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20008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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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食生活 |
영어의미역 | Dietary Customs |
분야 | 생활·민속/생활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개관) |
지역 | 충청남도 논산시 |
집필자 | 이훈 |
[정의]
충청남도 논산 지역에서 행해지는 식품과 음식에 관련된 모든 활동.
[개설]
논산 지역은 충청남도의 남부 지역으로 서쪽으로는 금강이 북에서 남쪽 방향으로 흐르고, 북동쪽은 계룡산(鷄龍山)·대둔산(大芚山)이 걸쳐 있는 험준한 산악지대이다. 또한 남쪽은 전라북도 완주군과 익산시와 경계를 접하고 있어 식생활에 있어서도 이러한 지형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역사적으로 기호 유교 문화권의 중심이란 지역적 위상에 걸맞게 충청도 지역에서 손꼽히는 명문가의 후손들이 가문의 전통을 지키며 살아오고 있어, 각 가문에서 전해 내려오는 독특한 의례 음식도 주목된다.
[주식과 반찬]
1. 주식
논산 지역은 도심지와 금강 유역의 포구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농촌 마을로 구성되어 있다. 계룡산과 대둔산에서 발원하여 금강 본류에 유입되는 하천 주변으로는 넓은 논산평야가 형성되어 있고, 토질이 좋아 예부터 농사짓기에 좋은 환경이었다. 현재 논산시 전역의 30%가량이 농경지이다. 이렇게 비옥한 땅에서 생산된 곡물은 일제강점기 수탈의 대상으로 주목받기도 하였다.
1960년대까지만 해도 쌀밥 먹는 일이 드물어서 보리밥이나 잡곡으로 연명하였는데, 이것은 당시 논산 지역뿐만 아니라 어려운 농촌의 일반적인 식생활이었다. 논산 지역 사람들은 강경의 두부공장까지 찾아가 비지를 사다 먹고, 보리가 익기도 전에 그것을 쪄서 볶은 후 갈아서 분말을 만들어 죽을 쒀 먹기도 했다. 이 무렵에는 ‘보릿고개’라 하여 계절의 영향도 컸다.
논산 지역 사람들은 논산평야에서 생산된 쌀과 보리를 주식으로 하였으나 1970년 초까지만 해도 쌀의 자급률이 낮아 상대적으로 보리의 소비량이 높을 수밖에 없었다. 통일벼가 널리 보급된 1970년대 후반이 되어서야 비로소 매일 쌀밥을 먹을 수 있게 되었다. 보리 생산량은 통일벼가 보급된 1970년대 후반 점차 줄어들다가 1990년대부터 급격히 감소하였다.
2. 반찬
반찬은 농수산물을 골고루 섭취하였다. 금강에서 잡히는 어물은 물론이고, 금강을 따라 이동하던 선박이 전국 각지의 물산을 모아 포구에 풀어놓으면 이것이 다시 논산 사람들의 생활 속으로 흡수되었다. 특히 강경포구는 전국에서 손꼽히는 수산물 시장으로 성어기에는 하루에 1백여 척의 배들이 포구에 들어와 생선을 산더미 같이 부렸다. 당시 서해에서 잡은 각종 생선들이 강경으로 집산되자 팔고 남은 물량을 오래 보관하기 위하여 염장법과 수산가공법이 발달하였다. 지금까지 강경맛깔젓은 그 명성이 자자하여 김장철이 되면 전국에서 찾아오는 이들로 거리가 북적이고, 젓갈상회가 늘어선 맛깔젓거리가 형성되었을 정도이다.
[전통음식]
1. 제례음식
흔히 쓰는 말 중에 ‘충청도 양반’이란 말처럼 자연스런 말도 없을 테인데, 그 배경에는 16세기 이후의 정치 변동과 관련이 있다. 사림파가 득세하며 붕당정치가 강화되면서 이른바 당쟁이 심화되었던 시기에 대체로 가장 오랜 기간 정권의 핵심을 장악했던 이들은 주로 서인 계열이었다. 서인 계열의 근거지는 주로 경기도와 충청도 일대였는데, 그것은 율곡 이이(李珥)가 경기도에 살았고, 이이의 학맥을 정통으로 계승한 김장생(金長生)과 김집(金集) 부자의 근거지가 연산(현 충청남도 논산시 연산면)임에 따라 그의 제자들이 주로 주변 지역에서 거주했기 때문이었다.
