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62012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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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民俗 |
영어공식명칭 | Folk Culture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개관) |
지역 | 경상남도 함안군 |
집필자 | 김원구 |
[정의]
경상남도 함안 지역의 민간에서 전해 내려오는 생활 풍속.
[개설]
민속이란 단어는 '민간의 풍속'이라는 말의 약어이며, 영어의 'folklore'에 해당하는 말이다. 우리나라에서 민속이라는 용어를 folklore과 같은 개념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1930년 초 최남선, 송석하, 손진태, 임석재 등 초기 민속학자들에 의해서이다. 민속은 상층 문화(high-culture)에 대한 하층 문화, 기층 문화(folk-culture)를 말한다. 상층 문화가 외래적 성격이 강한 반면, 기층 문화는 그 나라의 고유성을 강하게 드러낸다. 따라서 민속이란 상층보다는 기층에, 도시보다는 농어촌에 많이 존재하게 되며, 예전부터 지금까지 일관해 온 농경 문화는 한국 민속의 가장 큰 특징을 형성하기에 이르렀다. 따라서 민속 문화의 전승 주체는 민중이며, 그들 사이에서 이어져 온 유·무형의 전통 보편적 문화를 뜻한다.
전통 사회의 함안 지역은 각 마을마다 자기 문학과 신앙, 음악, 놀이 등 자기 문화를 스스로 생산하며 누렸다. 하지만 일제 강점기와 6·25 전쟁 그리고 산업화로 인해 전국적으로 번진 농민 이촌 현상은 함안 지역의 생활 여건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변화된 생활에 맞게 함안 지역의 민속은 원형의 변화와 재창조, 그리고 현재에 맞는 새로운 민속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구비 문학]
함안 지역에서는 대산면 서촌리 동촌 마을의 늙은 어머니의 생명을 구하기 위하여 외아들을 삶아서 드렸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동자삼(童子蔘)이었다는 「동자삼과 외아들」, 시어머니의 병환을 낫게 하고자 전복을 구하러 다니자 우물에서 전복이 나왔다는 「복정 유래담」 등 효(孝)와 교화적인 내용을 가진 설화가 활발하게 전승되고 있다. 그리고 넘치는 인정과 오곡백과가 풍성한 함안 지역의 모습을 잘 나타내는 「두 번 우는 원님」 이야기가 있어 함안 지역의 옛 모습을 짐작할 수 있다. 그 외 「개운지복(開運之福)」·「복정의 유래」·「부자 공씨와 도사」·「상사목」·「유목과 절부목」·「장사 바위」·「조대각시 사당」·「파수 곶감에 얽힌 전설」·「파산 익삼」·「까마귀 신령」·「보쌈에 얻은 행운」·「십생구사(十生九死)」·「처녀와 두꺼비」 등의 설화가 전승되고 있다.
함안 지역은 논농사가 발달된 지역으로 「모내기 노래」·「논[김]매기 노래」·「논매는 소리[상사 소리]」·「보리타작 노래[도리깨 소리]」·「베틀 노래」 등 농업 노동요의 전승이 활발하다. 함안 지역에서는 「모내기 노래」를 「정자」라고도 한다. 그 외 「서울 양반 맏딸 애기」·「상여 앞소리」·「권주가」·「물레 노래」·「자장가」·「시집살이 노래」 등이 전승되고 있다.
[세시 풍속]
세시 풍속은 1년 중 달이나 계절이 바뀔 때마다 민간에 널리 행해지는 풍속이다. 함안 지역은 농업 중심의 생업 활동이 이루어진 지역으로, 농업 세시에 맞는 세시 풍속이 주를 이루고 있다.
1월의 첫날인 설에는 차례, 세배, 성주 위하기, 성묘, 날씨 점치기, 유모일·무모일 등의 행사를 한다. 정초에는 청참, 복조리 걸기, 재 치지 않기, 토정비결 보기, 삼재막이, 엄나무 가지 걸기, 부적 붙이기, 정초 12지일 등의 일을 하고, 입춘이면 입춘축 붙이기, 보리 뿌리 점치기 등을 한다.
