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62012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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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家神 信仰 |
영어공식명칭 | Household Worship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경상남도 함안군 |
집필자 | 황은실 |
[정의]
경상남도 함안 지역에서 가정의 여러 신을 믿는 의례 행위.
[개설]
가신(家神) 신앙이란 마을 공동체 구성원의 대동과 안녕을 기원하는 마을 제사와는 달리 집안의 안녕과 가족의 평안을 기원하는 개별적이고 독자적 성격의 신앙을 말한다. 이런 가신 신앙은 주로 여성들이 주체가 되어 마루, 안방, 부엌, 대문 등 집안 곳곳에 존재하는 신(神)에게 정기적 혹은 부정기적으로 제의를 지낸다. 가신은 집을 단위로 하는 가족의 번창을 돕고 액운으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신들로서, 집안 곳곳에 상주하여 외부에서 들어오는 위험으로부터 가족을 보호하고 행운을 준다고 믿는다.
[가신]
가정에서 주로 신앙의 대상으로 섬기는 가신으로는 성주, 삼신, 조상신, 조왕, 터신, 업, 대문신, 외양간신, 뒷간신 등이 있다. 집을 구성하는 공간은 각자 주관하는 가신들이 달리 자리하고 있으며, 그 역할과 위계가 정해져 있다. 함안 지역에서 전통적으로 섬겨온 대표적 가신은 성주, 조상, 제석, 제왕, 용왕 등이다, 성주신의 경우 집을 지켜 주는 으뜸 신으로 가신들 중에 위계가 가장 높다. 산인면 모곡리 장내 마을의 경우, 음력 정월 보름이나 동짓날에 대청마루 위 기둥에 하얀 한지를 신체로 하여 성주를 모셨다. 조상신의 경우 집안의 자손을 보살펴 주는 신으로, 함안 지역에서는 단지 형태인 바가지 등을 신체로 하여 안방과 윗목, 벽장 또는 부엌 부뚜막에도 모셨다. 함안면 괴산리 괴항 마을의 경우 삼신을 지앙이라 부르며, 단지나 바가지에 쌀을 넣어 부엌의 살강 위나 방의 장롱 위에 신체를 두어 제를 올렸다. 산인면 모곡리 장내 마을의 경우, 아이가 출산하면 산모 방에다 지앙판[제앙판]을 차려 제를 올렸다.
[가신 관련 의례]
함안 지역의 가신과 관련한 대표적인 의례로는 안택 고사, 영등 할매 맞이, 가을 고사 등이 있다. 안택 고사는 음력 정월 대보름날 달집태우기가 끝이 나면 집집마다 행해졌다. 안택은 집안에 있는 성주신, 용왕신, 지신 등 여러 신들을 모셔 놓고 가족의 무병장수와 안녕을 기원하는 제의이다. 함안 지역은 대개 집안의 큰 어른이 지냈는데, 집안에 변고가 생겼을 경우에는 북치는 점쟁이와 대잡이의 주도 하에 안택 고사를 지냈다. 제의 순서는 먼저 부엌에서 성주 조왕풀이로 시작하여, 방의 제왕풀이를 거쳐 마을 냇가로 가서 용왕먹이기를 끝으로 제를 마쳤다.
영등 할매 맞이는 2월 초하루 새벽 하늘에서 할맘네[할머니]가 내려온다 하여 부엌 살강에서 삼색 헝겊을 걸치고 바람 올리기를 했다. 2월 초하루에 내려와 보름이 되어야 올라가는데, 할머니가 내려오는 날에 비가 오면 며느리를 데리고 내려오는 것이고, 바람이 불면 딸을 데리고 내려오는 것으로 여겼다. 산인면 모곡리 장내 마을의 경우, 대나무에 색색의 헝겊을 달아 만든 '물대'라고 부르는 할맘네의 신체가 있다. 이 물대는 부엌 살강 위나 부엌 밖에 두기도 한다. 물대 앞에는 그릇에 물을 담아 올리는데, 이 물은 되도록 매일 갈면서 정성을 드린다. 또한 바람의 신인 할맘네에게 2월 초하루, 초엿세, 초아흐레에 찰밥을 올리는데, 이를 '바람밥'이라 한다. 초하루에 올리는 밥을 일층밥, 초엿세에 올리는 밥을 이층밥, 초아흐레 올리는 밥을 삼층밥이라 했다. 삼층밥을 올린 후 물대를 없앤 뒤 집안의 무사태평을 기원하면서 소지 종이를 태운다.
함안 지역에서는 추수가 끝나는 음력 10월이 되면 손 없는 날을 택하여 바가지 등 단지 형태의 신체에다 햅쌀을 넣어 조상신에게 가을 고사를 지냈다. 이를 가을 도신이라 하는데, 조상신에게 제수로 밥, 탕, 나물, 떡, 과일 등을 올려 집안이 태평하고 무탈하길 기원한다.
[현황]
오늘날 함안 지역의 가신 신앙은 현저히 약화되었다. 이 점은 6·25 전쟁 때 폭격에 의해 많은 집들이 파괴되면서 가신의 신체가 없어져 제의를 지내지 않게 되었고,1970년대 이후 새마을 운동의 영향으로 가신을 미신으로 여겼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