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경상북도 안동시 정상동에 있는 조선 중기 정자 및 재사.

[개설]

어은정이라는 당호는 어은(漁隱) 이용(李容)의 호에서 따온 것이다. ‘어은’이란 아호에는 이용의 할아버지인 이명(李洺)과 아버지 이굉(李汯)이 벼슬을 버리고 경상북도 안동의 낙동강가에 안동 임청각과 반구정(伴鷗亭)을 지어 은거자적(隱居自適)하였듯이, 이용도 세념(世念)을 끊고 강호에 자적하고자 하는 바람이 담겨 있다 하겠다.

[위치]

어은정및재사는 경상북도 안동시 정상동 510-1번지에 있다. 어은정은 강 건너편을 바라보며 북쪽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재사는 어은정의 좌측에서 북쪽을 향해 있다. 안동역에서 영가대교를 건너 우회전하면 어은정및재사의 이정표가 보인다.

[변천]

어은정및재사는 퇴계(退溪) 이황(李滉)의 문하로서 후릉참봉(厚陵參奉)을 지낸 어은 이용이 1570년(선조 3)에 건립하였다. 원래 경상북도 안동군 와룡면 도곡동에 있었는데, 1971년 안동댐이 건설되면서 수몰되기에 이르러 1974년 12월 현재의 위치인 경상북도 안동시 정상동으로 이건하였다.

[형태]

어은정은 정면 3칸, 측면 2칸의 홑처마 팔작지붕집이고 재사는 정면 5칸, 측면 6칸의 ‘ㅁ’자형 집이다. 부속채는 정면 4칸, 측면 1칸의 맞배지붕집이다. 정사 쪽 모서리를 튼 이른바 튼 ‘ㅁ’자형의 재사 일곽과 별당인 어은정 일곽이 따로 병립하고 있다.

어은정은 사랑방과는 별도의 정자로, 2칸의 온돌방과 4칸의 대청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 외측으로는 ‘ㄱ’자로 꺾인 하인방과 광을 갖춘 ‘ㅡ’자 소옥이 배치되어 있다. 큰 대문은 어은정이 올려다 보이는 마당 끝에 따로 있고, 대문 양편에는 행랑채가 없이 막돌담이 축조되어 있어 이 큰 대문을 지나야 안대문에 들어서게 되어 있다.

어은정의 온돌과 대청 사이의 미닫이는 각기 네 짝 들어열개식의 갑창으로 되었는데, 중간 상부에 개창하여 작은 갑창 여닫이(일종의 바라지창)를 부착하였다. 이 바라지창에는 꽃과 새의 그림이 그려져 있어 칸막이 장식의 특수한 일례를 보이고 있다.

재사는 2칸통의 안방과 2칸통의 대청, 2칸통의 건넌방을 ‘ㅡ’자로 배열하였다. 안방 아래에 2칸의 부엌과 1칸의 헛간이 3칸 연속 개방 형식으로 꾸며졌다. 맞은편 아래채는 각 1칸씩의 온돌과 마루방, 2칸의 대청, 외양간, 헛간, 대문과 서고 1칸을 갖춘 ‘ㅁ’자형 집이다.

[현황]

어은정및재사는 1973년 8월 31일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42호로 지정되었고, 2021년 11월 19일 문화재청 고시에 의해 문화재 지정번호가 폐지되어 경상북도 유형문화재로 재지정되었다. 어은정이 문화재로 지정될 때 좌측에 위치한 재사도 일괄 지정되었다. 현재 소유자 및 관리자는 고성이씨 문중이다. 보존 상태는 비교적 좋은 편이다.

[의의와 평가]

어은정및재사는 조선 중기의 건축 양식을 엿볼 수 있는 좋은 자료가 되고 있으나 원래의 장소에서 옮겨 지은 것이라 주위 경관과의 조화는 찾아볼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