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640097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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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內浦文化 |
영어공식명칭 | Naepo Culture |
분야 | 문화·교육/문화·예술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충청남도 당진시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김추윤 |
[정의]
충청남도 당진시 삽교천을 비롯한 서쪽 내포 지역에 발달한 문화.
[개설]
‘내포(內浦)’라는 용어는 『고려사』, 『조선 왕조 실록』, 일제 강점기 관변 자료에 폭넓게 나타난다. 사전적 의미로 '안개'로 많이 해석되고 있는데, 그보다는 삽교천이 해면 간척되기 이전에 에스트리[나팔상 삼각강]로 육지 안쪽으로 만처럼 크게 들어와 위치하여 붙여진 명칭으로 추측된다.
[내포 문화의 의미]
‘내포’는 강원도 강릉시에 있는 ‘경포(鏡浦)’와 유사한 의미이다. '경포(鏡浦)’라는 단어에서 '포(浦)'의 의미는 포구(浦口)가 아니라 바다가 육지 쪽으로 쑥 들어와서 사주(沙洲)에 의해서 생긴 석호(潟湖)를 말한다. 이것이 후에 확대되어 삽교천 서쪽 지역, 즉 지금의 충청남도 북서부 지역을 내포 지역이라고 불렀을 것이다. 김정호의 「청구도(靑邱圖)」나 리델 신부가 1866년 작성한 편지에 그려진 내포 지도, 조선 시대 실학자 이중환[1690~1756]의 『택리지』 등을 보면 한결같이 삽교천 서쪽 지방을 내포 지역, 내포 반도(內浦半島)로 나타내고 있다. 특히 이중환은 『택리지』에서 내포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충청도 지역에서 내포가 최상의 지역이고, 가야산 앞뒤의 10개 고을을 내포라고 한다."라고 구체적으로 기술하고 있다. 당시의 행정 구역으로 당진, 면천, 덕산, 해미, 서산, 태안, 결성, 홍주, 대흥, 보령 등지를 말한다. 고지도 내용과 내포 지역에 현재의 당진 지역인 당진과 면천 2개 고을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분명 좁은 의미에서 내포의 중심은 당진 지역이다. 넓은 의미로는 충청남도 북서부 태안 반도 일대를 내포라고 부른다. 조선 천주교구에서는 홍주(洪州)[홍성]를 중심으로 위쪽을 상부 내포(上部內浦), 아래쪽을 하부 내포(下部內浦)로 구분하기도 한다.
[내포 문화의 뿌리 삽교천]
내포 지방은 남쪽이 차령산맥으로 막히고, 북쪽으로는 아산만과 황해로 열려 있기 때문에, 일찍부터 금강 문화권(錦江文化圈)과는 별도로, 북쪽으로 서해-삽교천을 통하여 경인 지방인 한양으로 통하는 창(窓) 역할을 하였다. 북쪽으로 흘러들면서 통로 역할을 한 대표적인 하천이 삽교천과 그 지류인 남원천 그리고 역천이다. 두 하천은 하천 연변의 넓은 내포 평야 한가운데를 흐르고 있어서 논농사를 짓는 데 수원지 역할을 하였으며, 아직도 수리 농경 문화의 유산인 합덕 연호, 백미제 등이 남아 있다.
내포 지방에 있는 여러 하천 가운데 가장 큰 삽교천은 내포의 젖줄로 나름대로 내포 문화의 뿌리를 형성하는 데 큰 역할을 하였을 것으로 추측된다. 산계로는 충청권을 양분하는 차령산맥이 큰 영향을 주었으며, 차령산맥의 남쪽 지역은 금강 물줄기에 의해서 금강 문화권을, 북쪽 지역은 아산만과 삽교천에 의하여 경기 문화권과 유사한 근기 문화를 형성하였다. 또 한편 차령산맥 지맥상에 있는 내포 지역의 심장 가야산이 문화 형성에 큰 영향을 주었다. 가야산을 중심으로 퍼진 불교 문화는 내포 지방에 우리나라 최대의 미륵 분포 지역을 만들었고, 이어서 기층민을 미륵과 연계시키는 매향지로서 산곡수와 해수가 만나는 최고의 입지를 보여 당진 지역이 충청남도 최대의 매향지가 되었다.
[수계]
수계(水係)를 크게 나누면 해로(海路)와 수로(水路)로 나눌 수 있다. 해로가 '바닷길'이라면, 수로는 통상 '하천 길'을 말한다. 이러한 아산만과 삽교천을 기반으로 하는 수로는 전근대적인 시대에 교통의 편리성을 가져와 천주교 신앙의 못자리 역할을 하여 김대건 신부의 탄생지인 솔뫼 성지, 신리 공소, 구 합덕 성당 등 많은 천주교 유적을 남겼다. 아울러 당진은 삽교천, 역천 수로 주변의 포구를 매개로 하여 한양 경창을 드나들던 조운선에 의한 아산만 물길을 타고 들어온 포구 문화(浦口文化)의 중심지가 되었다. 이 밖에 당진은 예부터 충효의 고장으로 불릴 만큼 도처에 열녀비, 충효비, 신도비, 선정비 등이 곳곳에 많다.
산계와 물길에 따라 문화적 공간이 다르게 형성된다는 것은 공감되지만 그것을 구체적으로 내용상의 특성을 들어서 특정화하는 것은 힘들다. 왜냐하면 지역에 따라서 가야산 주변 10개 고을만이 가지고 있는 내포 문화 특성을 상징하는 문화 요소가 다양하게 제시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의 태안 반도 전체를 아우르는 포괄적인 프레임을 버리고 새로운 시도로 당진 지역을 중심으로 본 내포 문화의 특성을 파악하면 대개 6가지로 특정화할 수 있다.
[역할]
당진 지역은 아산만과 삽교천을 중심으로 내포 지방의 문화 통로 역할을 하던 곳으로 이질적인 여러 문화가 융·복합하여 이루어졌다. 이 지역은 아래의 6가지 동질성을 바탕으로 나름대로 독특한 내포 문화권을 형성하였다.
첫째, 삽교천, 역천 수로 주변의 포구를 매개로 하여 한양 경창을 드나들던 조운선에 의한 아산만 물길을 타고 들어온 포구 문화(浦口文化)이다.
둘째, 하천 수계를 관개 용수로 이용한 우강, 합덕, 신평 등 내륙 곡창 지대의 수리(水利)를 바탕으로 한 농경 문화(農耕文化)이다.
셋째, 향을 묻으면서 생기는 침향을 매개로 미륵 부처와 연결되기를 기원하는 민중 불교의 신앙 의례인 매향 문화(埋香文化)이다.
넷째, 충청남도 행정 구역에 속하면서도 대전 문화권[금강 문화권]이 아니라 경인 문화(京仁文化)이다.
다섯째, 수많은 열녀, 충신들의 비석이 산재하고 부모에게 효도하고 국가에 충성하는 인재들의 본향인 충효 문화(忠孝文化)이다.
여섯째, 내포 지역의 천주교 신앙의 못자리 역할을 하는 천주교 문화(天主敎文化)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