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550186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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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祈子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경상북도 청도군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박성용 |
[정의]
경상북도 청도군에서 아들을 낳게 해 달라고 비는 출산 의례의 한 과정.
[개설]
결혼하고 나서 이른 시기에 아들을 낳았을 때에는 기자속(祈子俗)이 필요 없지만, 그러지 못했을 때에 자식이 아주 귀한 집에서는 아이를 원하는 특별한 민속 의례를 행하게 된다.
[전통 사회에서의 기자 의례]
1. 치성 기자
치성 기자는 일정한 대상물을 정하고 그곳에 치성을 드리는 것이다. 치성을 드리는 장소는 크게 집 안과 밖으로 구분할 수 있다. 더 세분하면 집·사찰·무당집·산·바다로 나눌 수 있다. 집은 방·마루·부엌·장독대·우물·탱자나무 등이고, 사찰은 칠성각·대웅전·석불 등이 치성을 드리는 장소가 된다.
가내 치성은 삼신을 위하는 예가 가장 광범하다. 부녀자가 섬기는 가신(家神) 가운데 하나인 삼신은 아이를 낳는 일을 맡은 신으로 삼신할멈이라고 칭하기도 하며 신체는 지방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그 밖에 조왕·세존단지·칠성·성주에게 비는 수도 있다.
산에도 치성 대상물이 많다. 대상은 산신당·고목·샘·기암·선바위·흔들바위·아기 바위·제왕 바위·미륵 바위 등 암석류가 있다. 산중의 신은 당목이나 동제당 이외의 자연물에도 있다고 생각하는 애니미즘적인 표현이라 할 수 있다. 이 모두를 산신이라 한다면 산신은 삼신, 칠성 다음으로 모시는 치성 대상물인 셈이다. 그 밖에도 방향이 좋은 냇가나 바닷가에 가서 치성을 올리기도 한다.
용왕은 우물 또는 냇물의 신으로, 출산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다. 하지만 남성 성기의 존칭을 용이라 부르니만치 용이 남성을 상징하는 것으로 보아, 주술적으로 감응함으로써 아들을 얻을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치성 기자는 남이 모르게 하는 것이 원칙이다. 한밤중이나 자정, 첫새벽에 남이 잠든 사이에 비는 것이다. 이것은 부인 단독으로 치성을 드리는 경우고 무당과 같이 할 때는 저녁부터 새벽까지 공을 드리는 수도 있다. 치성을 드리는 날짜는 손이 없는 날로 택일하여 하기도 하고 정월 7일, 대보름, 3월 3일, 4월 초파일, 5월 5일, 7월 7일, 9월 9일 등으로 날을 정하여 빈다. 대상물을 향해 염불을 외거나 손을 비비면서 기원을 말하는 방법이 있고 염불이나 경을 외울 때는 합장하고 빌기만 하면 된다. 그 밖의 방법으로 아기 바위에 돌을 던지거나, 아들 낳기를 비는 바위인 기자암(祈子巖)에 기원자의 나이대로 작은 돌을 문지르는 수가 있다.
모든 치성이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므로 정성과 인내가 필요하다. 치성 중에는 아들을 바라는 불공인 생남 불공(生男佛供)을 올릴 때를 제외하고는 부부 관계를 금하는데, 불공이 끝나고 나면 다시 부부 관계가 허용된다. 치성에 해를 끼칠까 봐 대문턱에 솔가지를 걸어 놓거나 개고기를 먹지 않으며 치성 장소를 1년간 옮기지 않고 치성 장소에 타인이 접근하는 것을 금하는 금기도 있다. 우리 조상은 아기를 잉태하는 것을 남녀의 성적인 결합에 의한 것이 아니고 하늘이 지시한 운명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2. 주술 기자
주술은 어떤 일이 합리적·기술적 과정을 통해 성취될 수 없거나 위험의 요소가 따를 때, 그것을 가공적으로 달성하려는 수단이다. 이 주술은 특히 의례를 통해 여러 가지 형태로 나타난다. 기자 중에서 주술 기자는 치성 기자와 비교하면 하위에 있다. 다시 말해서 자녀를 갖고자 할 때 처음으로 행하는 것은 치성을 드리는 것이고 여의치 않을 때 주술을 이용한다는 것이다.