양반가의 모든 의례는 『주례(周禮)』에 의거했지만, 학맥과 사상에 따라 변용되었으며, 각각의 가정마다 다른 전통과 솜씨로 제례음식을 장만하였다. 논산 지역에서는 광산김씨 가문의 음식 치례를 손꼽을 정도로 제상차림에 온 정성을 쏟는다. 이것은 제물을 풍성하게 장만하여 참례하는 사람들을 풍족하게 대접하기 위한 것이며, 마을 사람들에게도 나누어 주려는 목적 때문이다.
특히 사계 김장생의 불천위제사(不遷位祭祀)를 위해서는 며칠 전부터 제물을 준비하고 각각의 제물을 목기에 30㎝ 가량 층층이 쌓는 고임새로 상차림을 한다. 제물은 밥, 국, 면, 육회, 적, 어회, 떡, 간장, 소금, 수육, 전, 육탕, 계탕, 어탕, 어전, 계란전, 조, 포, 나물 세 가지, 조기, 식혜, 물김치, 밤, 배, 잣, 호두, 은행, 수박, 조과, 사과, 곶감, 대추 등이다.
한편, 같은 서인 계열이었으나 서인이 노론과 소론으로 분기되었을 때 소론의 거두가 되었던 파평윤씨 윤증(尹拯)의 집안은 광산김씨 가문의 제상차림과는 대조를 보인다. 명재 윤증이 후손들에게 제상의 음식을 소박하게 하라는 유언을 남겼기 때문이다. 윤증의 9대째 후손이 살고 있는 파평윤씨 가문에서는 지금까지도 제사음식을 매우 간소하게 차린다.
밥과 고기, 무를 넣어 끓인 국, 어적, 계적, 육적을 올리며, 세 가지가 안 되면 두 가지라도 괜찮다. 잎나물 도라지, 고사리, 미나리 세 가지와 어탕, 육탕, 소탕, 어포, 육포, 문어포, 나박김치, 간장, 새우젓, 식혜를 올린다. 과일은 밤, 대추, 감, 배, 사과를 홀수로 올린다. 밤이 없으면 감자를 놓기도 하는데, 집안에서는 꼭 무엇을 올려야 한다는 기준을 철저히 따지지 않는다. 격식을 따르되 소량으로 진설하는 것이 특징이다.
2. 시절음식
전통적으로 사시사철 때에 맞는 음식을 준비하는 것이 주요했지만, 생활이 현대화되면서 오늘날 논산 지역에는 옛 전통은 찾아보기 힘들다. 논산 지역에서는 정월이 되면 정초에 엿장수에게 ‘복엿’을 사먹고, 말의 날[午日]에 장을 담았다. 이때 만든 장이 맛없으면, 이듬해에 새로 메주를 쑤어 장을 담기도 했는데, 이를 ‘접간장’이라 하여 제사의 제물에는 쓰지 않았다.
정월 열나흗날 저녁에는 오곡을 넣어 보름밥을 지어먹는데, 이 날만큼은 푸짐하게 잘 먹으라는 의미에서 그 해 집에서 지은 곡식을 골고루 넣고 넉넉하게 마련한다. 보름밥과 함께 먹는 나물은 가을에 갈무리해 둔 것으로 감자잎·무나물·시래기나물·콩나물·호박잎·아주까리잎·토란줄거리 등으로 만들었다. 나물은 그저 기름으로만 볶으며, 칼로 자르면 나락의 목을 자른다 하여 삼갔다. 보름날 아침에는 김쌈을 먹었는데, 쌈을 싸서 먹으면 그 해에 볏섬을 많이 생산할 것이라고 예견하였기 때문이다.
2월 초하루에는 콩을 볶아 먹고, 5월 단오에는 약쑥과 익모초 즙을 내어 마시며 더위를 준비했다. 6월 유두에는 밀이 수확되므로, 닭 삶은 물에 밀국수를 말아 먹었다. 이것을 유두국수라 하여, 호박과 달걀 꾸미를 얹어 뜨겁게 먹기도 하고 시원한 콩국물에 말아 먹기도 하였다. 유둣날에는 기름 냄새를 피우면 좋다 하여 밀가루 부침을 해먹기도 하였다. 복날이 되면 개장국이나 닭을 삶아 먹는데, 지금도 논산 지역의 여러 마을에서 마을잔치 겸 복날 모임을 갖곤 한다.
두레로 김매던 시절에 7월 백중이면 동네잔치를 벌였다. 이를 ‘술멕이’ 혹은 ‘두레멕이’라 하면서 논산시 광석면에서는 칠석에, 그 외의 지역에서는 백중에 행사를 벌였다. 이날에는 동네 중앙에서 술국을 끓여 먹곤 하였다. 연산백중놀이는 그 규모가 크고 전통이 깊어 유명하다. 통돼지로 농신제를 지내고 참여한 사람들 모두가 배불리 나눠 먹었다.
