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24022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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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食生活 |
영어의미역 | Dietary Life |
분야 | 생활·민속/생활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개관) |
지역 | 경상북도 안동시 |
집필자 | 김재호 |
[정의]
경상북도 안동 지역 사람들이 이룩해 온 먹을거리를 둘러싼 독특한 문화 현상이나 활동.
[개설]
식생활은 자연환경의 영향만을 받은 것이 아니며, 역사를 비롯한 사회문화와도 관련성이 크다. 안동 지역의 식생활 역시 내륙 산간 지역의 자연환경적 특징도 두드러지지만 유교 문화의 영향도 크게 받은 것으로 확인된다.
[안동 음식문화의 특징]
안동 지역은 지리적으로 보면 소백산맥과 태백산맥 산간에 위치하여 내륙 산간 지역의 문화적 특성을 갖는다. 하지만 안동 지역은 고려 개국 때부터 중앙 정계와 관련이 깊었으며 사대부들이 많이 배출되었다. 따라서 궁중의 문화와 쉽게 교류하였으며, 중앙을 통한 외국의 문물 또한 쉽게 수용되는 측면이 있었다. 그런 배경 속에서 안동 지역에는 조선 초기부터 수도작 문화가 발달하는 등의 양상을 띠었으며, 식생활 역시 산간 지역의 특성과 더불어 중앙이나 외국과 교류하면서 만들어진 고유한 측면들이 많이 확인된다. 몽고의 술이 안동소주로 정착한 것은 외국과의 교류를 통한 음식문화의 단적인 예라 할 수 있다.
[안동 식생활의 구분]
식생활의 특징은 크게 일상식과 특별식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일상식의 경우 지리적 환경의 영향을 크게 반영하고 있으며, 특별식은 지리적 환경보다는 사회문화적 특징과 관련하여 발달된 것으로 특히 양반 문화의 영향으로 독특하면서도 다양한 의례음식들이 있다. 이러한 식생활의 전통은 오늘날 지역 경제의 밑거름이 될 뿐만 아니라 문화 자원으로서도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안동의 일상식]
안동 지역 일상식의 특징을 보면 안동의 지리적인 특성과 관련되어 있다. 안동은 산간 지역이라 교통의 불편으로 인해 어촌으로부터 싱싱한 식품의 재료들을 공급받기 어려웠다. 따라서 오래 보관할 수 있는 형태의 자반어물(염장어)과 건어물, 말린 해조류 등이 주로 반입되었고, 일반적으로 생선이 귀한 지역이었다. 종종 세계사적으로 보아서도 불리한 환경이 오히려 우수한 문화를 창출해 내는 경우가 있듯이 안동 지역 역시 어물의 염장술이 발달하여, 비록 해산물이 생산되는 어촌 지역은 아니지만 간고등어가 지역 토산물이 되어 전국적인 유명세를 타는 독특한 현상을 빚기도 하였다.
일상식에서 음식의 간은 대체적으로 짠 것이 특징이며, 다른 지역과 비교되는 두드러진 식품 재료는 콩이라고 할 수 있다. 콩은 음식의 주요 재료가 되는 장류는 물론이고, 부재료로 이용하는 음식에서도 아주 다양하게 쓰이는 특징을 보인다. 집장(거름장), 등겨장(시금장), 콩장 등은 콩이 음식의 주재료가 된 예이며, 장떡이나 시래기된장무침, 날콩가루를 이용해 만든 안동손국수(건진국수)·시래기국·냉국 또는 콩가루를 이용한 챗물·풋고추·고사리·마늘쫑·부추·팥잎 등의 채소찜 등은 콩을 부재료로 이용한 음식들이라고 하겠다.
[안동의 특별식]
특별식은 시절음식과 제사를 비롯한 길흉 대소사에 사용되는 의례음식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시절음식으로는 주로 겨울철 명절음식인 안동식혜가 대표적이라 하겠다. 안동식혜는 동해안 일대에 남아 있는 ‘고기식해[魚食醢]’에서 고기를 넣지 않은 ‘소식해(素[蔬]食醢)’와 감주류의 식혜가 결합하여 형성된 고유의 음식으로 추측된다. 안동식혜는 겉모습만으로는 다른 지역 사람들에게 종종 거부감을 주기도 하지만 지역민들에게는 간식이나 후식으로 더없이 좋은 음료로 취급된다.
의례음식은 퇴계 이황(李滉)을 중심으로 한 유교 문화의 본산이라 추로지향(鄒魯之鄕)으로 흔히 불리는 만큼 질과 종류에서 모두 특별하다고 할 수 있다. 안동 지역에서는 조상에 대한 제사와 손님맞이 등을 위한 다양한 음식들이 발달되었는데, 집안별로 독특한 음식이나 조리 방식 등이 오늘날까지 전승되는 예가 많다. 그런 점은 특히 불천위제사(不遷位祭祀)에서 두드러지는데, 집안마다 고유한 음식이나 진설 방식 등이 존재한다. 이런 배경 속에서 의례의 주요 음식인 떡과 한과류, 부치기[煎類] 그리고 다양한 기법의 민속주 등은 소박하면서도 격조 높은 향토음식의 뿌리가 되어 전승되고 있다.
특히 봉제사(奉祭祀)의 필수 제수품인 술은 일찍부터 가양주로 발전하였는데, 재령이씨 집안에서 17세기에 작성하여 전해 내려오던 음식 조리서인 정부인 안동장씨의 『음식디미방』에는 전체 146항목 중에서 술 빚는 법이 51항목을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대소사의 접빈객(接賓客)을 위한 음식으로는 보신탕이 널리 이용되었는데, 역시 『음식디미방』에는 보신탕을 조리하는 다양한 방식들이 소개되어 있다.
[의의와 평가]
일상과 의례의 이중 구조 속에서 다양한 식생활을 형성해 온 안동 지역은 향토음식의 고장으로 입소문이 난 것은 이미 오래전의 일이다. 안동은 오늘날까지 고유한 음식들이 전승되고 있는 명실상부한 향토음식 본고향이라고 할 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