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82011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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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 | 생활·민속/생활 |
유형 | 음식물/음식물 |
지역 | 서울특별시 동작구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김혜숙 |
[정의]
서울특별시 동작구 노량진동의 학원가 포장마차에서 개발되어 판매되는 거리음식.
[개설]
서울특별시 동작구 노량진동은 1978년 정부가 수도권 인구 재배치를 위해 도심지 학원을 외곽으로 강제 분산시키는 정책을 시행할 때 새롭게 학원가로 부상된 지역이다. 정부 시책에 발맞춰 1979년 대성학원, 대양학원, 삼성학원 등 대학종합학원이 노량진으로 이전하였고, 기술, 음악, 컴퓨터 등 34개의 입시·기술계 학원이 들어섰다. 이어 공무원 및 사법시험 학원이 문을 열면서 노량진은 점차 전국 최대 규모의 학원가로 변모하였다. 그러다 1990년대 중반 이후 대형 입시학원이 강남과 목동 등으로 몰리면서, 노량진 학원생의 주류는 대입수험생에서 공무원 시험과 임용고시 등을 준비하는 공시·고시생이나 다양한 자격증 시험 준비생으로 바뀐다. 이에 따라 노량진의 음식문화도 달라졌다.
노량진에 한샘학원, 정진학원, 제일학원, 대성학원 등 유명 대입학원을 다니는 수험생의 비중이 높던 1990년대 초반까지는 떡볶이집과 분식점이 특히 성업하였다. 또한 포장마차에서도 술보다는 학생을 상대로 떡볶이, 튀김, 꼬치, 토스트 등 간단한 간식을 판매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취업난으로 인해 노량진을 찾은 공시·고시생이 주류가 되면서 ‘고시식당’으로 불리는 뷔페식당과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길거리 음식이 등장하였다. 그 중에서도 컵밥의 시작이라 할 수 있는 볶음밥, 주먹밥, 덮밥류 등을 노량진 학원가 포장마차에서 판매하기 시작한 것은 2009년 무렵이었다.
처음에는 주로 김치볶음밥, 제육볶음밥, 비빔밥, 카레밥 등을 종이나 스티로폼 재질의 일회용 용기에 담아 팔았는데, ‘포장마차 밥집’에서 파는 밥이라 하여 ‘포차밥’이라고도 불렀다. 이후 ‘컵밥’이라는 용어가 본격적으로 사용된 것은 2011년의 일로, 당시에는 김치볶음밥을 일회용 그릇에 담고 그 위에 계란, 소시지, 햄, 참치 등의 각종 토핑을 얹는 것이 대표적인 컵밥 메뉴였다. 아울러 컵밥은 아니지만 ‘폭탄밥’이라 하여 김가루를 뿌린 모양이 검은 폭탄과 비슷한 데다 맛도 폭탄처럼 맵다는 주먹밥이 포장마차의 대표적인 인기 메뉴가 되었다.
컵밥은 값이 싸고 빠른 시간에 한 끼를 해결할 수 있어서 시간을 아껴 공부하거나 일찍 학원에 가서 남보다 좋은 자리를 차지해야 하는 공시·고시생에게 단시간에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다. 컵밥이 인기를 끌면서 메뉴도 다양해졌다. 2012년 기준으로 김치계란 볶음밥, 김치참치볶음덮밥, 카레덮밥, 오징어덮밥, 제육덮밥, 규동, 김치찌개덮밥, 함박스테이크덮밥, 돈까스덮밥, 오무라이스, 비빔밥, 날치알 비빔밥 등이 학원가 포장마차에서 판매되었다. 이와 같은 컵밥이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타면서, 이후 컵밥은 편의점이나 대형 식품회사, 프랜차이즈 업소에서 상품화되기도 했다.
[변천]
노량진 컵밥 노점상들은 맥도날드 노량진점의 앞과 옆 골목, 사육신공원 쪽, 노량진역 인근 등 노량진 학원가에 산재되어 있었는데, 좁은 보도에서 컵밥을 판매하다보니 통행자의 불편을 야기하였고, 식사류 판매로 인하여 인근 점포 식당과의 마찰이 끊이지 않았다. 이에 동작구청은 2012년 4월에 포장마차의 식사류 판매를 단속하였고, 2013년 1월에는 강제철거까지 하였으나, 일시적인 효과만 거두었을 뿐 컵밥 판매를 둘러싼 갈등이 반복되었다.
노점상으로 인한 거리환경 저해와 노점의 고착화 등의 문제를 해결하고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자, 노점단체와 토론 및 공청회를 거쳐 현재의 노량진로 174[노량진동 148-87]에 ‘노량진 거리가게 특화거리’를 조성하게 되었다. 이 특화거리는 2015년 10월 23일 준공식을 하고 장사를 시작하였는데, 본래 영업하던 총 36개의 노점상 가운데 32개의 노점상이 박스형 거리가게로 이전하였다. 이렇게 만들어진 노량진 컵밥거리는 2015년 지방자치 경연대회에서 장관상, 2016년은 국민대통합위원회에서 우수상을 수상하였다. 새 컵밥거리는 전기, 수도, 하수처리 시설을 갖춰 기존 영업장소보다 외관도 좋고 위생적으로도 향상되었지만, 주요 고객인 공시·고시생 입장에서는 전보다 먼 거리에 위치하고 있어 빠른 시간에 끼니를 해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줄었다. 현재 이곳에서는 컵밥이나 폭탄밥 뿐만 아니라 쌀국수, 떡볶이, 순대, 튀김, 닭강정, 만두, 햄버거, 핫도그, 타코야끼, 닭꼬치, 팬케익, 라멘, 우동, 수제비, 큐브스테이크, 케밥, 소시지, 와플 등과 같이 다양한 음식을 판매하고 있고, 학원생은 물론이고 내·외국인이 찾는 관광명소로 자리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