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설]

조선 시대를 살았던 정인지(鄭麟趾)는 제천 지역을 “가는 곳마다 물이 넘치고, 청산의 위엄이 준엄한 곳”이라고 표현하였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도 제천 지역에 발을 들여 놓으면 더 이상의 간결한 표현이 없음에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될 것이다. 이렇듯 제천 지역의 자연은 예나 지금이나 그 풍광에 대한 찬사를 다른 지역에 내어 놓으려 하지 않는다. 그리고 청산의 위엄과 이 지역의 기후는 제천 사람들에게 질 좋은 한방 약재들을 내어 주었다.

자생 약초 집산지이자 3대 약령 시장으로 손꼽히는 제천시는 명의촌을 조성하고 약채락 음식 등을 개발하며 한방 의료 관광의 중심지로 부각되고 있다. 이렇듯 제천의 자연환경이 만들어 내는 풍부한 약초와 산나물 등을 기반으로 최근 제천시의 이미지를 새롭게 만들어 내고 있는 표어가 바로 ‘한방 국제 건강 도시 제천’이다.

[세계적인 흐름의 하나인 건강 도시에서 제천시의 상징을 찾아내다]

제천시는 도시의 상징을 건강 도시에서 찾았다. 건강 도시는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 WHO)에서 처음 도입한 개념이었다. 유럽을 중심으로 도시에 인구가 집중되고 생활환경이 급격하게 변하여 건강에 나쁜 영향을 끼치는 것을 자각한 WHO에서는 1986년 캐나다 오타와에서 개최된 ‘건강 증진에 관한 1차 회의’에서 건강 증진에 대한 개념을 제창했다. 그리고 1992년 브라질의 리오 데 자네이루에서 열린 ‘환경과 개발에 관한 각국 정상 유엔회의’에서 21세기를 향한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인류의 행동계획인 ‘의제(agenda) 21’을 발표하였다.

이렇듯 1980년대 후반에 WHO의 건강 도시 개념이 탄생하면서 지역 사회 주민의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중요성이 인식되었고, 건강 도시 사업이 유럽을 중심으로 시행되기 시작하였다. 이는 곧바로 여러 지역으로 확산되어 현재 전 세계적으로 건강 도시 사업을 추진하는 도시는 약 1400여 개에 이르고 있다. WHO 유럽사무소는 ‘건강 도시’라는 개념을 도시 만들기 방법의 하나로 활용하기 위해 유럽 내 참여 도시를 중심으로 1987년부터 5개년 계획으로 ‘건강 도시 프로젝트’를 발족하기에 이른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러한 국제적인 동향에 영향을 받아 많은 도시들이 WHO 건강 도시에 가입하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제천시는 특히 ‘한방 특화 도시’로의 발전을 비전으로 설정한 이후 한방과 관련된 다양한 시책을 추진하면서, 한방을 중심으로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건강 도시’로의 발전을 꾀하고 있다.

[제천, 한방 국제 건강 도시로 출발하다]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는 제천 지역은 도시 자체가 ‘건강 도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천 지역을 둘러싸고 있는 높고 낮은 산들은 이 지역 사람들에게 자연의 먹을거리를 충분히 선물해 주고 있다. 제천 지역을 가로지르는 남한강 또한 마찬가지다. 제천시는 이러한 자연환경을 적극 활용하여 도시의 이미지를 만들고, 현대인들에게 좋은 먹을거리와 편안한 휴식을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국제 사회로 나아갈 수 있는 방안을 꾀하기 위해 동양의 의학이라 할 수 있는 한방을 접목시켜 한방 국제 건강 도시로의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이를 위한 준비로 제천시에서는 2005년 9월 ‘WHO 건강 도시 프로젝트 구체화 실천 계획’을 수립하고, 2008년 3월 ‘WHO 한방건강 도시 제천 학술 연구 용역’ 계약을 완료하였다. 그리고 그 해 8월 ‘WHO 건강 도시 연맹’ 가입 신청을 완료한 데 이어 11월에는 ‘WHO 한방 건강 도시 선포식’을 개최하였다. 이후 제천시에서는 한방 국제 건강 도시로 발돋움하기 위해 2009년 2월에 ‘WHO 한방 건강 도시 제천 만들기 5개년 사업 추진 계획’을 수립하고 추진 상황 보고회를 개최하였으며, 2010년부터는 제천시청 각 부서에서 여러 계획들을 추진해 나가고 있다.

[한방 국제 건강 도시의 기반이 된 ‘제천 약초 웰빙 특구’]

2005년 정부에서는 제천시를 ‘제천 약초 웰빙 특구’로 지정했는데, 이는 한방 도시로서의 제천시를 전국에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제천시에서는 제천 약초 웰빙 특구를 위해 약초와 한방을 주제로 한 각종 시설과 센터를 제천시 화산동을 비롯한 8곳의 필지에 지정하였다. 위치는 주로 제천시 수산면·덕산면, 봉양읍·왕암동 일대로서, 화산동에는 약초시장이 형성되어 있어 이곳이 웰빙 특구의 중심이 되었다.

