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조선 중기 안동에서 활동했던 류진이 편찬한 농업 기술서.

[개설]

류진(柳袗, 1582~1635)은 안동 출신 명재상인 서애 류성룡(柳成龍)의 셋째 아들이다. 1582년 서울에서 태어난 그는 임진왜란이 끝난 직후 낙향한 부친을 따라와 안동 하회에서 거주하다가, 1618년에는 상주로 옮겨가 살았는데, 이곳은 그의 부친이 일찍이 목사로 재직하였던 곳이다. 이곳에서 생애의 후반기를 보낸 류진은 1623년 인조반정 뒤에 일시 조정에 나가 벼슬살이를 하기도 하였으나, 주로 향촌에 거주하면서 재지사족의 삶을 살았다.

[편찬/발간경위]

평소 농사일에 관심이 많았던 류진은 직접 농사를 지으면서 늙은 농부에게서 재배기술을 묻고, 동시에 자신이 직접 체험한 것, 다른 농서에서 본 것들을 종합하여 『위빈명농기(渭濱明農記)』를 편찬하였다. 그는 『위빈명농기』 편찬을 통해 농사를 식력지계로 삼고자 하였다고 기록하였다.

다른 연구에 의하면, 『위빈명농기』에 기록된 인물들의 활동 시기를 고려하면, 이 책의 저자는 류진의 조카이며 류성룡의 장손인 류원지(柳元之)일 가능성도 있다는 설이 제기되어 있다. 류진의 문집에는 「제위빈명농기후(題渭濱明農記後)」가 실려 있고, 류원지의 문집에는 「위빈명농기(渭濱明農記)-전사문(田事門)」이 있다.

[서지적 상황]

본서의 저본은 경상북도 안동시 풍천면 하회리에 있는 충효당 소장본이다.

[형태]

불분권 1책으로 필사본이다. 면당 10~12행으로 이루어져 있다.

[구성/내용]

서문이나 범례 없이, 목차에 이어서 본문이 시작된다. 목차를 통하여 그 내용을 보면 비종곡(備穀種. 종자 준비)·경지법(耕地法)·제초법(除草法)·치전종곡법(治田種穀法)·종곡시절(種穀時節)·부곡종용입수(附穀種容入數)·개황전(開荒田)·황지변시법(荒地辨試法)·분전비지법(糞田肥地法)·조도수종법(早稻水種法)·건부종법(乾付種法)·앙분법(秧糞法)·환종앙법(還種秧法)·화누법(火耨法)·양앙법(養秧法)·양건앙법(養乾秧法) 등 농사 기술법과 함께 도종(稻種)·부곡종용입수(附穀種容入數)·조도(早稻)·차조도(次早稻)·만조(晩租)·별산도(別山稻)·밀달조(密達租)·당산도(唐山稻)·점산도(粘山稻)·모조(牟租)·치수냉금출지답(治水冷金出之沓)·종맥법(種麥法)·종목면법(種木棉法)·녹두(綠豆)·적소두(赤小豆),·대두(大豆)·진임(眞荏)·홍화(紅花)·마(麻)·직(稷)·당(糖) 등 작물 재배법이 적혀 있다. 대체적인 내용을 정리하면, 종자 관리, 경지법, 다경, 개간, 수전농법, 보리경작법, 시비법, 제초법 등 당시의 영농 기술과 함께 작물에 대한 설명이 자세히 적혀 있다.

[의의와 평가]

『위빈명농기』는 임진왜란을 겪은 직후인 17세기의 전반기 안동과 예천, 봉화, 상주 등 영남 지방에서 시행된 농법의 현황을 알 수 있는 자료이다. 특히 이 책의 편찬자 류진이 향촌 사회의 지도적 위치에 있는 재지사족이라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