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760129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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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順天灣濕地 |
영어공식명칭 | Suncheon Bay Wetland that mud flat alive and reed dance |
영어음역 | Suncheon Bay Wetland that mud flat alive and reed dance |
영어공식명칭 | Suncheon Bay Wetland that mud flat alive and reed dance |
분야 | 지리/자연 지리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기획) |
지역 | 전라남도 순천시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김준선 |
[정의]
전라남도 순천시 순천만길 513에 있는 연안습지.
[개설]
순천만은 여수반도와 고흥반도를 양옆에 끼고 순천시를 향해 깊숙하게 들어와 있으며 39.8km의 해안선으로 둘러싸여 있다. 순천만 안쪽에는 22.6㎢의 갯벌, 5.4㎢의 갈대밭 등 28㎢의 하구 염습지가 형성되어 있다.
[연원과 변천]
순천만이 형성된 것은 약 8,000년 전쯤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구상 마지막 빙하기가 끝나 해수면이 높아지면서 중국과 맞닿은 부분이 서해로 변하고 지금의 우리나라 모습이 형성될 때 순천만도 형성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순천만은 고흥반도와 여수반도로 둘러싸인 폐쇄된 만입이어서 바깥 바다로부터 파도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고, 배후 북서쪽의 높은 산지, 낮은 구릉 지역, 중규모 산지들이 둘러싸고 있다. 순천만엔 순천시가지를 관통하여 흐르는 동천, 상사 조절지댐에서 흐르는 이사천, 신도심을 통과하는 해룡천이 유입되고 있다.
순천만은 입구가 좁고 내부가 넓은 폐쇄형 만입이기 때문에 물질이 외부에서 내부로, 내부에서 외부로 이동하기 어렵다. 그러므로 순천만의 갯벌은 하천의 물질공급과 완만한 조류 흐름 때문에 발달하였으며, 주변의 산지가 주로 편마암이기 때문에 점토, 실트와 같은 미립자가 많이 공급되어 퇴적된 것이다. 또한, 하천에서 공급되는 다량의 유기물이 순천만 내부에 퇴적되어 매우 생산성이 높은 갯벌을 형성하고 있다.
[순천만의 과거 - 순천만 보존의 역사]
순천만은 과거 간척농지 조성과 하천 직강화 사업으로 지형이 변화되었다. 간척농지[1960년대에 1차 조성, 1970년대에 2차 조성]로 인해 순천만 해역은 16㎢에서 12㎢로 줄어들었다. 2000년대에는 순천시 별량면의 장산마을 주변에 3차 매립이 이루어져 순천만의 자연형 해안선은 대부분 직선형 해안선으로 변화되었다. 한편 순천만으로 유입되는 주요 하천인 동천은 도시화와 치수사업으로 인해 대부분 직강화되었거나 일부는 간척으로 인해 고립되어 절강(絕江)으로 남게 되었다. 따라서 순천만의 간척사업과 동천의 직강화 사업은 오늘날의 순천만 모습을 형성하는 데 크게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순천만에 우점하는 갈대군락은 1970년대 이전부터 존재하였으나 간척농지 조성, 상사댐 방류수에 의한 염도 변화 등으로 인하여 팽창하기 시작하였으며, 1990년대 이후 그 속도가 빨라져 최근의 원형 갈대군락의 발달로 이어지고 있다.
1996년 ‘골재채취를 겸한 하도정비사업’이 순천만 하구에서 시작된다는 소식이 알려져 시민단체들의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골재채취를 겸한 하도정비사업’의 실효성과 타당성에 대해 일부 주민들과 시민단체들이 의문을 제기하면서 순천만은 ‘개발이냐 보전이냐’ 하는 격론의 장으로 대두되었다. ‘골재채취를 겸한 하도정비사업’에 대해 시민단체들은 하구 생태계에 대한 환경영향평가 부재와 하천 직강화에 따른 홍수 예방의 실효성 문제를 지적하였고, 갈대밭이 갖는 자연적, 문화적 가치의 중요성을 호소하며 사업 허가 취소를 요구하였다.