제천 약초 웰빙 특구 조성은 총 3단계의 과정을 거쳤다. 시작점이 되는 1단계에서는 기존의 제천 약초 시장을 현대화하고, 우수 한약재를 재배할 수 있는 재배 단지를 조성하였다. 또한 재배 단지에는 가공할 수 있는 시설과 농기계를 지원하였다. 2단계에서는 1단계의 기반을 바탕으로 한방 산업 단지를 조성하고, 이를 토대로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하였다. 3단계 마무리의 핵심은 제천시가 한방 국제 건강 도시로서 발걸음을 뗄 수 있게 한 ‘2010 제천 국제 한방 바이오 엑스포’의 개최였다.

2010년 9월 제천시 왕암동 일대에서 펼쳐진 ‘제천 국제 한방 바이오 엑스포’는 ‘한방의 재발견-과학화, 산업화, 세계화’라는 주제로 제천 지역에서 채취되는 양질의 한약재를 기반으로 발전해 나가고 있는 제천 지역 한방 의학을 널리 알리며, 제천시의 이미지를 새롭게 각인하는 기회가 되었다. 이외에도 제천시에서는 여러 가지 특구 산업을 추진함으로써 한방 산업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특화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사람과 자연이 함께 어우러진 건강 도시]

높이 400m 청정 지역인 제천시 봉양읍 명암리 산채건강마을에는 한방명의촌이 자리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자연 요법과 한방 약선 음식을 이용해 중풍의 후유증이나 아토피 등과 같은 난치성 질환을 치료해 준다. 또한 일반 관광객들은 자연 체험과 건강한 먹을거리를 구입할 수 있고, 건강 상담과 치료 등도 동시에 할 수 있다. 그 어느 곳보다 심신의 피로를 풀고 안정을 찾기 위해 좋은 장소인 것이다.

제천시 봉양읍 옥전리에는 한방 생태 치유 전문 시설인 제2 한방명의촌인 ‘뉴라이프21’이 있다. 이곳은 구학산 400m 높이의 산자락에 위치하여 자연 속에서 치료와 요양을 할 수 있는데, 한방치유센터, 한방바이오연구소, 휴양원, 숲속한의원 등이 자리하고 있다.

한편, 친환경을 내세우며 숲에 둘러싸인 이국적인 빌라의 풍광이 눈에 띄는 ‘리솜포레스트’는 제천시 백운면 평동리에 위치하고 있다. 이곳은 세계 최초로 힐링(healing) 리조트를 표방하고 있다. 청정한 자연에서 얻는 진정한 휴식과 건강 증진을 테마로 자연과 함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놓았다.

[웰빙과 한방의 맛을 보여 주는 건강 도시]

제천시 약초 비빔밥의 브랜드 ‘약채락’. 약 ‘약(藥)’, ‘채소 ‘채(菜)’, 즐거울 ‘락(樂)’이라는 한자만 살펴도 건강한 밥상이 생각나고 이미 맛을 본 듯하다. 약채락은 이 땅의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있는 흔한 음식을 제천만의 모습으로 변화시켰다. 즉, 약채락은 일반 비빔밥과 다르게 황기·오가피·뽕잎 등 약초 나물을 주재료로 사용하고, 부재료로 표고버섯·콩나물·도토리묵 등을 넣고, 고명으로 대추와 잣 등의 견과류를 사용해 감칠맛을 냈다. 또한 기본이 되는 밥을 황기의 진한 액과 표고를 우린 물을 첨가해 구수한 맛과 영향을 살렸다. 약채락은 그야말로 제천 지역에서만 맛볼 수 있는 건강한 한방의 맛이라 할 수 있다.

[제천, 한방 국제 건강 도시로 나아갈 길]

제천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WHO 한방 건강 도시 사업’의 비전과 목적, 목표는 제천시의 지역적 특성과 현재까지의 시책을 충분히 고려하여 이미 제천시 안에 내재되어 있던 것들 안에서 새로움을 찾는 것이다. 이는 곧 ‘제천을 한방 특화 도시로 육성’하는 것을 비전으로 하고, 그 목적을 ‘WHO 건강 도시에 가입하여 도시 브랜드 가치를 제고하고, 건강한 도시 환경을 조성하여 시민의 건강을 증진·유지·보호하며, 생활 습관병을 경감하고, 질병 예방과 건강한 수명 연장을 위한 자료 제공, 한방 특화 도시 제천에 걸맞은 한방 건강 도시 사업 항목을 제공하여 제천 한방 산업의 이미지를 제고하고 지역 발전에 기여하면서 한방 건강 도시 사업을 통한 제천 시민의 삶의 질을 제고’하는 데에 두고 있다. 이를 통해 제천시는 ‘제천 시민 모두가 건강하고 만족한 삶을 살 수 있는 생활환경 조성’이라는 목표를 이뤄 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