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340095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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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의미역 | Song for Tramping down a Tomb |
이칭/별칭 | 「회다지 소리」,「어이여라 달구야」,「질겅질겅 밟아나 주소」,「용화 세계」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문화유산/무형 유산 |
유형 | 작품/민요와 무가 |
지역 | 경상남도 하동군 |
집필자 | 정미란 |
[정의]
경상남도 하동 지역에서 관을 묻은 후 봉분을 다질 때 부르는 의식요.
[개설]
「뫼 다지는 소리」는 장지에서 관을 묻고 무덤을 만든 후 흙을 단단하게 다지며 부르는 장례 의식요이다. 내용상은 의식요이면서 기능상 노동요의 성격을 갖고 있다. 하동 지역에서는 이를 「회다지 소리」라고도 한다. 「회다지 소리」는 죽은 사람을 묻고 묘를 만들기 위해 사람들이 회(灰)를 섞은 흙을 다지면서 부르는 데서 비롯된 민요이다. 「뫼 다지는 소리」는 죽은 자에 대한 애도와 함께 무덤을 만들기 위해 땅을 다지는 노동의 호흡을 고르고 흥을 돋우기 위한 내용을 담고 있다.
[채록/수집 상황]
2007년 하동문화원에서 발간한 『하동의 민요』에는 「회다지 소리」, 「어이여라 달구야」, 「질겅질겅 밟아나 주소」, 「용화 세계」 등 4편이 채집되어 수록되어 있다.
[구성 및 형식]
처음에는 느린 가락으로 시작되어 점차 빨라지며, 후에는 사람들의 흥을 돋우는 메나리조로 변화되어 간다. 무덤 다지는 소리 「어이여라 달구야」는 선후창 형식을 취한다. 후렴으로 “에헤 에이랴 돌고”를 반복한다.
[내용]
1. 「어이여라 달구야」
에헤 에이랴 달고/ 에이 에이랴 돌고// 명사십리 해당화야/ 에이 에이랴 돌고// 내년명년 춘삼월이 되면/ 에이 에이랴 돌고// 이 세상은 다시나 오건만/ 에이 에이랴 돌고// 우리 인생 한 번 가면은/ 에이 에이랴 돌고// 군밤에 싹이나 트면/ 에이 에이랴 돌고// 고목 남개에 꽃이나 피면/ 에이 에이랴 돌고// 틀렸고나 틀렸고나/ 에이 에이랴 돌고// 달고 담는 군방님네들/ 에이 에이랴 돌고// 이네말씀 들어보소/ 에이 에이랴 돌고// 모셔를 보세 모셔를 보세/ 에이 에이랴 돌고// 팔도명단 명기를 뽑아/ 에이 에이랴 돌고// 이 자리에 모셔를 보세/ 에이 에이랴 돌고// 저 멀리 함경도 땅에/ 에이 에이랴 돌고// 마천령 산맥에 걸쳐나 있구나/ 에이 에이랴 돌고// 옆을 보니 백두산이라/ 에이 에이랴 돌고// 백두산 명기를 뽑아다가/ 에이 에이랴 돌고// 이 자리에 모셔를 보세/ 에이 에이랴 돌고// 평안도 땅을 밟아서 보니/ 에이 에이랴 돌고// 언진산맥이 걸쳐 있구나/ 에이 에이랴 돌고// 옆을 보니 모란봉이냐/ 에이 에이랴 돌고// 모란봉 명기도 뽑아다가/ 에이 에이랴 돌고// 이 자리에 모셔를 보세/ 에이 에이랴 돌고// 경기도를 올라를 가니/ 에이 에이랴 돌고// 관악산맥이 걸쳐 있구나/ 에이 에이랴 돌고// 관악산 명기도 뽑아다가/ 에이 에이랴 돌고// 이 자리에 모셔를 보세/ 에이 에이랴 돌고// 충청도를 내려를 가니/ 에이 에이랴 돌고// 임진산맥이 걸쳐 있구나/ 에이 에이랴 돌고// 옆을 보니 계룡산이냐/ 에이 에이랴 돌고// 계룡산 명기도 뽑아다가/ 에이 에이랴 돌고// 이 자리에 모셔를 보세/ 에이 에이랴 돌고// 전라도 땅을 밟아 보니/ 에이 에이랴 돌고// 태백산맥이 걸쳐 있느냐/ 에이 에이랴.
2. 「회다지 소리」
어허여로 달구야 어여로 달구야/ 달구소리를 맞고나 합시다.
3. 「질겅질겅 밟아나 주소」
여보시오, 여러분들/ 높은 데는 얕추 밟고/ 낮은 데는 높여서 밟아/ 유추만년 밟아나 주소.
4. 「용화 세계」
이 터를 잡을 적에/ 어느 지관이 잡았는고/ 천하에 제일가는/ 일류지관 불러다가/ 좌우로 펼쳐놓고/ 자좌 오행 가려내니/ 여기가 명당일세/ 주유일봉 주산이요/ 군자산이 안산되고/ 삼봉아 바늘형이/ 여기 적시 분명하네/ 앞을 잠깐 바라보니/ 내천지가 걸렸으니/ 용화세계가 아니던가.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우리 조상들에게 장례는 슬픔으로만 일관한 의식이 아닌 축제의 의식이기도 했다. 사람의 영혼이 육체를 떠나면 삶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것이라 여겼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 민족은 죽음을 맞는 의식을 잔치처럼 치렀다. 이러한 목적이 상여를 화려하게 꾸미고 「상여 소리」와 「뫼 다지는 소리」를 정성껏 부르는 풍습도 낳았다.
[현황]
요즘은 무덤을 만들고 다지는 일에 포클레인을 이용한다. 사람들의 일손을 필요로 하는 일이 아직 남아 있긴 하지만 장례 의식이 바뀌면서 「뫼 다지는 소리」도 점점 사라지고 있다.
[의의와 평가]
「뫼 다지는 소리」는 죽은 이를 장례하는 풍습 중 수장(水葬)이나 풍장(風葬), 화장(火葬) 등에서는 볼 수 없는 매장을 중시하는 우리 고유의 장례 풍습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의식요이다. 「뫼 다지는 소리」, 「회다지 소리」 등은 죽은 자에 대한 애도와 함께 무덤을 만들기 위해 땅을 다지는 노동의 호흡을 고르고 흥을 돋우기 위한 노동요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질겅질겅 밟아나 주소」의 사설에서는 높은 데는 낮추고 낮은 데는 높여서 무덤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 잘 드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