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050067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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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음역 | Ppong Halmeoni Jeonseol |
영어의미역 | Legend of Grandma Ppong |
이칭/별칭 | 영등할머니 전설(傳說)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전라남도 진도군 고군면 금계리 회동마을|전라남도 진도군 의신면 모도리 |
집필자 | 서해숙 |
성격 | 설화|구비전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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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 | 마을유래담 |
주요 등장인물 | 뽕할머니|가족|용왕|손동지 |
관련지명 | 호동[회동]|모도 |
모티프 유형 | 바닷길 기원|영등신 탄생 |
[정의]
전라남도 진도군 고군면 금계리와 의신면 모도리에서 전해 내려오는 뽕할머니 이야기.
[개설]
진도군에서 열리는 ‘진도 신비의 바닷길 축제’의 주신이기도 한 뽕할머니에 관한 이야기로, 헤어진 가족을 만나게 해달라는 뽕할머니의 간절한 기원을 듣고 용왕이 바다에 길을 내었다는 이야기이다.
[채록 및 수집상황]
1995년 전라남도 진도군 고군면 금계리 회동마을에서 이 마을에 사는 용행우(남, 75세), 박인준(남, 55세)이 구연하였다.
[내용]
옛날 옛적, 손동지라는 사람이 제주도로 유배를 가던 중 이 진도 앞바다에서 풍랑을 만났다. 배가 부서져서 할 수 없이 ‘호동(지금의 회동마을)’이란 마을에 정착하게 되었는데, 호랑이들이 우글거리는 마을이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 바로 호동(虎洞)이었다.
어찌어찌 자손이 퍼져서 일가를 이루었는데, 어느 해인가, 더 이상은 살 수 없을 만큼 호랑이들의 습격이 심해지자 모두 마을을 떠나서 바로 앞섬인 모도로 건너가기로 하였다.
그런데 조그만 떼배로 건너려다 보니 자리가 부족하였다. 할 수 없이 나이 많은 뽕할머니를 남겨놓고 모두 모도로 피난을 가게 되었다.
호랑이가 우글거리는 빈 마을에 남게 된 뽕할머니는 날마다 뿔치바위에 나가서 가족들을 만나게 해달라고 용왕님께 빌었다. 그렇게 여러 날을 간절하게 기원하였더니, 어느 날 용왕이 꿈에 나타나, 2월 그믐사리 때 무지개를 바다에 내릴 터이니, 무지개를 밟고 섬으로 들어가라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
뽕할머니는 2월 그믐사리 때가 되자 서둘러 바닷가로 나가서는 모도를 바라보며 용왕님께 무지개를 내려달라고 울면서 빌었다. 얼마나 그렇게 빌었을까, 어느 순간 바다가 갈라지면서 뻘길이 드러났다. 그러나 할머니는 이미 기력이 다 쇠진하여 뻘길을 따라서 섬으로 건너갈 수 없었다.
그 즈음 모도로 건너갔던 사람들은 먹을 물이 부족하여 다시 호동으로 돌아오려고 준비를 하던 차였다. 그런데 갑자기 바닷물이 양편으로 갈리면서 길이 열리자, 필시 하느님이 자신들을 가엾게 여겨서 길을 만들어준 것이 분명하다고 기뻐하였다. 그러면서도 혹시나 호랑이가 덤벼들까 무서워서 꽹과리를 치며 호동마을로 건너온 뒤에야 바닷길이 뽕할머니의 간절한 정성으로 열린 것을 알았다.
뽕할머니는 가족들을 만나자 “바닷길이 열려서 너희들을 만났으니 여한이 없다.”고 하면서 죽은 뒤에 신령이 되어 하늘로 올라갔다고 한다.
뽕할머니가 신령이 되어 올라갔다고 해서 영등(靈登神)이라고 하고, 사람들이 다시 돌아왔다고 해서 마을 이름을 회동(回洞)이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의의와 평가]
이 설화에서 모도는 환란을 피할 만한 유토피아이다. 환란 속에 버려진 할머니는 기도로써 섬으로 가는 길을 만들어냈지만, 그 길을 건너가지는 못한다. 산 자들이 할머니가 만든 길을 따라 건너오자 할머니는, “바닷길이 열려서 너희들을 만났으니 여한이 없다.”는 말로 세상과 화해를 한다.
신비의 바닷길에 얽힌 이 이야기는 섬지방 사람들의 고난과 해원의 한 원형을 보여주고 있는데, 자유롭게 육지를 오갈 수 있는 길이 열리기를 바라는 갯마을 사람들의 오랜 염원이 이런 설화를 빚어낸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