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조선 후기 밀양 출신의 문신.

[가계]

손기양(孫起陽)[1559~1617]의 본관은 밀양(密陽)이며, 자는 경징(景徵), 호는 오한(聱漢)·송간(松磵)이다. 증조할아버지는 손세번(孫世藩)이고, 할아버지는 군자감정(軍資監正) 손응(孫凝)이다. 아버지는 기자전참봉(箕子殿參奉) 손겸제(孫兼濟)이고, 어머니는 신취(辛鷲)의 딸 영산신씨(靈山辛氏)이다. 첫째 부인은 송근(宋瑾)의 딸 야로송씨(冶罏宋氏)이고, 둘째 부인은 첨지중추부사 이후린(李厚麟)의 딸 우계이씨(羽溪李氏)이다. 아들은 손돈(孫潡)·손현(孫𦆴)이고, 사위는 권도(權燾)와 이돈(李墩)이다.

[활동 사항]

손기양은 1559년(명종 14) 7월 밀양부의 동쪽 용성리에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학문에 힘써 한강(寒岡) 정구(鄭逑)[1543~1620]의 문하에서 수학하였으며, 정경세, 조호익, 이준 등과 교유하였다. 1585년(선조 18) 진사시에 합격하였고, 1588년 식년시 문과에 병과 22위로 급제한 뒤, 성균관학유(成均館學諭), 성주교수 등을 지냈다.

1592년 성현도찰방(省峴道察訪)으로 부임 후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역마(驛馬)를 적절히 배치하면서 전쟁 수행에 만전을 기하였다. 특히 밀양부사 박진(朴晉)의 병사와 더불어 작원(鵲院), 대암(臺巖)에서 적의 진로를 차단하였다. 1594년에는 도회시관(都會試官)으로 경주에 갔다가 청도 운문산 아래 금현(錦峴)에서 복병을 활용하여 매복 작전을 펼쳐 왜적을 격퇴하였다. 또한 곽재우, 승장 유정과 함께 의병을 이끌고 창녕 화왕산성, 대구 팔공산 전투에서 전공을 세웠다.

임진왜란이 끝난 이후 1600년 손기양은 성균관전적 겸 중학교수에 임명되었고, 1601년 경주제독으로 부임하였다. 1602년 울산도호부판관을 거쳐 영천군수로 부임하였으며, 1610년 창원도호부사 등을 역임하였다. 손기양은 광해군 즉위 후 정국이 혼란해지자 벼슬에서 물러나 낙향하였다. 이후 조정에서 상주목사 등을 제수하였으나 관직에 나아가지 않고 학문에 전념하여 후학을 양성하다가, 1617년(광해군 9) 사망하였다.

[저술 및 작품]

손기양의 저술로는 1597년 정유재란 때 관찰사가 왕을 호종하여 성을 비우자 빈 성을 지키며 기록한 『공산지(公山誌)』를 비롯하여 문집으로 『오한집(聱漢集)』, 시집인 『배민록(排悶錄)』, 『철조록(輟釣錄)』 등이 있다.

[묘소]

손기양의 묘소는 경상남도 밀양시 단장면 국전리 양지마을에 있다.

[상훈과 추모]

손기양은 임진왜란 당시의 공을 인정반아 선무공신3등(宣武功臣三等)에 녹훈되었다. 손기양의 후손들은 1753년 밀양 죽원재사를 세워 손기양을 기리고 있다. 밀양 죽원재사는 2000년 경상남도 문화재자료로 지정되었으며, 앞면 7칸·측면 3칸 규모로 팔작지붕 양식을 하고 있으며, 치엄문, 삼문, 정열사 등이 함께 배치되어 있다. 또한 1844년 지방 유림의 공의로 밀양 칠탄서원을 창건하여 위패를 모시고 있다. 칠탄서원은 1743년에 진암서당으로 건립되었다. 1844년 손기양의 위패를 모시는 청절사를 세워 칠탄서원으로 부르게 되었다. 그 후 흥선대원군의 서원철폐령으로 폐쇄되었다가 1914년에 복원하였다. 밀양 칠탄서원은 1983년 경상남도 문화재자료로 지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