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경기도 가평 지역에서 모시는 가택신 중 제석신에 대한 신앙.

[개설]

제석은 가정에서 칠성과 동일하게 모셔지고 있는 천신 계열의 신으로 명과 복을 주는 신이다. 제석신은 주부의 거처이자 아이를 낳는 곳인 안방에 모셔지는데, 제석이 아이의 점지와 수명장수를 도와주기 때문이다. 가평 지역에서는 ‘지석’이라고 불리는데 이것은 제석의 와음이다.

[연원과 변천]

제석신은 불교에서 도리천을 관장하는 호법신이었으나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우리의 천신 신앙과 결합하여 천신으로 숭배되고 있다. 무속에서는 칠성신과 함께 모셔지며 민간에서도 칠성과 제석이 혼합되어 명칭이 복합적으로 나타난다. 제석신은 농경 신앙과도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어, 굿을 할 때 제석거리에서 소놀이굿을 하는 지방도 있다. 오늘날 젊은이들은 제석에 대해 알지 못하며 토박이 노년층 중에서는 제석바가지를 모시는 사람들이 있다.

[절차]

가평 지역에서는 제석에 칠성, 삼신의 성격이 복합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제석의 신체는 쌀을 담은 바가지의 상부를 한지로 덮은 형태이다. 안방에 벽장이 있는 집에서는 벽장에 두기도 하지만 요즘 주택과 같이 벽장이 없는 곳에서는 장롱 위에 올려둔다. 설악면 향교말의 이복선 씨 댁에서는 안방 구석을 제석의 거처로 삼고 있으나 지석바가지를 모셔놓지는 않았다. 이 집에서는 음력 10월 초에 집고사를 지내는데 이때 제석[지석], 성주, 칠성, 터주 순으로 지낸다. 안방에서 제석에게 고사를 지낼 때는 백설기와 청수를 올린다. 제석은 깨끗한 것을 받는 신이기 때문에 술은 올리지 않는다. 설악면 양지말 최양순 씨 댁에서도 제석[지석]을 모시는데 ‘지석바가지’에 쌀을 넣어 한지로 덮어 안방 장롱 위에 올려놓는다. 고사를 지낼 때는 장롱 앞에서 백설기 시루와 청수를 상 위에 올려놓고 절을 하고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