순천만의 생태적 가치가 조명된 것도 이때부터이다. 1996년 11월 순천만에 대한 생태계 조사가 처음으로 실시되었고. 그 결과 천연기념물 제228호인 흑두루미를 비롯해 황새, 재두루미, 검은머리갈매기 등 국제적으로 희귀한 철새들이 관찰되었다. 1997년 실시된 조사에서도 검은머리물떼새 등 천연기념물 9종과 람사르협약 기준을 충족시키는 진귀한 조류가 발견되는 등 순천만은 국제적으로 보호 가치가 있는 자연생태계임이 거듭 확인되었다. 이러한 발견은 각종 언론을 통해 세간에 알려졌고, 이에 따라 ‘골재채취를 겸한 하도정비사업’을 반대하는 여론은 더욱 힘을 얻게 되었다. 1998년 9월 순천만과 맞닿은 동천 하구의 골재채취사업허가가 취소되었지만, 하도정비사업은 여전히 진행할 단계였다. 또한, 순천만을 국립공원 또는 람사르 습지로 지정하자는 움직임을 접한 일부 주민들은 재산권의 제약을 우려한 나머지 갈대밭에 잇달아 방화를 시도하는 등 갈등이 많았다. 따라서 순천만을 보존하기 위해서 지역 주민들의 이해와 협조가 선결되어야 하였으며, 또한 행정기관과도 원활한 협력이 필요했다.
2000년대 들어 순천만은 생태학습의 명소가 되었다. 광활한 갈대밭의 전경과 겨울 철새 중 진객이라 할 흑두루미를 찾는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졌고, 그해 2월에는 ‘두루미 보호 국제 심포지엄’이 순천시청 회의실에서 개최되었다. 또한 주민과 시민단체, 시 관계자가 합동으로 일본의 두루미서식지 이즈미시[出水市]와 홍콩[港都]의 마이포[米埔] 습지를 둘러보며 순천만의 현황과 견주어 보는 해외 선진지 시찰도 마련되었다.
2003년 봄, 순천만과 접한 동천 하구 둑에서 쑥부쟁이 심기 행사가 있었다. 곧이어 2003년 4월, 주민과 시민단체, 순천시가 함께 참여하여 순천만 관련 현안을 논의하는 “순천만협의회”가 마침내 구성되어 순천만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모색하게 되었다. 2003년 12월 순천만 일대는 습지 보전지역으로 공포되었고, 2004년 11월 순천만생태공원이 개관되었으며, 2006년에는 람사르 습지로 지정되었는데, 연안습지로는 국내에서 처음이었다. 2006년 한국관광공사는 순천만을 국내 최우수 경관 감상형 관광지로 선정했다. 2008년에는 순천만을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제41호로 지정되었는데, 갯벌이 문화재로 인정받기는 전국에서 처음이었다. 2018년 인도네시아 팔렘방에서 열린 제30차 유네스코 인간과 생물권계획 국제조정이사회에서 순천만습지는 조계산과 더불어 우리나라 6번째로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되었다. 현재는 순천만을 유네스코 자연문화유산으로 지정받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보존된 순천만]
철새들의 안식처인 순천만 주변에는 학산리와 선학리, 송학리, 학동, 황새골 등 새와 인연이 깊은 이름들의 마을이나 지명들이 많다. 예로부터 송학은 황새를 일컫는 말이었고, 학은 두루미를 말함이었다. 순천만이 흑두루미를 비롯한 많은 철새의 중요한 서식지가 된 것은 우연한 일이 아닐 것이다. 순천만은 하천의 기수역(汽水域)[강물이 바다로 들어가 바닷물과 서로 섞이는 곳]과 염습지, 넓은 갈대밭, 갯벌 등 다양한 서식지가 있는 습지로 17목 54과 239종의 새들이 관찰되고 있는 곳이다. 그중 33종이 세계적으로 희귀한 멸종 위기 조류들로 순천만의 천연성에 기대어 살아가고 있다. 매년 겨울이면 흑두루미, 검은목두루미, 재두루미, 노랑부리저어새, 검은머리갈매기, 민물도요, 큰고니, 혹부리오리 등 수천 마리의 물새들이 월동한다. 봄·가을에는 민물도요, 중부리도요, 청다리도요, 뒷부리도요, 알락꼬리마도요, 마도요, 개꿩, 흰물떼새, 왕눈물떼새 등과 같은 수많은 도요물떼새들이 시베리아-호주 간의 이동 경로상 중간기착지로 이용한다. 순천시의 시조인 흑두루미는 매년 10월에 찾아와 약 6개월간 월동하고 이듬해 3월 말경 떠나는 겨울 철새다. 우리 고유의 전통문화 속에서 고고한 기품과 선비적 기상, 장수와 행운, 부부애, 고귀함을 상징한다. 순천만에서 월동하는 두루미류는 1996년 11월 70여 마리가 처음 관찰된 이래 2004년 202마리, 2009년 350마리, 2012년 693마리, 2013년 871마리 2015년 1,418마리가 도래하여 천학의 도시가 되었다. 2017년에는 역대 최대인 2,167마리가 안전하게 월동을 마쳤다.