8월 한가위에는 여느 지역과 마찬가지로 송편을 해 먹고, 토란국을 끓여 차례상에 올렸다. 10월 추수가 끝나면 햇벼를 갈아 밥을 지어 먹으며, 이 쌀로 지은 밥은 단 한 톨도 남에게 주지 않았다. 예전에는 음력 10월에 김치를 담는 경우가 많았지만, 근래에는 주로 11월에 담는다. 김치는 무김치·배추김치·동치미를 담으며, 강경장에 나가 황석어젓이나 새우젓을 사다 활용하였다. 11월에는 동지팥죽을 끓이고 12월에는 고추장을 담갔다.
[특산물과 향토음식]
1. 지역 특산물
논산 지역의 특산물은 대체로 농산물이며, 이것을 활용한 가공식품도 상품화되어 판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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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산시 지역 특산물과 향토음식 현황
딸기는 ‘논산딸기’라는 브랜드로 인식될 만큼 대규모로 재배되고 있다. 특히 양촌딸기가 유명하여, 전국 생산량의 약 13%를 차지할 정도이다. 양촌 지역에서 생산되는 감은 당도가 높고 육질이 탁월해 곶감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연산대추는 연산시장이 전국 대추의 집산지이기 때문에 알려진 경우이다.
강경젓갈은 옛 강경포구에 전래되어 오던 전통적인 방법으로 젓갈을 담그고, 각지에서 생산되는 각종 젓갈을 선별 구입한 후 발효 숙성하므로 맛이 좋아 ‘젓갈 중 제일은 강경젓갈’이라는 명성을 얻고 있다. 1997년부터 강경발효젓갈축제가 개최되면서 젓갈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는 지역 특산물로 되살아났다.
2. 향토음식
1) 파평윤씨 종가의 간장
논산의 대표적인 종가집인 명재 윤증의 종가에서는 약 260년 묶은 장이 있다. 일명 ‘전독간장’이다. 즉 묵은 간장독(항아리)에 햇장을 첨장, 독을 전(傳)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메주콩을 삶아서 메주를 만드는 과정에 많은 손이 갈 뿐만 아니라 장 담그는 날은 반드시 새해의 첫째 또는 둘째 갑오(甲午)일을 택하며 정성을 들인다.
물·소금·메주를 1 : 1 : 1로 담는데, 다른 집에서 소금의 양을 물의 15%로 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전독간장은 6개월이 지난 추석 무렵에 처음 간장을 뜬다. 명재종가에서는 전독간장과 된장을 관광 상품화하였다. 이 간장으로 참게장을 담거나, 궁중떡볶이를 만들면 그 맛이 더욱 뛰어난데, 궁중떡볶이는 종가요리경연대회에서 1등을 하기도 하였다.
2) 노성참게장
노성참게는 조선시대 임금에게 진상하던 토산품이었으며, 백제 때의 일이라는 전설도 전해진다. 조선시대에는 벼가 익을 무렵 참게를 공납하였다. 참게는 금강하굿둑이 생기면서 노성천이 오염되어 그 수가 줄고 있으나, 참게 보존을 위한 노력과 양식업을 통해 상품화를 시도하고 있다. 논산시 노성면 명재 윤증의 종가에서는 살아 있는 게를 해감시켜 참기름에 담갔다가 전독간장을 붓고 숙성시켜 양념을 더해 명재가 고유의 참게장을 제조하고 있다.
광산김씨 신독재 김집 종가에는 2백년 전통의 장이 있어 여기에 햇간장과 햇된장을 혼합해 숙성시켜 그 맛을 이어가고 있다. 메주를 쑬 때에는 소금과 물을 골라 쓰며, 장을 담근 다음 40일간 숙성시킨다. 간장은 끓이지 않고 발효시키는 특징이 있다. 전통 된장은 옛 사람들의 입맛에 맞는 고유의 풍미를 간직하고 있다.
4) 강경 위어회
충청남도 지역에서는 웅어를 위어라고 부른다. 위어는 바닷물고기이지만 민물에 알을 낳는 성질이 있으며 금강 하류에서만 잡힌다. 민물에 올라올 때에 잡아야 맛이 좋아서, 2~6월 사이에 회로 먹을 수 있다. 강경의 토속음식으로 알려져 있어 주민들의 각별한 애정을 받는 음식이다.
