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0902914 |
---|---|
한자 | 孝子-名醫 |
영어음역 | Hyojawa Myeongui |
영어의미역 | Filial Son and Great Medicine Man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모현읍 매산리 |
집필자 | 김효림 |
[정의]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모현읍 매산리에서 전해 내려오는 효자 이야기.
[채록/수집상황]
1976년 7월 29일 모현면[현 모현읍] 매산리 중촌에 사는 황재하가 구연한 것을 채록하여, 1990년에 출간한 『용인군지』에 수록하였다.
[내용]
옛날 어느 마을에 명의가 되기를 소원하는 사람이 살고 있었다. 그는 깊은 산중에 들어가 10년 동안 지성을 다해 기도하며 의술 공부에 몰두하였다. 그가 10년을 넘긴 어느 날 밤 흰머리를 허리께까지 풀어 헤친 노인이 나타나 약방문을 내어주며 시험해 보고는 한양 어디어디쯤에 가서 약방을 내라고 일러주었다.
그리하여 노인의 말대로 따랐더니 과연 만병통치를 할 수 있는 명의가 되었다. 이러한 소식은 삽시에 전국 방방곡곡으로 퍼져 사람들이 구름같이 몰려들었다. 그즈음 부산에 살던 한 효자가 아버지의 병이 위중하여 소생할 기운이 보이지 않던 차에 한양 사는 명의의 소문을 들었다.
효자는 아버지를 들쳐 업고 한양까지 천리 길을 한달음에 뛰어갔다. 그리하여 그 의원의 약방에 도착한 아들은 약을 지으려 하였으나, 뜻밖에도 의원은 효자의 정성을 아랑곳하지 않고 냉정한 얼굴로, “밤이 깊어 약을 지어줄 수 없으니 돌아가시오.” 하며 효자와 그 아버지를 문전박대하였다.
효자는 분하고 괘씸하였으나 어쩔 도리가 없는지라 다시 아버지를 업고 집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러니 자연 발걸음은 무거울 수밖에 없었다. 효자가 산길을 터벅터벅 걷고 있는데, 등에 업힌 아버지가 갑자기 고기가 먹고 싶다며 아들에게 고집을 피웠다.
아들은 아버지를 잠시 나무 아래에 모셔 두고 고기를 찾아 산속을 헤맸으나 말라빠진 까마귀 시체 하나밖에 구할 도리가 없었다. 그러나 아버지는 까마귀 고기를 받아들더니 맛있게 먹었다. 그뒤 또 조금 가다가는, “얘야, 내가 고기를 먹었더니 갑자기 물이 마시고 싶구나.” 하였다.
아들은 또 물을 찾아나섰으나 근처에는 샘물은 커녕 고여 있는 물조차 찾아볼 수가 없었다. 산속을 한참 동안 헤매던 아들은 까만 바가지에 담긴 물을 겨우 발견할 수 있었다. 아버지는 그 물을 받아 꿀꺽꿀꺽 시원하게 들이켰다. 그런 뒤 집에 돌아오자 아버지의 병은 거짓말처럼 완쾌되었다.
효자는 아버지의 병환이 갑자기 완쾌된 영문을 알 수 없었지만 무척 기뻐하였다. 그러나 불원천리 마다하지 않고 찾아갔던 그 의원이 그리도 박정하게 거절한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효자는 이후 그 원수를 갚겠다고 이를 갈며 열심히 공부하였다. 그리하여 과거에 급제한 효자는 그 의원 집 근처로 부임하여 즉시 의원을 잡아 문초하였다. 그러자 의원은, “그래야만 돌아가시는 길에 천년 묵은 두개골의 물과 만년 묵은 까마귀 고기를 드시고 병이 나을 수 있을 것이기에 그리 냉정하게 하였습니다.” 하였다. 효자는 이 말을 듣고 자신의 경솔함을 뉘우치며 땅에 엎드려 의원에게 지금까지 품었던 나쁜 마음을 백배사죄하였다.
[모티프 분석]
「효자와 명의」는 치료 효행 설화의 하나로, 역사적 인물이나 사건은 나타나지 않는다. 단지 ‘명의’와 ‘효자’가 등장하여 치료 효행 설화를 구성하고 있다. 전설의 특징은 사라지고 대신 민담의 특징이 강하게 나타난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