이와 같은 순천만 보존의 배경에는 갯벌 복원과 생태적 가치의 발견이 존재한다. 1992년, 순천만 하구는 버려진 땅처럼 방치되어 있었고, 무분별하게 버려진 쓰레기가 가득 쌓여 있었다. 1993년 민간업체가 준비해오던 동천 하류 물길 정비를 겸한 골재(骨材)[콘크리트나 회반죽을 만드는 데 쓰는 모래나 자갈 따위의 재료] 채취사업이 알려지면서 순천만은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순천만의 갈대숲을 보전하기 위한 시민단체와 지역민들은 갈대숲이 가진 생태적·문화적인 가치와 하구생태계가 가진 환경영향평가 등을 요구하며 사업허가 취소를 요구하였고, 1996년 전문가들에 의해 최초의 생태조사가 시행되었다. 조사 결과 국제적으로 희귀한 철새와 다양한 염생식물, 갈대숲이 갖는 정화기능이 보고되면서 순천만의 생태적 가치가 재조명받게 되었다. 결국, 1998년 ‘순천만 골재 채취사업’은 취소되었고, 2003년 1월 31일 해양수산부 갯벌습지보호지역 제3호로 지정 고시되었다. ‘동천하구의 갈대밭 보전과 골재채취 사업’에 대한 반대 활동은 순천만의 갈대밭과 갯벌의 가치를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를 마련하였으며, 순천만이 순천 지역을 대표하는 생태자원으로 자리 잡도록 하였다.
그 결과 순천만의 생태는 국내를 넘어선 세계적인 생태관광지로 진화하게 되었다. 2005년부터 지역민과 시민단체, 순천시는 순천만의 지속가능한 보전과 이용에 관한 다양한 정책의 필요성에 인식을 함께했다. 그 결과 2006년 1월 20일 국내 연안습지 최초로 순천만 갯벌[28㎢]과 보성 갯벌[10.3㎢]이 ‘Suncheon Bay’라는 이름으로 세계자연보호연맹(IUCN) 산하 람사르 사이트[Ramsar Convention, Site No 1594]에 등록되었다. 또한, 2006년 한국관광공사는 순천만을 국내 최우수 경관 감상형 관광지로 선정하였고, 정부에서는 2008년 6월 13일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제41호로 지정하였다. 2011년 세계적인 여행안내서 『미슐랭그린가이드』-한국 편에서 꼭 가봐야 할 명소로 선정되기도 했다. 또한 최근인 2016년에는 영국 환경청에서 공식 인증한 “그린 애플어워즈” 환경 분야 최우수상을 받고, 유럽연합(EU) 공공조직인 “그린 데스트네이션(Green Destinations)”에서 선정한 전 세계 지속가능한 생태관광지 100선으로 선정되어 국내를 넘어 세계적인 생태관광지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이와 같은 결과를 토대로 순천시에서는 순천만을 자연생태공원으로 지정하고, 습지의 난개발을 막기 위해 순천만갯벌습지보호 주변지역 773ha를 생태계보존지구로 지정하여 건축물 등의 신규설치를 제한하고 있다. 그리고 순천만 습지 보존을 위해 갈대숲과 가까운 곳에서 영업했던 식당과 주거시설을 이전하고 탐방객 차량의 출입제한 조치 등 환경을 정비하고, 흑두루미 등의 생물 다양성을 위해 282개의 전봇대를 제거하였다. 또한, 매립지, 농경지, 둔치 지역의 습지를 복원하여 무논습지를 조성하였다. 2015년 순천만과 인접한 동천 하구 일원의 논 습지와 강 하구 5.394㎢를 국가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하고 2016년 1월 람사르 습지로 등재하면서 순천시는 연안습지-하구습지-논습지 등 습지의 주요 생태축을 연계한 통합적인 습지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였다.
