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경기도 시흥시 지역에 묘와 신도비가 있는 조선 전기의 문신.

[가계]

본관은 청주(淸州), 자는 익지(益之), 호는 유천(柳川). 한준겸(韓浚謙)[1557~1627]의 증조할아버지는 정선군수 한승원(韓承元), 할아버지는 중추부경력(中樞府經歷) 한여필(韓汝弼), 아버지는 종부시주부(宗簿寺主簿) 한효윤(韓孝胤), 어머니는 평산 신씨(平山申氏)로 예빈시정(禮賓寺正) 신건(申健)의 딸이다. 인조의 장인이고, 처는 창원 황씨(昌原黄氏)로 예조좌랑 황성(黃珹)의 딸이다.

[활동 사항]

1579년(선조 12) 생원시와 진사시에 동시에 합격하였는데 생원시는 1등이었다. 1585년(선조 18) 문음(門蔭)[조상의 음덕으로 품계를 올리거나 벼슬살이를 하는 것]으로 태릉참봉에 보임되었다가 이듬해 별시문과에 병과로 급제하였다. 1588년(선조 21) 예문관검열로 재임 중 문신을 대상으로 한 시험에서 1등을 하였다. 이듬해 홍문록(弘文錄)에 가장 먼저 이름을 올리는 등 문명이 높았고 그해 사가독서(賜暇讀書)하는 특전을 누렸다. 1595년(선조 28) 사헌부지평, 1596년(선조 29) 홍문관부교리, 1597년(선조 30) 사간원사간, 사헌부집의, 승정원우부승지, 경기도관찰사를 역임하고 이듬해 경상도관찰사로 재임중 폐허가 된 상주포(尙州浦) 등 4개 진(鎭)의 혁파를 청하였다.

1600년(선조 33) 병조참판과 산릉도감제조(山陵都監提調)가 되었으나 산릉도감 업무에 충실하기 위해 스스로 병조참판을 사직하였다. 1602년(선조 35) 전라도관찰사가 되어 나주 지역 구활(救活)에 힘쓰고 이듬해 예조참판, 홍문관부제학을 역임하였으며 그 후 이조참판 등 요직을 역임하고 1605년(선조 38) 호조판서에 특진되었다.

광해군이 즉위한 후 1610년(광해군 2) 사헌부대사헌·함경도관찰사에 제수되었는데, 함경도관찰사 재임중 『소학』·『가례』 등의 책을 간행·보급하여 학문을 진흥시켰다. 1613년(광해군 5) 계축옥사(癸丑獄事)에 연루되어 시골로 쫒겨났다가 이후 충주와 여주로 유배를 가게 되었다. 1623년(인조 1) 인조반정으로 한준겸의 딸이 인열왕후(仁烈王后)로 책봉되자 영돈녕부사(領敦寧府事)로 서평부원군(西平府院君)에 봉해졌다. 1624년(인조 2) 이괄(李适)의 난 때 왕을 호종(扈從)하였고, 1627년 정묘호란 때 왕자를 시종하였다. 한준겸의 졸기(卒記)를 보면 외직으로 나가거나 내직으로 들어오거나 근면하였고, 왕의 장인이 된 후 더욱 근신하여 그가 죽자 주변에서 모두 애석하게 여겼다.

[학문과 저술]

저서로 『유천유고(柳川遺稿)』가 있다. 선조 때 이조참판으로서 동지춘추관사(同知春秋館事)를 겸임하여 선대 실록의 편찬에도 참여하였다. 당시 임진왜란으로 춘추관, 성주, 충주에 분관한 선대 실록은 모두 불타고 전주 사고본(史庫本) 하나만 남았는데 『유천유고』는 이를 바탕으로 3질을 다시 출간한 것이다.

[묘소]

묘소는 경기도 시흥시 군자로335번길 36-11에 있다.

[상훈과 추모]

신도비는 1629년(인조 7) 세워졌다. 묘역 이장 후 1652년(효종 3) 효종이 내탕금을 내려 신도비를 중건한 전말을 비문의 끝부분에 새겨 놓았다. 신도비 비문은 이정구(李廷龜)가 짓고 글씨는 오준(吳竣)이 썼으며, 전자(篆字)는 김상용(金尙容)이 하였다. 신도비는 한준겸 묘에서 동남쪽으로 약 200m 지점에 있었으나 1994년 영동고속도로 건설로 현 위치로 옮겨 왔다. 함경남도 함흥시 북동쪽의 문회서원(文會書院)에 제향되었으며, 시호는 문익(文翼)이다. 한준겸 묘와 신도비를 비롯한 청주 한씨 문익공파 묘역(淸州韓氏文翼公派墓域)은 1997년 5월 16일 경기도 기념물 163호로 지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