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고려 후기 순천 송광사에서 국사를 지낸 승려.

[활동 사항]

천영(天英)[1215~1286]은 순천 송광사 16국사 중 제5대 국사이다. 전라북도 남원시에서 태어났으며, 아버지는 양택춘(梁宅椿)[1172~1254]이고 어머니는 황해도 서흥군 출신의 김씨(金氏)이다. 자호(自號)는 회당(晦堂) 또는 자인실주인(慈忍室主人)이고 자(字)는 천안(天安) 또는 내로(乃老)이다.

천영은 15세인 1229년(고종 16) 수선사 제2세 진각국사(眞覺國師) 혜심(慧諶)[1178~1234]을 찾아가 허락받고 출가하였다. 열심히 선지(禪旨)를 참구하고 문장과 변론이 뛰어났다. 1233년(고종 20) 담선법회(談禪法會)에 가니 모든 대중이 좌원(座元)으로 추대하였다. 1236년(고종 23) 승과(僧科)의 선선(禪選)에서 상상과(上上科)에 합격하였으나, 명리(名利)를 버리고 남쪽으로 유람하였다. 조계산 수선사 제3세 청진국사(淸眞國師) 몽여(夢如)[?~1252]를 찾아가 가르침을 받았다. 이로부터 천영의 명성이 널리 퍼지게 되었다.

1246년(고종 33) 최우(崔瑀)[?~1249]가 선원사(禪源社)를 개창하고 법회를 베풀 때 왕이 수선사 제4세 진명국사(眞明國師) 혼원(混元)[1191~1271]을 법주(法主)[법회의 주관자]로 모시고 국내의 고명한 승려 3천 명을 초청하였다. 이때 천영도 초청되어 조정 대신들에게 존경받으니 최우가 고종에게 주청하여 삼중대사(三重大師)의 법계를 하사받았다. 1248년(고종 35) 선사(禪師)의 법계를 받고 지리산 단속사 주지에 임명되었다.

1249년(고종 36) 최우가 개성 창복사(昌福寺)를 창건하고 낙성법회를 열 때 천영을 주맹(主盟)으로 모셨으며, 1250년(고종 37) 고종이 선원사 주지로 임명하였다. 1251년(고종 38) 최항(崔沆)[1209~1257]이 보제사(普濟寺)에 별원을 짓고 구산선문의 선승들을 불러 모았을 때 천영에게 법회를 주관하도록 청하였다.

1252년(고종 39) 청진국사가 입적하니, 왕명으로 진명국사을 수선사에 주석하도록 명하고, 선원사의 법주로 삼았다. 1256년(고종 43) 가을 진명국사가 퇴휴를 청하면서 후임으로 천영을 천거하였다. 이에 고종이 직접 궁궐로 맞이하여 공양을 올리고 대선사의 법계를 내리고 수선사에 주석하도록 하였다. 이후 수선사에서 종지(宗旨)를 크게 선양하고 사찰을 수리하였으며, 보성 대원사(大原寺)와 고흥 불대사(佛臺寺)를 중창하였다.

천영은 1286년(충렬왕 12) 2월 12일 불대사에서 국왕과 재상에게 보내는 편지를 쓰고, 깨끗이 목욕하고 가사와 장삼을 입은 후 좌선한 채 승려들과 대담을 나누다가 조용히 입적하였다. 세수 72세, 법랍은 57세였다.

[사상과 저술]

순천 송광사에는 순천 송광사 고려고문서(順天 松廣寺 高麗古文書)[보물 제572호] 유물 2점이 소장되어 있다. 그중 한 점은 원오국사 천영이 관에 올린 노비문서[보물 제572-2호]이다. 그 내용은 아버지 양택춘에게 받은 노비를 순천 송광사에 소장된 거란본 대장경을 관리할 수 있도록 허락을 요청하고 관에서 인증해준 것이다.

[상훈과 추모]

천영은 국사로 추증되었고 시호는 자진원오(慈眞圓悟), 탑호는 정조(靜照)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