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82000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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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民俗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개관) |
지역 | 서울특별시 동작구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유선영 |
[정의]
서울특별시 동작구의 민간에서 대대로 전해 내려오는 전통적인 생활양식.
[개설]
민속은 동일한 문화권 내의 구성원들에게 인정되고 지지받는 생활습속이다. 문화를 계층적으로 지배계층과 피지배계층으로 나눌 때 민속은 피지배계층에 속한 일반 민중의 생활양식을 말한다. 그런데 한 집단 내에서 공유되는 생활습속은 하루 아침에 생겨나는 것이 아니고 오랜 역사와 자연환경 속에서 민중의 지지와 공감을 얻어 형성된 것이다. 민속은 한 집단의 일상생활이라는 광범위한 영역으로 집단 구성원들이 생존을 위해 발달시킨 문화적 행위의 집합을 모두 포괄한다. 한편 민속에는 생존 이외에도 종교, 놀이, 예술활동 등의 고차원적인 관념과 행위도 포함된다.
[동작구의 통과의례]
통과의례란 사람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누구가 겪게 되는 출생의례, 성년식, 장례 등을 말하는데 우리나라의 관혼상제가 여기에 해당한다.
1. 관례(冠禮)
동작구에서는 남자가 18세가 되면 관례를 치렀다. 양반 집안에서는 아이가 17~18세가 되면 댕기를 땋아 백호를 하여 상투를 틀었다. 흑석동의 이재선은 단발령으로 이미 머리를 자른 후여서 상투를 틀 수는 없었지만 사당에 예를 올리고 성년이 된 것을 축하하였다고 한다.
2. 혼례(婚禮)
동작구에서는 주로 남자가 17~18세, 여자가 20~23세 되었을 때를 혼기라고 보았다. 이른 경우에는 남자가 13~14세, 여자가 16~18세 정도인 경우도 있었고, 남자 나이가 19세가 넘으면 노총각이라 하였다. 결혼은 대개 중매로 했다. 가까운 집안 어른들이 소개를 하기도 하고 전문 중매인이 중매를 하기도 했다. 중매인에게는 옷이나 돈으로 답례를 하는데 흑석동의 이재선은 당시 5만원을, 흑석동 한금용은 옷 한 벌 정도로 보답하였다고 한다. 혼인을 하기 전에 예비 신랑 신부의 사주를 바탕으로 궁합을 보아 맞아야 했다. 혼사가 결정되면 사주를 보내기 전 사당에 가서 납채를 하게 되었음을 고하고 사주단자를 보낸다. 날짜는 주로 신랑집에서 정하고 결혼을 허락한 것에 대한 감사 인사로 혼수(婚需)와 혼서지(婚書紙)를 넣은 함을 보내는데 이것을 납폐라 하였다. 혼인 당일 신부집 마당에 대례상을 차리고 대례(大禮)를 올린다. 신부집에서 대례를 올린 신랑신부는 하룻밤 신부집에 머물고 신랑집으로 가서 폐백을 올리며 집안 어른들께 인사를 드린다.
3. 상례(喪禮)
임종할 때가 되면 자손들이 다 모여 곁을 지킨다. 햇솜을 코앞에 올려놨다가 임종이 확인되면 귀와 코를 막아주고 몸이 굳기 전에 곧게 펴고 흰색 베옷으로 갈아 입혀 칠성판 위에 눕힌다. 수시가 끝나면 집안 사람이 아닌 외부 사람 중 한 사람이 지붕에 올라가 망인의 적삼을 흔들며 “복, 복, 복”을 외쳐 초혼한다. 이후 자손들은 머리를 풀고 곡을 하며 부고를 돌린다. 습(襲)을 할 때는 향물로 깨끗이 몸을 씻고 손톱과 발톱을 잘라 작은 주머니에 넣어 관에 함께 넣는다.