주술 기자에도 다양한 방법이 있다. 주술이 있다고 생각되는 사물과 접촉함으로써 주술력을 얻는 방법, 출산과 관련이 있다고 믿는 음식물을 먹음으로써 그 힘을 빌리려는 방법 등이 있다.
음식을 먹는 방법 중 가장 보편적인 것은 아이를 낳은 집에 가서 자기 집의 쌀과 미역으로 첫국밥을 해 주고 그 집의 쌀과 미역을 받아와 국밥을 만들어 먹는 방법과 산모의 첫국밥을 같이 먹는 방법이다. 달걀·황소 불알·흰 수닭·수탉 생식기 등을 먹기도 한다. 닭과 황소 등이 기자를 위한 동물이고 여기에 우리가 흔히 먹는 돼지·개·어물 등은 제외된다. 정월 초하루에 낳은 달걀을 먹으면 아들을 낳는다는 말도 있다. 식물로는 밤·대추·고추·선인장꽃·익모초꽃·약쑥·치자·토란꽃·호박 꼭지·뽕나무 열매·백일홍 꽃가지 등이 있다. 우물물과 샘물을 먹는 방법도 있는데 반드시 새벽에 남보다 먼저 일어나 마셔야 효력이 있다고 한다.
주술력이 있다고 생각되는 사물을 지니고 다니는 방법 중 가장 보편적인 것은 산모에게 새옷을 해 주고 산모가 진자리[아이를 갓 낳은 자리]에서 입었던 옷을 얻어 와서 입는 것이다.
[현대 사회의 기자 의례]
1. 치성 기자
삼신할머니에게 치성을 올리고 성기 모양 바위 등에 빌든지 산이나 절에 가서 비는 예가 보통이다.
2. 주술 기자
속옷 안에 쇠도끼를 지니고 다닌다거나 점을 치든지, 아이를 많이 낳은 산모의 속옷을 얻어 입는 등의 방법이 있다.
3. 의학적인 방법에 의한 기자
의학적인 방법에 의한 남녀 구별 출산법으로, 식이 요법을 통한 체질 개선, 기초 체온법을 이용하는 임신 시도, 인공 수정 등이 있다.
아들을 낳는 식이 요법은 알칼리성 식품을, 딸을 낳는 식이 요법은 산성 식품을 먹는 것이다. 강력한 알칼리성 식품으로는 현미·녹차·미역·오이·당근 등이 있고 강력한 산성 식품으로 백미·땅콩·육류·생선·달걀노른자 등이 있다. 아들을 낳는 식이 요법은 보리가 70% 이상 섞인 밥이나 현미로 된 밥을 기본으로 하여 반찬으로는 미역·오이·가지·호박·미나리 등을 먹고 음료로는 보리차·우유·요구르트·유산 음료·와인 등을 마신다고 한다.
[청도 지역의 의례]
오늘날 청도 지역의 기자 의례는 20대, 30대에서는 주술 기자를 행하는 사람이 거의 없고 사람들이 많이 알지도 못한다. 하지만 자식을 낳게 해 달라며 초자연적 존재에 대해 비는 치성 기자는 아직도 행해지고 있다. 청도 지역민들은 대개 절에 가서 부처에게 빌거나 조상과 삼신에 비는 게 일반적이며, 당산나무에 정화수를 떠 놓고 빌기도 한다. 치성 기자 말고도 민간 처방이나 현대 의약을 복용하는 사례도 있다.
삼신에 비는 기자 행위를 “삼신 푼다.” 또는 “삼신 탄다.”, “삼신 받는다.”라고 하는데, 삼신풀이를 할 때에는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깨끗한 음식을 준비해서 아침 일찍 느티나무에 가서 “아기 하나만 점지해 주십시오.”라거나 또는 “고추 하나만 점지해 주십시오.”라고 하면서 빈다.
아들을 낳지 못한 며느리가 아들을 잘 낳는 사람의 속옷을 훔쳐서 입거나 아들이 많은 집의 총각 속옷을 품기도 한다. 조그마한 도끼를 허리에 차고 다니기도 하고 아들을 많이 낳은 집의 작두 고리를 훔쳐서 도끼를 만들어 집에 매달기도 한다. 상여가 마을을 나갈 때 관을 묻고 닦는 삼베 헝겊인 공포 조각을 훔쳐 속옷에 달고 다니거나, 줄다리기를 할 때 큰 줄을 몰래 타고 넘기도 하며, 그 밖에도 절에 심은 토란꽃을 먹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