특히 정월 대보름에는 용알뜨기, 동제, 뱀 쫓기, 찬물 먼저 마시기, 아주까리 잎으로 쌈 싸 먹기, 농삿날, 모깃불 놓기, 오곡밥 일찍 먹기, 소밥주기, 조리밥 얻어먹기, 묵은 나물 먹기, 청어 온 마리 구워 먹기, 물 이지 않기, 부럼 깨기, 귀밝이술 마시기, 거름내기, 달집태우기, 달 점치기, 달맞이, 지신밝기, 재 점치기, 콩볶기 등의 많은 풍습을 행한다. 1월 중에는 장 담그는 날, 귀신날[고마이날, 16일 암고마일날, 17일 숫고마이날] 등이 있다.
2월 1일은 영등 할매 맞이[바람 올리기], 아홉[열] 번 행하기, 썩은 새끼로 목매기, 농삿밥 먹기, 용왕먹이기, 상점치기, 머슴날 등의 행사를 갖고, 2월 중에는 날씨 점치기, 춘상갑, 좀생이별로 점치기, 노래기 쫓기 등을 한다.
3월 삼짇날에는 머리카락 띄우기, 아이 머리 깎아 주기 등을 하고, 한식이면 차례를 지내며, 3월 중에는 나비 점치기, 당산나무 점치기, 목화씨 뿌릴 때 찰밥 해먹기 등을 한다.
4월 초파일에는 절에 가서 불공을 드린다.
5월 단오에는 분나무 이슬 모아 분 바르기, 약쑥 해 두기, 익모초 즙 마시기, 창포 삶은 물에 머리 감기 등을 하고, 5월 중에는 날을 잡아 회치를 간다.
6월 유두에는 밭에 나가지 않기를 지키고, 6월 중에는 용신제, 나락 이슬 마시기, 날씨로 점치기 등을 한다.
7월 칠석에는 불공 드리기, 참깻잎으로 머리 감기 등을 하고, 백중에는 괭이자루 타기를 비롯하여 여자들 들에 나가지 않기, 상주들이 동네 사람 대접하기, 머슴날 행사를 치른다. 7월 중에는 기우제, 날씨로 점치기, 복달임, 창호지 바르기, 참깻잎으로 머리 감기 등을 한다.
8월 추석이면 차례를 지내고 달점치기를 한다. 8월 중에는 나락 이슬 마시기를 행한다.
9월 중양절에는 구일 차례를 지내고, 9월 중에는 박이나 수세미 물 받아 마시기 등을 한다.
10월 중에는 날씨로 점치기, 시준단지 곡식 갈기, 묘제, 손돌이추위, 남녀시 북부엉, 이엉 가는 날 등의 행사를 한다.
11월 동짓날에는 팥죽 쑤기, 오동지 날씨 점치기 등을 한다.
섣달그믐에는 묵은세배, 촛농 점치기, 수세, 메밀 볶아 뿌리기, 묵은 거름 주기 등을 하고, 12월 중에는 참새잡이, 날씨 점치기, 고드름 점치기 등을 한다.
연중으로는 필요에 따라 날자를 정하여 담팔기, 이갈이 처방, 아이 팔기, 일꾼이나 손님 들이지 않기, 안택, 용왕먹이기 등을 행한다. 특히 윤달이 있는 해에는 수의 장만, 묘 이장, 변소 옮기기, 집수리 등을 한다.
