤다.
집안에서는 친구의 마누라가 문을 열라는 소리를 듣고 “밤낮 술이나 먹고 돌아다니면서 집안일이란 조금도 안 하면서 술 먹고 밤늦게 들어와 무슨 염치로 문을 열라 말라 해.”라고 하면서 역정을 냈다. 이 사람은 다시 친구의 목소리로 “그럼 난 여기서 얼어 죽어도 좋단 말이야?”라고 하였다. 친구의 마누라는 얼어 죽건 말건 내 알 바 아니라고 하면서 나와 보지도 않고 문도 열어 주지 않았다. 그때가 겨울이라 몹시 추웠는데, 이 사람은 시체를 대문에 기대어 세워 놓고 “그럼 할 수 없지. 난 대문에 기대어 잘 수밖에.”라는 말을 남긴 뒤 도망쳤다.
다음날 아침 친구의 마누라가 일어나서 대문을 열었는데 남편이 픽하고 쓰러졌다. 마누라는 전날 밤 남편이 문 열라고 했는데도 열어 주지 않아서 남편이 추운 겨울날 밖에서 자다가 얼어 죽은 줄로만 알았다. 마누라는 남편의 손에 들려 있는 과자봉지를 보고 대성통곡을 하면서 밤낮 술이나 먹고 돌아다닌 것이 미워서 문을 안 열어 주었더니 아이들 주려고 과자까지 사들고 온 착한 남편을 그만 얼어 죽게 했다고 하였다. 또 몹쓸 년이 속이 좁아서 대문을 열어 주지 않아 생죽음을 당하게 했다고 하며 자책하였다.
[모티프 분석]
「두 번 죽은 사람」의 주요 모티프는 ‘죽은 사람의 가족을 이용하여 살인죄 면하기’, ‘일으켜 세워 놓은 시체’ 등이다. 실수로 친구를 죽인 남자는 살인죄를 면하기 위하여 꾀를 내어 친구 집으로 찾아가 친구의 목소리를 흉내 내며 친구의 마누라와 대화한다. 친구의 마누라는 남편이 온 줄 알고 술을 먹고 밤늦은 시각에 집으로 돌아온 남편에게 화를 내며 문을 열어 주지 않는다. 남자는 친구의 마누라가 화를 낼 것이라고 예상하고 집 앞에 친구의 시체를 세워 둔다. 다음날 친구의 마누라는 자기가 남편을 박대하여 죽인 줄 알고 자책한다. 결국 남자의 계획대로 친구의 마누라가 속아 넘어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