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240235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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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風水地理 |
영어의미역 | The Theory of Divination Based on Topography |
분야 | 지리/인문 지리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경상북도 안동시 |
집필자 | 한양명 |
[정의]
음양오행설을 기초로 경상북도 안동 지역의 땅에 관한 이치를 설명하는 이론.
[개설]
풍수지리는 땅의 형세를 인간의 길흉화복에 관련시킨 전통적인 지리 이론으로서 주로 산천이 어우러져 이루는 외적인 모습을 설명하는 것이다. 풍수지리는 산·수(水)·방위·사람 등 4가지 요소를 조합하여 구성하며, 『주역(周易)』을 주요한 준거로 삼아 음양오행(陰陽五行)의 논리로 체계화하였다.
풍수지리는 명당을 찾는 데 있어서는 구체적으로 형국론(形局論)·간룡법(看龍法)·장풍법(藏風法)·정혈법(定穴法)·득수법(得水法)·좌향론(坐向論)·소주길흉론(所主吉凶論) 등의 원리가 적용된다. 이와 같은 7가지 원리는 편의상 분류일 뿐 실제 지세를 살피는 데 있어서는 모두 종합하여 적용되며, 세부적인 법술들이 많이 이용된다.
특히, 양기(陽基, 도읍의 풍수)에 주목해서 보면 지연 공동체가 거주하고 있는 지역의 산수가 어우러져 이루어 놓은 형상을 거시적으로 풀이하고 있는 형국론이다. 형국론은 땅의 생긴 모양이나 형세를 전반적으로 개관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에 풍수를 잘 모르는 사람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행주형국]
안동 사람들은 거시적으로 안동 지역 형국을 행주형(行舟形)으로 인식하고 있다. 행주형은 인물을 가득 싣고 막 출발하려는 배의 형국으로서, 이런 형국의 땅에는 인물과 재화가 풍성하다고 한다. 따라서 이런 땅을 공동체 터전으로 삼으면 지역의 발달과 번창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행주형의 지세는 키·돛대·배말뚝·뱃사공·뱃머리 등 배의 순항에 필요한 여러 시설물들을 갖추면 매우 좋지만 그 가운데 하나만 갖추어도 상관없다. 만약 이들 모두를 갖추지 못하면 이 배는 안정적이지 못하기 때문에 뒤집히거나 떠내려가 없어질 우려가 있다.
행주형국은 안동 지역 산천의 형세에서 유추한 것이다. 특히 산천 가운데 물은 행주형국으로 결정짓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길게 북에서 남으로 흐르는 낙동강은 안동에 이르러 동에서 서로 방향을 바꾸어 지역을 감싸고 흘러간다. 즉 낙동강은 안동의 동·남·서 세 방향을 감싸 안으며 흘러가는 것이다.
행주형의 가장 큰 특징은 득수(得水)를 원만하게 이루고 있다는 점이다. 세 면이 강에 맞닿아 있으므로 풍수의 핵심인 장풍득수(藏風得水, 바람을 감추고 물을 구하기 쉬움)에서 득수가 충족되는 것이다. 행주형에서 원만한 득수는 다른 한편으로 득수하는 방향이 공허한 수구(水口)의 문제를 생기게 한다. 수구란 마을 앞의 물이 흘러나가는 출구나 마을 앞에 개방되어 있는 공간을 의미한다.
물이 흘러들어 오는 것은 보여도 좋으나 흘러나가는 곳, 즉 수구가 보이면 좋지 않다. 아무리 그 지역이 좋은 형국이라 하더라도 수구가 열려 있으면 소용이 없으므로 행주형국은 득수로 인한 이점과 수구로 인한 불리함을 동시에 안고 있다. 따라서 행주형국에 살고 있는 지역민들에게는 수구에 대한 대응이 과제로 남게 되는 것이다.
[대응방식]
지역민들은 자신들의 거주 공간을 풍수적으로 인식한 결과 만족스럽지 않았을 때 적절한 대응을 통해 그 부족함을 채움으로써 문제를 해결한다. 이를 비보풍수(裨補風水)라 한다. 행주형국에 맞는 대응 방식으로 각종 시설물과 수구막이가 요청되는데 여기에는 조산(造山), 임수(林藪), 사찰·불탑·불상[寺·塔·佛] 등이 동원된다.
1. 조산(造山)
조산은 인위적으로 조성한 산이다. 보다 정확하게 말하면 산으로 인식되는 돌 내지 흙무더기이다. 풍수지리적으로 보아서 공허하고 취약한 지점에 산을 만듦으로써 그곳을 보충·보강하고자 하는 의식이 반영된 것이 조산이다. 『영가지(永嘉誌)』권2, 산천조(山川條)에는 11개 지역에 22개의 조산이 등장하는데 일직과 풍산의 조산 7개를 제외하면 9개 지역 15개의 조산이 읍내에 있었다. 그 가운데 존당조산은 행주형국의 대응책으로 조성된 것이다. 행주형국은 그 배를 매어 둘 말뚝 혹은 그에 버금가는 상징물을 필요로 하는데, 존당조산이 배를 정박시키는 말뚝의 역할을 하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2. 임수(林藪)
『영가지(永嘉誌)』권5, 임수조에는 모두 22개의 임수가 소개되고 있다. 읍내에 있는 임수 가운데 행주형국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조성된 것은 법흥사림(法興寺林)과 백연림(白淵林)이다. 읍내는 아니지만 인근 지역에는 아직도 부족함을 채우기 위한 임수들이 있다. 임하면 천전리의 개호송과 내앞쑤, 풍산읍 마애리의 마래쑤, 풍천면 하회리의 만송정쑤 등이 그것이다. 낙동강의 본류 혹은 지류변에 위치하고 있는 이들 숲은 한결같이 마을의 서북부에 위치하고 있으며, 풍수지리적 기능이 수구막이에 있다.
3. 사찰·불탑·불상
『도선을용경(道詵乙用經)』에는 부도·사찰·탑 등을 건립하는 뜻이 거꾸로 가는 지세를 바로하고, 공결한 땅을 채우며, 험악한 기운을 막는데 있음을 밝히고 있다. 특히 대비보(大裨補)로 기록되어 있는 법흥사전탑(法興寺塼塔), 법림사전탑(法林寺塼塔), 임하사전탑(臨河寺塼塔), 부천석탑(富泉石塔) 등은 각기 읍성을 중심으로 네 방위에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실제적으로는 부천석탑을 제외한 나머지 세 사탑은 읍의 동편에서 서편으로 흘러가는 낙동강 안에 위치하고 있다. 이는 강으로 열려 있어 아무런 방어가 없는 남쪽에 일직선으로 사탑을 세워 읍을 지키게 한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법흥사전탑은 낙동강의 본류와 지류인 반변천이 만나는 곳에, 임하사는 물이 읍을 빠져 나가는 수구에 위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