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서천동 경희 대학교 혜정 박물관에 있는 조선 후기 함경도·경기도·강원도 지도.

[개설]

1740년대 하동 정씨(河東鄭氏) 가문의 정상기(鄭尙驥)[1678~1752]가 우리나라의 대형 지도인 『동국지도(東國地圖)』를 제작한 이후 아들 정항령(鄭恒齡)[1710~1770]과 역시 해주 정씨 가문의 정철조(鄭喆祚)[1730~1781] 등이 『동국지도』를 수정한 대형 지도를 계속 제작하였다. 이러한 지도를 바탕으로 1770년(영조 46) 신경준(申景濬)[1712~1781]이 영조(英祖)의 명으로 『열읍도(列邑圖)』 8권, 『팔도도(八道圖)』 1권, 전국도 족자 1축을 제작했는데, 함경도·경기도·강원도 지도는 『팔도도』의 원본이거나 가장 가까운 필사본으로 추정되는 도별 지도이다. 2008년 12월 22일 「함경북도 지도」·「경기도 지도」·「강원도 지도」 각 1장씩 총 3장의 지도가 보물 제1598호로 지정되었다. 2009년 6월 29일 「함경남도 지도」 1장이 추가되면서 4장의 지도가 보물로 지정되었다. 2021년 11월 19일 문화재청 고시에 의해 문화재 지정번호가 폐지되어 보물로 재지정되었다.

[형태 및 구성]

저지(楮紙)에 그린 채색 필사본이다. 가로세로 크기는 「함경북도 지도」 152㎝×120㎝, 「함경남도 지도」 243.7㎝×137.5㎝, 「경기도 지도」 82.5㎝×101.5㎝, 「강원도 지도」 164.3㎝×152㎝이다.

지도의 내용과 지명 변화를 고려해 볼 때, 1770년 신경준이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20리 방안의 군현 지도책인 『조선지도』와 거의 동일하며, 이들 군현 지도를 연결하면 각 도별 지도가 완성된다. 대체로 화려하게 채색된 산계(山系)와 세밀하게 묘사된 수계(水系) 사이에 군현의 지명과 읍치·성곽·역(驛)·창(倉) 등 인문적 요소가 정교하고 상세하게 표현되어 있다. 산지는 녹색으로 강조되어 연맥 형태로 묘사되어 있고, 바다는 연한 청색으로 채색되어 있다. 또 각 고을의 읍치에는 관아의 건물과 객사가 그려져 있다.

「함경북도 지도」에는 눈 덮인 원형의 분화구 주위에 순백색으로 덧칠한 백두산이 두드러지며, 천지는 물결무늬를 그려 넣어 사실감을 부각하였다. 「함경남도 지도」에는 태조(太祖) 이성계(李成桂) 조상의 능과 건국 전 이성계가 머물던 경흥전이 본궁이라는 표기와 함께 그려져 있다. 「경기도 지도」에는 국가의 권위를 표현하기 위해 서울의 성곽 안쪽을 다른 지역보다 큰 축척으로 묘사하여 서울 부근 지역이 조금 달라진 모습을 볼 수 있다. 「강원도 지도」에는 동해안의 기암절경과 아름다운 풍광을 그린 관동 팔경이 나타나 있고, 금강산은 묵선으로 간결하면서도 힘 있게 표현하고 있다. 또 울진 앞바다에는 울릉도와 우산도[독도]를 구분하여 그려 놓았다.

[의의와 평가]

신경준이 제작한 도별 지도 계통으로는 함경도·경기도·강원도 지도와 보물 제1599호로 지정된 「경상총여도(慶尙摠輿圖)」가 유일하다. 이 지도들은 색감이 뛰어나고 글씨 또한 정제되어 있는 높은 수준의 작품으로 현재까지 동일 계통의 지도가 발견되지 않아 희소성도 있다. 또한 정상기가 『동국지도』를 제작한 이후 김정호의 『청구도(靑邱圖)』와 『대동여지도(大東輿地圖)』로 발전되어 가는 중간 단계를 보여 주는 지도로 지도학사적 측면에서 높은 가치를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