4. 제례(祭禮)
제례는 크게 차례(茶禮), 시제(時祭)[묘제], 기제(忌祭) 등이 있다. 차례는 설이나 추석과 같은 명절에 지내는 제사로 기제사와 마찬가지로 4대를 모신다. 시제는 기제사를 올리지 못하는 조상을 위해 날을 잡아 지내는 제사를 말한다. 기제사는 돌아가신 기일을 기념하여 지내는 제사로 4대까지 봉사한다. 이외에도 부모님이 회갑(回甲) 전에 돌아가시면 회갑일에 제사를 지내는데 이것을 사갑제(祀甲祭)라 한다. 흑석동의 한금용에 의하면 사갑제는 형편이 어려운 집에서는 잘 하지 않았고 대개 부유한 집에서만 했다고 한다.
[동작구의 세시풍속]
세시풍속은 일정한 시기에 주기적으로 행하는 연중행사다. 세시풍속에는 각 시기마다 의, 식, 주 및 생업, 놀이, 종교적 의례 등을 포함한 다양한 관습적인 민속문화가 드러난다. 동작구에서도 중부지역에서 행하는 세시풍속이 비슷하게 나타나면서도 한강과 인접한 지역적 특성이 잘 나타난다.
1. 1월
동작구에서는 설[음력 1월 1일]이 되면 아침 일찍 집안의 대문을 열어 놓는 풍습이 있다. 이때 대문은 반드시 남자가 열어야 한다. 설에는 새로운 해를 맞아 몸가짐을 단정히 하고자 설빔을 해 입는데 특히 아이들에게는 노랑저고리와 다홍치마를 해 입히고 외포버선을 해 신었다. 차례를 지낼 때는 집안의 남녀가 모두 옥색으로 만든 설빔을 차려입고 차례를 지냈다. 흑석동의 박영임에 의하면 동작구에서는 차례를 지낼 때 여자들이 음식을 만들고 지방은 남자들이 작성하지만 차례상에 절을 올리는 등의 차례의식에서는 남녀의 구분이 없이 모두 참여했다고 한다. 차례음식으로는 약주, 약식, 편떡, 인절미, 배, 사과, 감, 곶감, 밤, 대추, 북어포, 산적, 조기, 약과, 산자, 떡국 등을 장만한다.
정월 대보름[음력 1월 15일]은 다양한 세시풍속이 행해진다. 동작구에서는 정월 열나흗날 밤 가난한 사람이 부잣집 뜰에서 흙을 퍼 부뚜막에 바르는 풍습이 있었다. 복토(福土) 훔치기라는 이 풍습을 하면 부잣집의 복이 전해와서 잘 살게 된다고 믿었다. 특히 동작구에서는 붉은 황토를 훔쳐와야 복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대보름날 아침에 부녀자들은 제일 먼저 우물에 가서 물을 떠 밥을 해 먹는다. 이것을 용알뜨기라고 하는데 물을 떠 갔다는 것을 표시하기 위해 또아리를 만들어 띄워 놓는다. 또한 보름에는 찹쌀, 푸른색 팥, 콩, 차조, 수수 등을 넣은 오곡밥과 고사리, 도라지, 취나물, 시래기, 무나물 등을 해 먹었다. 대보름에는 지신밟기, 쥐불놀이, 사자놀이, 더위팔기 등의 놀이를 하였는데 동작구에서는 한강 변에 떡을 해 가지고 나가 강에 떡을 던지며 용왕맞이를 하였다.
2. 2월
2월 초하룻날[음력 2월 1일]은 영등할머니가 내려오는 영등날이다. 동작구에서는 영등할머니가 매우 엄해서 영등할머니 오는 날 널어 놓은 벼를 새가 먹으면 그 새의 눈이 먼다고 하는 이야기가 전한다. 영등할머니가 오는 날에는 이른 아침 냇물을 떠오고 쑥덕을 해서 장독대에 놓고 맞이한다.
