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전라북도 완주군 구이면 덕천리에 전하는 전라감사였던 이서구가 여성의 개가를 금지시키게 된 이야기.

[채록/수집 상황]

「살인사건 밝혀낸 이서구」는 황인덕이 2001년 8월 7일에 전라북도 완주군 구이면 덕천리 구암마을의 오용근[남, 71세]으로부터 채록해, 『완주의 구전설화』[신아출판사, 2001] 103~105쪽에 「살인사건 밝혀낸 이서구」라는 제목으로 수록되어 있다.

[내용]

전라감사 이서구는 저녁마다 전주부[현 전라북도 전주시]를 순찰하며 민생을 살폈다. 어느 날 한 여인의 슬픈 울음소리를 듣게 되는데, 자세히 들어보니 가짜 울음소리였다. 이서구가 다가가 우는 사연을 물으니 자던 방에 불이 나 남편이 타 죽었다는 것이다. 여인이 가짜로 우는 이유가 궁금했던 이서구가 시체를 부검해보니 남편은 불에 타서 죽은 게 아니었다. 여인을 추궁하자 개가하기 위해 남편을 죽인 뒤 집에 불이 난 것으로 위장했다고 실토했다. 이서구는 이 사건을 계기로 개가금지법을 발언하고, 만약 개가할 경우 본인도 천대받는 것은 물론 자손 대대로 출사하지 못하게 했다.

[모티프 분석]

「무원록(無寃錄)」은 억울함을 없게 한다는 의미를 가진 법의학서로 검시(檢屍) 등에 이용되었다. 「무원록」은 최대한 과학적인 검시 방법으로 단 한 사람도 억울하게 죽은 사람이 없도록 하려는, 이미 죽은 사람의 원혼이라도 잘 위로하려는 애민정신이 바탕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서구가 밤마다 순찰하며 민심을 살피지 않았으면 여인의 거짓 울음을 듣지 못했을 것이다. 여인의 곡소리가 가짜로 지어낸 것임을 알아채고 사연을 묻고 부검하여 결국 사건의 전말을 밝혀낸 「살인사건 밝혀낸 이서구」 설화는 이서구의 비범한 지략이 강조되기보다 오히려 위정자의 자세가 부각되고 있다. 이서구의 일화가 고향보다 부임지였던 전라도 지역에서 전승이 가장 활발한 것은 그의 치적과 이서구를 기리는 민심의 반증이기도 하다. 전라북도 완주군 동상면 수만리 관련 설화와 위봉사 관련 설화에도 이서구의 일화는 등장한다. 이서구 설화는 전라도 지역에서 다양하게 남아 있지만, 특히 전라북도 완주 지역에서 회자하는 것은 원통한 일을 잘 풀어 신원과 해원의 역할을 해 준 이서구에 대한 고마운 마음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