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56018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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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川邊里川邊追慕祭 |
분야 | 생활·민속/민속,문화유산/무형 유산 |
유형 | 의례/제 |
지역 | 전라남도 화순군 동복면 천변리 천변 마을 |
집필자 | 서해숙 |
[정의]
전라남도 화순군 동복면 천변리 천변 마을에서 음력 2월 초하루에 지내는 마을 공동 제의.
[개설]
화순군 동복면 천변리 천변 마을에서는 매년 음력 2월 초하룻날이 되면, ‘마을 리민의 날’ 행사를 열어 마을 사람들의 단합과 화합을 다지는데, 이 날 오전에 순장 강재룡 할아버지와 정율례 할머니의 비석 앞에서 각각 ‘추모제’를 마을 공동으로 지낸다. 제관은 마을 회의를 거치지 않고 개발 위원들과 이장이 돌아가면서 맡는다. 제비는 마을 공동 자금으로 충당하며, 제의는 유교식으로 엄숙하게 거행한다.
[연원 및 변천]
‘순장 강재룡’은 1819년 천변 마을에서 태어나 한평생을 이 마을에서 살다가 1878년 작고할 당시 마을에 논 600여 평을 희사하였는데, 그 뒤에 마을 사람들이 비를 세웠고 순장 할아버지의 덕을 기리고 본받자는 의미에서 추모제를 지낸다고 한다. 이때 ‘정율례 할머니’ 제사도 함께 지내는데, 정율례는 1908년에 이 마을에서 태어나 1982년 작고할 때까지 자손을 보지 못하고 살다가 마을에 자신이 가지고 있던 논 500여 평을 희사했다. 1970년대 이전까지는 당산 나무에 당산제를 지냈으나, 이후 당산제를 폐지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마을 사람들의 의식을 정화시키고 질서를 바로잡기 위해, 천변 마을이 부유하게 살 수 있도록 기반을 만들어준 순장 강재룡 할아버지의 비석을 세우고 추모제를 지내게 되었다고 한다.
[신당/신체의 형태]
천변 마을 추모제는 마을 사람인 강재룡 할아버지와 정율례 할머니 비석 앞에서 지낸다.
[절차]
제를 모시는 날 아침에 마을 사람들 모두가 마을 곳곳을 청소한다. 장은 추모제를 지내기 전날 이장과 부녀 회원 2~3명이 함께 보러 간다. 매년 사는 물건이 기록되어 있는 물목기를 마을 회관에 보관하고 있기 때문에 그것을 가지고 간다. 장에 가서는 제사를 지낼 제물뿐만 아니라 마을 사람들이 함께 먹을 음식도 준비한다. 이때 구입하는 것으로는 돼지 머리, 도미, 조기, 낙지, 홍어 등의 생선류와 사과, 배, 감, 귤, 바나나, 수박 등의 과일류, 그리고 대추, 곶감, 닭, 미역 등이다. 또한 제에 사용할 술 역시 함께 장만하는데, 제주로 사용할 정종과 마을 사람들이 나누어 먹을 소주와 맥주를 함께 구입한다. 장을 볼 때 지켜야하는 특별한 금기는 없다. 제기는 따로 구입하지 않고, 추모제 때 쓰는 그릇을 마을 회관에 따로 보관하고 있어 매년 이것을 사용한다.
오전 9시쯤 되면 굿을 하면서 마을 사람들에게 추모제가 있음을 알린다. 굿은 보통 10~12명 정도가 참여하는데, 예전에는 쇠를 매우 잘 치는 상쇠가 있어서 굿판을 크게 벌렸으나 요즘은 쇠를 치는 사람이 없어서 이웃 마을에서 사람을 데려 오기도 한다. 굿을 할 때 사용하는 악기는 꽹과리, 징, 장구, 북, 소고로 마을 회관에 보관하고 있는 것을 사용한다. 예전에는 굿을 할 때 입는 옷이 따로 있었으나 지금은 소실되어 전하지 않는다.
굿을 하고 마을을 한 바퀴 돌고 나면 제관들이 제를 지낼 장소로 모인다. 제관복은 따로 없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옷 중에서 깨끗한 것을 입고 나온다. 오전 10시 정도가 되면 마을 청년들과 부인들이 마을 회관에서 음식을 가지고 제장으로 온다. 가지고 온 제물은 마을 어르신들의 지시에 따라 제관들과 부인들이 진설을 하는데, 순장 강재룡 할아버지 상과 정율례 할머니 상을 따로 해서 두 상을 차린다. 한 상에 메밥은 두 그릇이 올라가는데, 이것은 순장 강재룡 할아버지 내외와 정율례 할머니 내외의 몫이라고 한다. 제물로 올리는 것은 돼지 머리, 생선, 팥 시루떡, 과일, 홍어, 대추, 곶감, 닭고기, 전, 나물, 미역 등이며 탕은 메의 개수에 맞추어서 홍합탕을 올린다.
진설이 끝나면 바로 제를 시작하는데, 순장 강재룡 할아버지 제사를 먼저 지내고 나서 정율례 할머니 제사를 지내며, 제사를 지내는 방식은 동일하다. 제사를 지내는 순서는 유교식 절차에 따른다. 먼저 헌관이 술을 한 잔 올리고 절을 한 다음, 축관이 독축을 한다. 축문은 예전부터 마을에 전하는 것이 있는데, 한문으로 되어 있어서 요즘은 한글로 바꿔서 독축한다고 한다.
독축이 끝나면 아헌관과 종헌관이 차례대로 술을 올리고 절을 하고 나서 축문을 소지 한다. 같은 절차로 정율례 할머니 제사까지 모두 끝나면 비석 뒤쪽의 땅을 파서 헌식을 하는데, 백지에 음식을 조금씩 싸서 집사가 묻는다. 헌식 후 음복을 하면 모든 제의 절차가 끝난다.
[축문]
축문은 원래 한문이었으나 근래 들어 마을 사람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한글로 정리하여 매년 독축하고 있다. 내용은 강재룡 할아버지에 대한 추모와 흠향에 관한 것이다. 한글로 된 원문은 다음과 같다.
○○○○년 음력 이월 초하루 이장 ○○○ 삼가 아뢰나이다.
순장 강재룡 할아버지 차가운 겨울이 가고 만물이 소생하는 희망찬 춘절을 맞이하여 새삼 추모의 정을 느낍니다.
사모하는 정을 이기지 못하여 우리 이민 일동은 간단한 술과 제수를 마련하여 드리오니, 흠향 하시옵소서.
[부대 행사]
이 마을에서는 매년 ‘달집 올리기’를 하고 있다. 이는 음력 정월 14일 밤 7~8시 사이에 하는데, 몇 년 전 마을 사정으로 한 번 하지 못한 것을 제외하고는 한 번도 거른 적이 없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