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24024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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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山神靈-黃金-退溪先生 |
영어의미역 | Master Toegye Played Baduk With The Mountain God and Gets Yellow Gold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경상북도 안동시 |
시대 | 조선/조선 전기 |
집필자 | 조정현 |
[정의]
경상북도 안동시에서 산신령과 내기 바둑을 두어 황금을 얻은 퇴계 선생에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개설]
이황(李滉, 1501~1570)은 조선 전기의 유학자로 자는 경호(景浩), 호는 퇴계(退溪)·퇴도(退陶)·도수(陶叟)이다. 예조판서·양관대제학 등을 지냈으며, 정주(程朱)의 성리학 체계를 집대성하였다. 작품에 시조 「도산십이곡(陶山十二曲)」이 있고, 저서에 『퇴계전서(退溪全書)』 등이 있다.
[채록/수집상황]
1999년 안동시사편찬위원회에서 출간한 『안동시사』에 수록되어 있다.
[내용]
퇴계선생은 바둑 실력이 국수급으로 바둑을 아주 잘 두었다. 어느 날 퇴계선생은 금강산 유람을 가게 되었다. 한참을 가다 보니 한 젊은이가 말 등에 떡하니 앉아서 퇴계선생을 보고 반말 비슷하게 말을 걸어 왔다.
“당신이 이황 선생이지요?” 퇴계선생이 그렇다고 하니 “당신이 나이도 많고 유학자이지만 바둑도 잘 둔다 하던데” 하고 또 젊은이는 반말 비슷하게 말을 걸었다. 퇴계선생은 “바둑을 잘 두지는 못하고 그냥 외유나 하고 놀지”라고 답하였다. 그러자 젊은이는 “그럼 나하고 바둑 한번 둡시다” 하는 것이었다. 퇴계선생은 마지못하여 “그럼 두자”라고 말하였다.
젊은이는 말 등에서 내려 바둑판을 펼쳤다. 퇴계선생이 가만히 보니, 바둑판과 바둑알이 전부 쇠이고 금이었다. 이제 바둑을 두려고 하니 젊은이가 하는 말이 “뭐라도 내기를 하자”는 것이었다. 퇴계선생이 “어떤 내기를 하면 좋으냐?”고 물으니 젊은이는 “내가 지면 이 바둑판하고 이 주먹만한 금덩어리를 줄 테니, 만약에 퇴계선생이 지면 내 요구대로 해 달라”고 하였다. 퇴계선생이 “네 요구가 뭐냐?”고 물으니 젊은이는 “당신이 이 세상에 있기 때문에 내가 세상에 나가 출세를 못한다. 당신이 이 세상에서 없어져야 되겠다”고 말하였다. 말하자면 죽이려는 속셈이었다.
젊은이가 계속 독촉하면서 “자신이 있으면 두고 아니면 말고” 하며 비아냥대자 퇴계선생은 젊은 사람한테 물러서지도 못하고 아니 둘 수도 없어 할 수 없이 바둑을 두게 되었다. 그런데 이 젊은이가 바둑을 아주 잘 두어서 마지막에 가니 그만 퇴계선생의 대마가 죽을 판이었다. 한 점만 잘못 두면 대마가 죽어 버리기 때문에 퇴계선생은 바둑알을 놓지도 못하고 한숨을 쉬고 있는데, 젊은이가 “잘 보고 놓으시오. 내 저기 가서 소변 좀 보고 오겠소” 하며 일어나 어디론가 가 버렸다.
퇴계선생은 속이 타서 바둑판만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는데, 갑자기 뒤에서 더벅머리 총각이 벌떡 일어나 손가락으로 놓을 자리를 짚어 주고는 다시 누워 버렸다. 그래서 퇴계선생이 더벅머리 총각이 짚어 준 자리를 가만히 들여다보니 참으로 기가 막힌 곳이었다. 묘수였던 것이다. 그래서 가만히 있다가 젊은이가 소변을 보고 와 앉으니, 퇴계선생이 더벅머리 총각이 짚어 준 그 자리에 바둑알을 딱 놓았다.
그러고 나니 젊은이가 성을 버럭 내면서 더벅머리 총각을 가리키며 “저놈 짓이지? 저 죽일 놈” 하면서 바둑판과 보따리를 싸 가지고 자리를 떠나 버렸다. 내기를 하였으니 금덩어리는 놓고 가 버렸다. 그때 더벅머리 총각이 일어나 하는 말이 “저 젊은 사람은 태백산 산신령인데 젊은이로 가장해서 퇴계선생을 잡으러 왔고, 나는 금강산 산신령인데 퇴계선생이 죽을까 봐 살리려고 옆에 누워 있었다”고 하는 것이었다.
[모티프 분석]
「산신령과 내기 바둑 두어 황금 얻은 퇴계선생」의 주요 모티프는 ‘퇴계선생의 위기’와 ‘금강산 산신령의 도움’이다. 위대한 인물에게는 두 부류의 주변 인물이 설정되는데, 바로 적대적인 쪽과 우호적인 쪽이다. 적대적인 세력은 늘 인물을 시험하고 시련에 빠지게 만들고, 우호적인 세력은 늘 인물을 도와 보호하고 큰 인물로 성장하도록 도와준다. 「산신령과 내기 바둑 두어 황금 얻은 퇴계선생」에도 이러한 모티프가 적용되어 내기 바둑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