[순천만 습지의 가치]
순천만의 가치는 생태적 가치와 문화 관광적 차이로 구분할 수 있다. 먼저 순천만의 생태적 가치는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조류상, 식물상, 저서생물(底棲生物)[해저에 서식하는 생물을 통칭하는 말]의 현황을 통해 그 가치를 살펴볼 수 있다.
그중 순천만에 서식하는 조류 중 국제자연보존연맹(IUCN)의 Red Data 목록에 해당하는 조류는 노랑부리백로, 저어새, 가창오리, 재두루미, 흰목물떼새, 넓적부리도요, 청다리도요사촌, 검은머리갈매기, 적호갈매기 등이다. 순천만에서 출현한 멸종위기종 1급은 노랑부리백로, 노랑부리저어새를 비롯하여 8종이었으며 멸종위기종 2급은 흑두루미, 검은머리갈매기, 큰고니를 비롯하여 총 27종이다.
순천만에서 주목받는 철새는 단연 흑두루미로서 세계적으로 약 10,000마리 정도만 남아있는 진귀한 새이다. 순천만에서 흑두루미가 처음 관찰된 것은 1996년으로 60마리였으나 이후 지속적인 보호 활동으로 2012년에는 500마리 이상으로 증가하였는데 2012년 693마리, 2013년 871마리 2015년 1,418마리가 도래하여 천학의 도시가 되었다. 2017년에는 역대 최대인 2,167마리가 안전하게 월동을 마쳤다.
이어서 순천만의 식물들은 다음과 같이 구분할 수 있다. 순천만 조간대 염생식물군락 중 우점군락은 갈대군락(Phragmites communis community), 칠면초군락(Suaeda japonica community), 부들군락(Typha orientalis community), 나문재군락(Suaeda asparagoides community), 모새달군락(Phacelurus latifolius community), 가는갯능쟁이군락(Atriplex gmelini community), 갯잔디군락(Zoysia sinica community), 갯질경군락(Limonium tetragonun community) 및 실망초군락(Erigeron bonariensis community)으로 구분된다. 갈대군락은 개개비나 붉은머리오목눈이와 같은 작은 새들에게 보금자리와 은신처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질소와 인 등의 물속 유기물을 흡수하여 수질 정화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순천만에 사는 저서생물(Benthos)에 대한 연구는 몇 건에 불과하여 잘 알려져 있지 못하다. 그러나 과거의 문헌들을 종합한 결과 자포동물 1종, 유형동물 1종, 극피동물 1종, 완족동물 1종, 연체동물 23과 45종, 환형동물 12과 32종, 절지동물 6과 24종으로 나타났다. 순천만 갯벌에는 도둑게, 말똥게, 농게, 흰발농게, 방게, 칠게, 밤게 등 다양한 게가 서식한다. 짱뚱어는 펄 속의 유기물과 저서생물의 유생과 작은 게를 먹고산다. 게 무리는 갯지렁이와 함께 개흙에 묻은 유기물을 먹고 버린 무수한 흙덩어리를 만들어 갯벌을 건강하게 유지한다. 이러한 다양한 저서생물 무리는 갯벌의 먹이사슬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특히 겨울 철새들에게 귀중한 먹이가 된다. 이외에 순천만과 인근 산지에 서식하는 포유류는 총 5목 8과 10종으로 조사되었으며 그중에는 멸종위기 야생동물 I급에 속하는 수달과 II급 삵이 포함되어 있다. 이렇듯 갈대와 철새들이 공존하는 순천만은 학술연구의 장으로 중요한 역할을 지니고 있다.
한편, 순천만 지역에서는 바다와 갯벌에 기대어 사는 사람들의 다양한 모습들이 있어 문화 관광적인 가치 또한 적지 않다. 바다에서 잡는 꼬막, 짱뚱어, 낙지 등을 이용한 고유의 음식이 순천만에 발달하였다. 꼬막을 채취하러 나가는 아낙들의 널배, 짱뚱어를 재빨리 낚아채는 낚시의 기술 등은 훌륭한 문화자원이다. 포구에 피어오르는 새벽안개는 소설가 김승옥이 쓴 『무진기행』의 무대가 되었다. 낙조를 안고 드러나는 S형 수로의 아름다운 경관은 생태관광의 진수로 자리 잡았다. 2006년 한국관광공사에서는 순천만을 최우수 경관감상지로 선정하였고 2008년에는 문화관광부의 명승 제41호로 지정되어 순천만을 찾는 탐방객의 숫자는 해마다 큰 폭으로 늘고 있다.
