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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데이터
항목 ID GC01701722
한자 中高制
영어의미역 Junggoje Traditional Korean Narrative Song
분야 문화·교육/문화·예술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지역 충청남도 공주시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강원조

[정의]

충청남도 공주 지역에 전해지는 판소리 유파.

[개설]

판소리는 한 사람의 소리꾼[唱者]이 고수(鼓手)의 북 반주에 맞춰 극적(劇的)으로 구성된 이야기를 ‘소리’와 ‘아니리’ 그리고 ‘발림’을 통해 전달하는 우리나라 고유의 전통 공연 예술이다.

[판소리의 유파]

판소리는 동편제, 서편제, 중고제 등 크게 세 유파로 구분할 수 있다. 판소리 중에 영화로 만들어져 우리에게 가장 알려져 있는 것이 서편제(西便制)일 것이다. 서편제는 조선 정조 때에서 순조 때 무렵 8명창 중의 한 사람인 박유전의 법제(法制)를 이어받은 유파로 광주, 나주, 보성, 강진, 해남 등지에서 성행하였는 데, 이 지역들이 섬진강 서쪽에 있다고 하여 서편제라 부르게 되었다.

서편제의 특징은 유연애절(柔軟哀切), 즉 부드러우면서도 구성지고 애절하며, 소리의 끝이 길게 이어진다는 점이다. 또한 계면조(슬픈 가락)의 가락이 많으며, 장단의 운용 면에서 엇부침이라는 매우 기교적인 리듬을 구사한다. 또한 발림(육체적 표현, 동작)이 매우 세련되어 있다.

이는 활달하고도 우렁찬 동편제(東便制)와 좋은 대조를 이루기도 한다. 서편제에 어울리는 노래로는 「심청가」가 꼽힌다. 서편제의 명창으로는 박유전을 비롯하여 이날치, 정창업, 김정근, 박만순, 김창환, 정정렬, 김소희, 김여란 등이 있다.

동편제는 섬진강 잔수(전라남도 구례)의 동쪽 지역 명창들에 의해 완성되어 구례, 남원, 순창, 곡성, 고창 등지에서 성행한 판소리를 말한다. 명창 가왕 송흥록이 발전시켜 국창 송만갑이 완성시켰다. 웅장하면서 호탕한 소리인 우조(씩씩한 가락)를 많이 사용하고, 발성초(發聲初)가 진중하다.

통성을 쓰며 소리 끝을 짧게 끊는 등 대마디 대장단을 사용하여 기교를 부리지 않는다. 동편제의 명창으로는 가왕 송흥록을 비롯해 송광록, 송우룡, 송만갑, 이동백, 김채만, 박만순, 임방울, 박동진, 김여란, 전광수, 박초월, 김소희, 한승호, 정진권 등이 있다. 중고제(中高制)는 충청도와 경기도 지역에 전승된 소리로 명창 염계달, 김성옥의 창법으로, 창법상 동편제와 서편제의 중간적 성격을 띠고 있으며, 첫 소리를 평평하게 시작하여 중간을 높이고 끝을 다시 낮추어 끊는 것이 특징이다. 상하 소리가 분경하고 경(京) 드름조(調)가 많다. 소리는 동편제와 비슷한 듯하지만 기호 지방 특유의 시김새로 짜여 있다.

한편 공주 지역의 소리를 중고제라고도 한다. 동도 아니고 서도 아닌 중간이라 붙여진 이름으로 공주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중고제의 명창으로는 모흥갑, 김제철, 김정근, 김석창, 김창룡, 한송학 등이 있다. 안타깝게도 중고제 판소리는 서편제, 동편제가 활발히 전승되고 있는 데 반해 현재 맥이 끊어질 정도이며, 대중의 관심에서 사라진지 오래되었다.

비록 판소리를 동편제, 서편제, 중고제 세 가지 유파로 보고, 그 전승자들을 살펴보았지만, 사실 전승 계보의 순수성이 남아 있는지 의문이다. 왜냐하면 동편제를 하는 소리꾼이 서편제도 하고 있고 서편제를 하는 소리꾼이 동편제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판소리 유파의 해체]

판소리를 교통이 발달하지 못한 개화기 이전에는 동편제, 서편제, 중고제 등으로 나눌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개화 이후에는 교통의 발달로 인해 소리꾼의 내왕이 활발했으며, 서로 간의 교류 또한 활발했을 것이다. 또한 모든 예술이 그렇듯, 예능인들은 스승에게서 배운 대로 답습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럴 수도 없다. 스승에게서 배운 것을 가지고 자기 나름대로 창조해 나가는 것이 예술이다.

판소리도 마찬가지이다. 동편제를 하는 소리꾼이 서편제를 할 수도 있고, 중고제를 할 수도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공주의 소리꾼 박동진은 동편제를 전수받았지만, 서편제뿐만 아니라 중고제까지 두루 섭렵하여 어느 유파에도 속하지 않은 독특한 판소리 체계를 구축하였다. 또한 김소희는 처음에는 동편제 소리꾼인 송만갑에게 배웠으나 이후 서편제 소리꾼인 정정렬과 박동실에게도 배워 자신의 예술 세계를 완성하였다.

오히려 유파를 따지지 않고 다양한 스승으로부터 다양한 소리를 전수받아 그것을 가지고 자기 나름대로의 독창성을 띠는 것이 요즘의 경향이고, 다양한 소리를 전수받아 그것을 자기만의 세계로 끌어올리는 소리꾼이야 말로 진정한 명창이라 할 수 있다.

[의의와 평가]

판소리는 우리의 전통 소리이다. 수천 년간 이어 내려온 우리 전통의 소리 중 동편제와 서편제는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고 있지만, 중고제는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고 하니 참으로 안타깝다. 이제부터라도 중고제에 대해 정확한 이해와 발굴, 특히 대중들의 애정 어린 관심이 더욱 절실할 때라고 생각된다.

[참고문헌]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91)
  • 박동진판소리전수관(http://http://www.parkdongj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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