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330199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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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巫歌 |
영어음역 | Muga |
영어의미역 | Shaman Song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충청북도 제천시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안상경 |
[정의]
충청북도 제천 지역에서 보살이 무속 의식에서 구연하는 사설이나 노래.
[개설]
무가는 말로 구전되는 구비 문학의 일종이다. 보살은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구어체 형태의 무가를 구연한다. 보살은 참여자를 인식할 수밖에 없고, 참여자의 호응에 따라 말과 창을 교체할 수 있다. 참여자는 사설의 내용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보살의 구연에 비판적인 태도를 취하기도 하고, 호의적인 평가를 내리기도 한다. 또 보살은 현장의 반응에 따라 자의적으로 무가를 변화시킬 수도 있다. 예컨대 참여자에게 묻기도 하고, 참여자를 판으로 불러들여 사건의 전개를 변화시키기도 한다.
[최옥분의 자리굿과 무가]
경상북도 경주에서 출생하여 지금은 충청북도 제천시 영천동에 거주하며, 이곳에서 무업에 종사하고 있는 최옥분이 ‘자리굿’을 주재할 때 구연하는 무가의 내용과 의미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제1거리는 ‘부정굿’으로 「부정풀이」를 구연한다. 사설은 “원방부정 근방부정 원근간부정신을 일길신양 소멸할제 동방택신부정신 남방택신부정신 서방택신부정신 …… 일체부정 소멸차로 천수경내에 대다라니를 발원이오.”이다. 풍수 및 주역의 원리를 동원하여 각 방위에 서려 있는 부정이 소멸되기를 불교의 원력(願力)을 빌려 기원하고 있다.
제2거리는 ‘칠성굿’으로 「칠성축사(七星祝辭)」를 구연한다. 사설은 “칠성축왈 북두제일 자손만덕 북두제이 장난원리 북두제삼 업장소제 …… 수복인간하고 제악을 축재하야 정상무량을 하소사.”이다. 남녀노소 제각기 닥칠 수 있는, 그리고 집안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가능한 모든 액운을 제시하고, 그것이 칠성의 가호에 의해 제거되기를 기원하고 있다.
제3거리는 ‘산신굿’으로 「산신축원(山神祝願)」을 구연한다. 사설은 “대범천왕당산신 천석천왕당산신 삼십삼천당산신 …… 건명대주 ○씨 ○○생신과 곤명지주 ○씨 ○○생신 양주보체 발원하오니 이 명당 이 터전에 강림하시어 연연익수 점지하소서.”이다. 기원의 대상 신이 산신임을 알린 후 가족 구성원의 수명과 복을 기원하고 있다.
제4거리는 ‘서낭굿’으로 독립된 개별거리가 아니라 ‘산신굿’의 부속적 형태로 존재한다. 산신굿의 진행에서 보살의 신명이 극에 달할 때 창부, 호구, 서낭 등을 청배하여 여러 가지 노래와 재담으로 한껏 흥을 돋운 후 공수를 반복한다.
제5거리는 ‘성주굿’으로 「성주풀이」를 구연한다. 사설은 “성주님의 부친 천궁대왕이 나이 서른일곱이오, 성주님의 모친 옥진부인이 나이 서른아홉이라 …… 남자에겐 상처지액 여자에겐 상부지액 노부노모 병환지액 자손에겐 마마지액 일가문중 소복지액 구설지액 파산지액 우환질고 신음지액 일체 소멸하옵소서.”이다. 서두는 성주의 내력을 푸는 본풀이 형식이지만, 결미는 한문 어투의 무경에 대상 신격의 이름만 바꾼 형식이다.
제6거리는 ‘대감굿’으로 「대감축원(大監祝願)」을 구연한다. 사설은 “해동은 대한국이오 천지신명 일월성신 옥황상제 구부시고 북두대성 칠원성군 구부시고 …… 곤명대주 양주부처가 이 정성을 발원했더냐 금일 이 정성 발원으로 하는 일마다 도와주고 살펴줄 것이니 …….”이다. 사설은 현세적 복락을 추구하는 이야기체 형식이며, 일종의 공수라고 할 수 있다.
제7거리는 ‘조상굿’으로 「조상경(祖上經)」을 구연한다. 사설은 “공자맹자도 덕행없어 죽었으며 원나라에 편작이도 약을 몰라 죽었으며 …… 이세상을 하직하고 저세상을 돌아갈제 원을 말고 한을 말고 극락세계 잘가셔서 인도환생 다시 하고 장생불사 하옵소서.”이다. 조상신을 공자, 맹자, 편작, 이태백 등과 같은 성현과 대비하여 그 죽음을 위로하고 있다. 이렇게 조상신의 마음을 움직여 그들을 제장으로 청배하고 조상에게는 극락천도를, 자손에게는 부귀공명을 기원한다.
제8거리는 ‘길닦음’으로 「해원경(解寃經)」을 구연한다. 사설은 “제일전에는 진광대왕 나무아미타불 제이전에는 초강대왕 나무아미타불 …… 어디에 매인 조상이라도 자손궁에 오셨거든 자손향화 받으시고 꽃밭으로 오르소사.”이다. 망자의 죄과를 다스리는 제일전의 진광대왕(秦廣大王)으로부터 제십전의 전륜대왕(轉輪大王)에 이르기까지 그들의 좌정지와 이름을 거론하고 있다. 연신 구연하는 “나무아미타불”은 불교의 원력(願力)으로 망자가 천도되기를 기원하는 일종의 주사(呪辭)로 볼 수 있다.
[의의]
제천 지역의 무가에서 지역적 독자성을 발견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칠성 축원’은 일반 무가에서 막연하게 드러나는 관습적 축원과 달리 사설의 내용이 매우 구체적이다. 또한 여느 지역에서는 성주신을 가택신의 최고 우위 신격으로 삼고 있는 것에 반해, 제천시에서는 칠성신을 최고 우위의 신격으로 삼고 있다. 인간의 복락과 수명을 관장하는 칠성신에 기탁하여 산악 지대에서의 거친 삶을 또 다른 방편으로 보상 받고자 한 무속적 세계관을 엿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