순천만의 지속가능한 이용에는 생태문화관광이 있다. 순천만이 지닌 생물자원과 문화자원을 이용한 생태문화관광 프로그램을 활성화하면 자연생태계의 보존과 지역 주민의 경제적 이익을 담보할 수 있을 것이다. 국가에서는 순천에 남해안의 생태환경 관광지 개발 사업의 일환으로 순천만국제습지센터를 추진하기로 하였고, 이는 2012년 관광경쟁력 세계 20위권 진입을 위한 국가시책에 부응하는 일이었다. 세계적인 여행안내서 ‘미슐랭그린가이드: 한국 편’에서 꼭 가봐야 할 명소 선정[2011년], 유럽연합(EU) 공공조직인 그린 데스티네이션(Green Destinations)에서 선정한 전 세계 지속가능한 생태관광지 100선으로 선정된 순천만 습지는 문화 관광적 가치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순천만 습지의 지속가능성]
순천만은 그 가치가 학술적으로 알려지기 훨씬 전부터 우리 조상에 의하여 삶의 터전으로서 보호되고 이용됐다. 그렇지만 단견적인 개발과 이용으로 인해 그 모습이 변하고 순천만에서 사는 생물과 사람의 모습이 변해온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1996년 이후 순천만에 대한 생태적, 문화적 가치를 인식하고 순천만을 개발압력으로부터 보호한 것은 순천만의 지속가능한 이용의 초석이 되었다는 점에서 매우 소중한 경험이 아닐 수 없다.
2006년 국내 연안습지 최초로 국제적인 습지에 관한 협약인 람사르협약에 가입하면서 순천만은 국내외에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다. ‘순천만’이라는 이름이 낯설던 1990년대 초에는 동천 하구 갈대밭과 주민들, 갯벌 생물들이 공존하며 살아가는 터전일 뿐이었다. 하지만 현재의 순천만은 미국의 동부연안, 캐나다의 동부연안, 브라질의 아마존강 하구, 유럽의 북해 연안과 더불어 세계 5대 연안습지에 속하는 대표적인 생태관광지로 명성을 떨치고 있으며, 2,264만㎡의 광활한 갯벌과 54만㎡의 갈대밭, 염습지, 섬 등의 다양한 지형과 340여 종의 다양한 식물이 공존하는 생태계 다양성과 생물서식지 다양성의 보고로 널리 알려졌다. 이러한 순천만의 생태적 가치를 발견하고 보전할 수 있었던 것은 1990년대 후반부터 30년이 넘도록 이어온 지역 주민과 시민단체들, 순천시 행정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갯벌이 살아 숨 쉬고 갈대가 춤을 추고 있는 순천만 습지는 지역 차원에서 시작된 생태적 가치의 발견과 그에 대한 보전 활동이 중앙정부 및 국제기구와의 협력을 통해 지속할 수 있는 발전을 견인하는 좋은 사례 중 하나이다.
[현황]
순천만의 해수역과 갯벌에서는 전통적으로 어업이 이루어졌다. 꼬막을 양식하고, 짱뚱어와 맛조개 등을 잡아 어촌경제에 이바지하였다. 갈대군락은 점차 생육면적을 넓히고 있는데, 여러 종류의 게와 새들의 서식지 역할을 하고, 도심으로부터 유입되는 수질오염 물질을 정화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순천만에는 우선 유기물이 풍부하여 다양한 플랑크톤이 있고, 이를 먹고 사는 농게, 칠게, 밤게, 짱뚱이, 고동, 맛조개 등의 저서생물이 서식한다. 또한 갈대, 칠면초, 나문재, 해홍나물, 퉁퉁마디 등의 염생식물이 염습지 식생을 구성하며 자란다. 이러한 생산자와 일차소비자는 2차 소비자인 동물들의 먹이가 되는데, 여름 철새인 왜가리와 백로, 겨울 철새인 흑두루미, 오리류, 도요새류를 불러들이고 동천 하류에는 천연기념물인 수달이 서식하고 있다. 이러한 먹이사슬은 결국 순천만의 생태계를 안정시키며 종 다양성의 보전에 기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