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560186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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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安宅 |
이칭/별칭 | 안택굿,안택 고사,상달 고사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의례/제 |
지역 | 전라남도 화순군 |
집필자 | 한미옥 |
[정의]
전라남도 화순군에서 정월에 집안의 안녕을 기원하기 위해 가정신(家庭神)에게 비는 의례.
[개설]
안택은 집안의 평안을 기원하는 일련의 종교적 의례를 일컫는다. 이는 흔히 굿으로 행해지기 때문에 안택굿이라고도 한다. 일 년 간 집안의 가장을 비롯한 가족 구성원들의 평안과 무사태평을 기원하기 위해 하는데, 대체로 전문 사제인 법사나 무당이 맡아 행하는 종교 의례이다. 이때 법사나 무당은 경문을 외우고 여러 제의를 행함으로써 여러 가택신과 조상을 송축(頌祝)하고 받들면서 가족의 소망을 그들에게 기도하고 청원한다. 아울러 혹여 서운하거나 불편한 관계가 있으면 풀어 집안을 안정시키고, 앞날의 운수에도 대처하도록 한다.
[연원 및 변천]
안택은 보통 음력 정월과 10월 상달에 한다. 화순군에서도 대부분 정월에 안택을 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 정월조에는 “소경을 불러다가 보름 전 날부터 안택경을 읽으며 밤을 새운다. 액을 막고 복을 비는 까닭이다. 이달이 다 가도록 계속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 10월조에는 “10월 인가(人家)에서는 10월 상달이라 하여 무당을 데려다가 성주신을 맞이하여 떡과 과일을 차려 놓고 빌어 집안의 편안함을 바란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처럼 안택은 정월과 10월에 행하지만 근래에는 10월보다는 정월에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현황]
화순군의 민속 의례 행위는 과거에 비해 많이 축약되었으며, 사라진 경우도 많다. 안택 역시 과거에는 대부분의 가정에서 행했지만 현재는 개인적인 필요로 몇몇 가구에서만 하고 있다.
화순군 화순읍 연양리 양촌 마을에서는 독경하는 사람을 ‘법사’라고 하는데 정초에 이들을 불러다가 집안이 잘되라고 안택을 한다. 또 가족 중에 운수가 사납고 좋지 않은 사람이 있으면 ‘맥이’를 한다. 신수를 보는 무당이나 법사들에게 날을 받아놓고 3일 전부터 대문 위에 금줄을 쳐놓고 가족들이 부정한 것을 가리며, 부정한 사람은 집에 출입하지 못하게 한다. 독경하는 당일이 되면 저녁 7~8시부터 새벽까지 한다. 제일 먼저 조왕[부엌]에서 하고 방으로 가며 마당에서도 한다. 제사상은 조왕·방·마당에 차려두는데, 마당에서 할 때는 새벽녘이 된다고 한다. “아무개 집에서 굿 한다.”고 하면 굿 당일에 구경하러 오는 사람이 많았다. 독경하는 집에서는 제물이나 음식을 준비해서 굿을 보러 온 사람들을 대접하고 가족들도 먹는다.
화순군 춘양면 양곡리 단양 마을과 화순군 이서면 야사리 용호 마을에서는 정초에 무당[당골네]이나 법사를 불러 안택을 한다. 집안이 잘되라고 하는 것인데, ‘액맥이’라고 한다. 좋은 날을 받아서 하는데, 날짜가 잡히면 부정한 사람이 집에 오지 않도록 4일 전부터 대문에 금줄을 치고 문 앞에 황토를 뿌려둔다. 그러면 궂은 사람들은 그 집에 출입을 하지 않는다. 굿은 대개 초저녁부터 새벽까지 하는데, 조왕에서부터 시작하여 방·철륭[장독대]·마당까지 한다. 굿하는 날에는 마을 사람들이 굿을 보러 온다. 굿하는 집에서는 여러 가지 제물과 음식을 준비하여 굿을 보러 온 사람이나 이웃들과 나눠먹는다.
화순군 능주면 관영리에서는 정월 대보름 전에 신수를 봐서 그해 수가 사납다거나 탈이 생긴다고 하면 안택을 한다. 대개는 대보름 안에 한다. 먼저 좋은 날짜를 받고 나면 안택하기 전에 외부인이 출입을 못하게 문 앞에 금줄을 치고 황토를 뿌린다. 제물은 나물과 돼지 머리, 과일, 떡 등을 준비한다. 떡은 시루떡을 많이 하지만 근래에는 콩떡도 많이 한다. 떡이 잘 안 익으면 시루 안 중간에 물을 한 그릇 놓고 잘 익으라고 빈다. 양은 3~4되 정도로 먹을 만큼만 한다. 떡을 찔 때는 깨끗하지 않은 사람은 부엌에 들어가면 안 된다고 한다. 특히 임산부나 월경 중인 여자는 출입을 금하였다. 간혹 떡을 작은 시루에 나누어 여러 개를 찌는 경우도 있는데 장광이나 문 앞, 철륭 등 바깥의 여러 군데에 놓기 위한 용도로 사용된다. 안택을 크게 할 때는 하루 종일 하지만 작게 하면 1~2시간 정도 한다. 안택을 할 때 방에서 할지 부엌에서 할지는 그때그때 사정에 따라 일정하지 않다. 보통은 방 → 정지 → 마당 순으로 진행하며 밤새도록 한다. 안택이 끝나면 사용했던 물건을 가져다 태우고 당골에게 주는 수고비는 돈 대신 쌀로 준다.