[민간 신앙]
함안 지역에서 살아온 조상들에 의해 형성된 생활 신앙으로서 마을 제의인 동제(洞祭)와 가정의 안녕을 기원하는 가신제(家神祭)가 있다. 가신제에는 안택(安宅)·고사(告祀), 그리고 성주·터줏대감·제석(帝釋)·조왕(竈王)·삼신 등과 같은 다양한 가신(家神)을 모시는 의식과 칠성제(七星祭)가 포함된다. 마을 공동 제의로는 성황제·산신제·용왕제·풍어제·수신제·기우제·당산제 등이 있으며, 기존 자연 부락을 중심으로 당산제는 행해진다.
함안 지역에서는 음력 10월 10일이나 정월 보름날 주로 노거수를 중심으로 동제를 지낸다. 그 대표적인 예를 칠북면의 영동리 회화나무, 가야읍의 검암리 느티나무와 대산면의 서촌리 느티나무, 칠서면의 무릉리 은행나무 등에 대한 동제에서 찾을 수 있다. 특히 함안면의 봉성리 느티나무는 수나무로서 득남의 영험이 있다 하여 이를 바라는 부녀자들의 신앙의 대상이 되고 있다. 또한, 무릉리 은행나무는 주세붕(周世鵬)[1495~1554]이 심은 것이라 전하며, 위인 전설과 습합되어 제사의 대상이 된다. 대산면 장암리의 장포(長浦) 마을 왕버들나무는 이무기의 승천 설화인 「용이 승천한 왕버들」을 간직한 것으로, 가뭄이 계속되면 동민들이 이 나무를 중심으로 기우제를 올린다. 그 밖에 서촌리 느티나무는 잎의 발아를 보고 농사의 길흉을 점칠 수 있기 때문에 신앙의 대상이 되고 있다.
[동제]
공동체 신앙은 마을의 무사 안녕을 비는 동제가 대표적이다. 함안 지역에는 장암리 입사 서낭제, 혈곡리 월성 동제, 영동리 영동 동제, 대송리 대평 당산제, 용성리 본용성 동신제가 대표적이다.
장암리 입사 서낭제는 음력 시월 초하루에 노인정 앞에 있는 할매당[느티나무]와 마을 뒷산에 있는 할배당[소나무]에서 이루어진다. 이 두 신체(神體)는 원래 것이 아니다. 할매당은 10여 년 전 마을의 길을 포장하면서 사용한 시멘트 독에 의하여 고사하자, 여러 번의 회의 끝에 새로운 나무를 심기로 하여 2006년 설날 때 대산면 사무소 뒤편에 있던 나무를 가져다 심어 신체로 모시고 있다. 할배당은 6·25 전쟁 때 불에 타서 사라졌다고 한다. 현재 할배당 자리에는 예전 신체를 감싸고 있던 돌담과 제단이 남아 있고, 그 안에는 10여 년 전에 소나무를 심어 신체로 모시고 있다.
서낭제를 지내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제관을 정해야 하는데, 가장 깨끗한 사람으로 제일(祭日) 열흘 전에 세 명을 선출한다. 제관이 선정되면 제관의 집과 할매당 주위에 황토를 뿌리고 금줄을 친다. 제관들은 열흘 동안 길흉사에 참여하지 않고 매일 목욕재계를 하는 등 정성을 들인다. 하루 전에 제관 세 명이 인근 장으로 제물을 사러 간다. 장을 보러 갈 때는 아는 사람이라도 인사를 삼가며, 물건값은 절대 깎지 않는다. 요즘에는 차를 타고 가지만, 예전에 걸어 다닐 때는 좋지 않은 것을 보지 않기 위해 바닥만 보며 가기도 했다고 한다. 음력 시월 초하루 자정이 되면 제관은 할배당, 할매당 순으로 제를 올린다. 할배당에는 돼지골과 말린 해삼만 올리고, 할매당에는 일반 제사상과 같으며 할매·할매 2명 분이다. 두 당에서의 제의 과정은 일반 제사와 같으며, 마지막에 소지를 세 장 올리며 마을의 풍요와 안녕을 빈다. 할배당에서 제의를 마치면 돼지골과 말린 해삼은 신체 밑에 묻고, 할매당에서 제의를 마치면 '공판'이라 하여 마을 사람들이 나와 그 자리에서 바로 나누어 먹는데, 그 이유는 공판을 해야 그해 재수가 좋다고 한다. 날이 밝으면 제관 집의 금줄은 걷어내며, 신체에 걸린 금줄은 삭아 없어질 때까지 그대로 둔다.