동작구에서 하는 세시풍속 가운데 독특한 것이 뗏목운반놀이[떼풀기놀이]이다. 강원도 정선 사람들의 마지막 선착장이 노량진의 가칠목마을이었다. 뗏목이 들어오는 날 가칠목마을에서는 난장이 벌어진다. 뗏목꾼들이 시루떡을 해 놓고 뗏목 위에서 용왕제를 지낸 후 물건을 하역하고 떼를 푼다. 본동 김대길의 증언에 의하면 뗏목꾼들이 뗏목 위의 물건을 다 부리고 난 후, 뗏목의 통나무를 하나씩 풀어서 메고 용왕당 옆에 있는 큰나무까지 달리기 시합을 했다고 한다. 뗏목운반놀이는 강원도 정선에서부터 뗏목에 짐을 싣고 온 뗏목꾼들의 마지막 종착지가 노량진이어서 볼 수 있는 독특한 풍속이다.
3. 4월
초파일[음력 4월 8일]에는 절에 가서 등을 밝히는 관등놀이를 한다. 등에는 가족들의 이름을 적어 올리며 가족의 건강을 기원한다. 또한 동작구에서는 초파일이나 대보름에 물고기를 사서 놓아주는 방생(放生)을 하였다. 부녀자들이 자녀들이나 손자·손녀를 데리고 한강 변에 나와 물고기, 자라 등을 사서 풀어주며 아이들의 건강과 장수를 기원하였다.
4. 6월
동작구에서는 유두[음력 6월 15일]에 호박을 채썰어 밀전병을 부쳐 먹었다. 흑석동 이기순의 제보에 따르면 논두렁 하나를 갈 때마다 밀전병을 하나씩 먹으라고 주는 것이다. 무더위를 잘 넘기기 위해 복날[삼복]에는 보양식을 해 먹었다. 본동 황윤수는 어려서 한강에서 자갈을 매단 줄을 한강에 쳐 놓았다가 게를 잡았다.
5. 8월
추석[음력 8월 15일] 아침에는 삼색과일, 밤, 대추, 곶감, 조기, 약주, 포, 산적, 강정 등을 차려놓고 차례를 지낸다. 차례상에 올리는 과일은 반드시 씨가 있는 것으로 하며 송편과 약식을 올린다. 차례를 지낸 후 성묘를 한다. 동작구에서는 추석 무렵 부녀자들이 음식을 장만해서 들놀이를 간다. 주로 음식을 장만해 친정어머니와 자매들을 만나 음식을 먹고 회포를 푼다.
6. 10월
음력 10월은 상달이라고도 하는데, 한 해의 마무리를 위한 고사, 김장 등을 하는 시기다. 동작구에서는 상달이 되면 각 가정에서 모시고 있는 가신을 위해 고사[상달고사]를 지낸다. 햇곡식으로 떡과 술을 빚고 음식을 장만해 고사를 지내는데 이를 성주제라 한다.
[동작구의 민요]
동작구에서는 다양한 민요가 전승되었다.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상여가 나갈 때 부르는 상여소리, 일하면서 부르는 베틀가, 아이를 재우기 위해 부르는 자장가, 술을 권하는 권주가, 남녀의 사랑과 이별을 노래한 이별가, 과부가, 상사가 등 다양한 노래가 전하고 있다. 그러나 동작구에서는 한강을 끼고 있는 지역적 특성으로 인해 한강과 배에 관련된 「한강수타령」, 「뱃노래」, 「노들강변」, 「뗏목노래」 등이 각 지역별로 다양하게 전승되고 있는 점은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한강수타령(漢江水打令)」은 한반도를 가로지르는 한강을 노래한 민요인데, 강원도 양구·소양정·양수리를 거쳐 노들나루에 이르는 북한강 쪽의 조운로와 정선·영월·단양·여주·이천을 거쳐 압구정으로 들어오는 남한강 쪽의 조운로가 구체적으로 묘사되어 있다. 「노들강변」은 노들강변에 늘어선 수양버들을 노래하였다. 1930년대 유행한 「노들강변」은 경기민요 중 하나로 신불출(申不出) 작사, 문호월(文湖月) 작곡의 신민요다. 동작구에서는 다양한 형태로 전승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