5) 연산순대
연산시장에는 가축시장이 있었다. 이곳에서 손복례 할머니의 어머니가 한국전쟁 이전부터 순대집을 차리고 장터 사람들에게 팔았던 것이 유명해져 5개의 식당이 문을 열었다. 연산순대는 돼지머리, 내장, 야채 등을 재료로 쓰며, 찌지 않고 물에 삶는 피순대이다. 겨울에는 배추김치를 쓰고, 여름에는 부추 등을 사용한다.
6) 연산도토리묵
연산시장에서 1980년경부터 판매되었던 것으로 역사는 짧지만 도토리묵 제조 방법이 특허 출원되었을 정도로 맛이 좋다. 도토리는 순수한 도토리로만 제조되어 여름철 상온에서 6~7일이 지나도 상하지 않는다. 논산과 대전 사람들에게 잘 알려져 있어, 연산도토리묵을 사기 위해 대전에서 찾아오는 이들도 많다. 제조자는 한약재를 첨가하는 등 끊임없이 품질을 개선시키기 위해 애쓰고 있다.
7) 은진청포묵
전라도에서 과거 보러 한양 가던 길에 은진을 지나면 사먹던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청포묵은 녹두가루 분말을 사용하며, 녹두를 물에 불려 물과 섞어 끓이고, 간을 맞춰 만든다.
8) 은진지네닭
지네를 한자어로 오공(蜈蚣)·토충(土蟲)·백족(百足)이라 한다. 『구급간이방(救急簡易方)』에 지네를 오공이라고 한 기록이 있다. 은진에 밤나무가 많아 지네가 극성이었는데, 지네를 말려 닭의 내장을 빼고 넣어 끓여 먹으면 보신이 된다고 하여 지역 사람들이 끓여 먹던 향토음식이다.
9) 강경 황산 메기매운탕
금강에서 잡힌 메기를 이용해 강경 황산나루터 음식점에서 팔던 것으로, 광복 무렵부터 유명해 서울 사람들도 강경 황산 메기매운탕을 먹으러 왔다고 한다. 금강의 상류에서 잡히는 메기는 등이 검지만, 황산나루에서 잡히는 것은 등이 노란 차이점이 있다. 메기를 다듬어 삶은 우거지, 호박, 고사리, 양파, 들깨가루, 고춧가루, 고추장, 된장, 다진 마늘 등을 넣고 끓인 후 부추, 깻잎, 쑥갓, 파를 넣고 한 번 더 끓이는데 수제비를 넣어 함께 먹기도 한다.
10) 강경 황산 황복탕
강경 황산나루에서 잡히는 황복으로 만든 탕으로, 1920년대부터 유명했다고 전해진다. 황복은 소량만 잡히므로 3~5월 사이에 잡힌 것을 냉동해 1년간 사용한다. 강경 황산 메기매운탕과 함께 강경을 대표하는 향토음식으로 손꼽힌다.
11) 탑정호 붕어찜
탑정호가 조성된 후 이곳에서 잡힌 붕어로 찜을 해 먹기 시작하였으므로 역사는 길지 않다. 참붕어만 사용하며, 시래기, 마늘, 인삼, 파, 깨소금, 고추장을 넣은 조림 형태의 음식이다.
12) 연산오골계
조선시대부터 임금님께 진상되던 보신 식품으로 유명한 연산 화악리 오골계는 1980년 4월 1일 천연기념물 제265호로 지정하여 혈통이 보호되고 있는데 합법적으로 일부를 잡아 탕으로 끓인다. 건강식으로 유명하다.
13) 가야곡왕주
왕주는 조선시대 말 곡주의 규제가 완화되자 명성왕후의 친정인 민씨 집안에서 곡주와 조선시대 중엽 성행하였던 약술을 접목시켜 이를 빚어 왕실에 진상한 술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전수자가 있어 비법이 전해 오고 있다. 구절초, 구기자, 참솔잎, 홍삼, 매실 등의 은은한 향과 집에서 직접 띄운 자가 누룩을 사용하여 누룩 특유의 향이 적절히 어우러져 향긋하고 부드러우면서도 혀끝을 감도는 감칠맛이 있다. 가야곡왕주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국가지정 무형문화재 제57호 종묘대제에 제주로 지정되어 매년 제례의식에 사용되고 있으며, 2000아시아유럽정상회의 공식지정 만찬주로 지정된 바 있다.
14) 양촌 생막걸리와 동동주
양촌에는 약 100년 된 양조장이 있고, 그 전통을 잇는 탁주와 동동주가 있다. 양촌은 물맛 좋은 동네로 유명하며, 덕분에 술 맛도 좋다고 한다. 양촌막걸리와 동동주의 특징은 효모균이 살아 있는 생막걸리라는 점이다. 그래서 술병에 미세한 구멍을 뚫어 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