마을에서는 인구의 고령화와 경제적으로 서낭제를 지내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동회를 통해 10년 전부터는 3년에 한 번씩 서낭제를 모시기로 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어려움 속에서도 서낭제를 계속 유지하려는 것은 젊은 시절 6·25 전쟁에 나가 무사히 돌아왔고, 마을 안으로 사나운 산짐승이 단 한 번도 들어오지 않았으며, 외지에 나간 사람들이 잘 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마을 사람들이 안녕한 일 등 모두가 서낭신의 영험으로 믿고 있기 때문이다.
[민속놀이]
함안 지역에서는 거북이 놀이, 함안 낙화 놀이, 씨름, 그네뛰기, 소싸움, 백중놀이, 유두 놀이, 두레삼 등의 민속놀이가 곳곳에서 개최되고 있다. 단옷날에는 씨름 대회나 그네뛰기가 성대히 열리며, 특히 소싸움은 중부 경상남도의 다른 지역에서와 마찬가지로 인기를 모으는 놀이이다. 백중은 이 지역에서 농부날·초연(草宴)·풋굿·호미씻기 등으로 불리며, 이날 농사가 잘된 집의 머슴을 우두머리로 삼아 삿갓을 씌우고 황소를 태워 마을을 돌게 하는 '괭이자루 타기'를 하고, 주인은 주식을 푸짐하게 낸다. 서부 경상남도 일대에 널리 퍼져 있었던 두레삼의 양속은 현재 그 흔적을 찾기 힘드나 두레삼의 각종 민요는 지금도 많이 불리고 있다.
유두에는 유두연(流頭宴)이라 하여 이웃·친척들이 냇가나 계곡에 나가 술과 음식을 차려 먹으며 하루를 즐긴다. 대산면 대사리에서는 마을 사람들이 정월 대보름날 안곡산성(安谷山城)에 모여 달불놀이를 즐긴다. 삼칠 지역[칠원읍·칠서면·칠북면]의 대표적인 민속 행사인 삼칠 민속 줄다리기는 윗줄과 아랫줄로 팀을 구성하여 3전 2선승제로 진행된다. 윗줄은 칠원읍의 구성리·유원리·장암리·오곡리·예곡리·용정리·무기리 주민으로 구성하고, 아랫줄은 칠원읍의 용산리·운서리·운곡리와 칠북면 및 칠서면 주민으로 구성된다.
거북이 놀이는 마을 간의 친선과 우애는 도모하는 놀이로 군북 지역에서 성행했다. 남강에 사는 거북이의 생태를 관찰하여 놀이 형태를 만들었으며, 거북이의 상징인 장수와 평화를 기원하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놀이는 네 마당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거북이로 분장한 사람이 줄을 목에 걸어 배 밑 가랑이 사이로 넣어 거북이처럼 기어서 줄을 당긴다. [줄다리기처럼] 중앙선에 정해진 시간 내 자기 진영으로 줄을 많이 끌고 오면 이기는 방식이다.
함안 낙화 놀이[경상남도 무형 문화재 제33호]는 사월 초파일 함안 지역에서 보편적으로 행하던 놀이였으나, 일제 강점기에 중단된 후 현재 무진정(無盡亭)에서만 연행되고 있다. 낙화줄에 참숯으로 만든 낙화봉을 달아 불을 붙여 떨어지는 낙화 불꽃을 감상하며 소원을 비는 비교적 정적인 놀이이다. 현재 문화재와 함께 진행되고 있으며, 2016년 현재 제25회 함안 낙화 놀이가 무진정에서 개최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